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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망 복구 때까지 수기·전화·팩스로
한국, 1970년대 민원 행정으로 회귀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Sep 29 2025 09:07 AM
통합보훈·신문고 등 전소 시스템 96개 공개
【서울】 "줄을 서세요, 줄을." "양식지 글씨가 안 보이네, 여기 돋보기 없어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정부가 구현된 우리나라 관공서 민원실에서 사라진 지 오래된 1970, 80년대 장면. 그러나 앞으로 국민들이 최소 4주간은 볼 수도 있고, 본인이 이 장면 속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29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불이 붙었던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이온배터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정부가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전산실 화재로 전소된 96개 시스템 복구에 "한 달이 걸릴 것"이라고 공식화한 만큼 해당 서비스들은 민원인 직접 방문이나 수기 행정으로 회귀가 불가피한 탓이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국정자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복구에 한 달 정도 걸리지만 그동안 업무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보훈부의 '통합보훈' 시스템 등에 용무가 있는 민원인은 해당 기관을 직접 찾아서 민원을 신청할 수 있고, 전화나 팩스를 통한 민원 신청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96개 시스템 관련 민원 응대 공무원들이 수기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했다.
대구센터로 이전·복구 방침이 정해진 96개 시스템이 무엇인지는 이날 처음 공개됐다. 통합보훈 시스템 외에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용하는 '국민신문고'도 시스템 복구 전까지 민원이 있다면 직접 방문해 제출하거나 우편으로 보내야 한다. 김 차관은 "국가법령정보센터는 국회 입법정보 등 대체 사이트를 안내하고 있다"며 "복구 기간을 한 달로 잡았지만 대구센터 입주 기업의 협조하에 최대한 일정을 당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개인 스마트폰으로 확장한 재난·안전 종합 플랫폼 '안전디딤돌'과 노인요양, 장애인 거주, 아동복지 시설 등 전국의 사회복지시설 기본 정보와 운영 현황을 관리하는 '사회복지시설정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운영하는 개인정보 유출 확인 서비스 '털린내정보찾기',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홈페이지'와 노동 분쟁을 다루는 '조정심판' 시스템, 화장장 예약 등을 접수하는 보건복지부의 'e하늘장사정보시스템'도 한 달 동안은 과거 방식으로 처리가 이뤄진다.
복권 사업을 총괄·관리하는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 홈페이지도 한 달 뒤에나 복구된다. 다만 복권 발행과 추첨은 별도 전산망과 시스템에서 운영돼 국민들의 복권 구입과 당첨금 지급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5층 전산실에 서버가 있던 96개 시스템은 화재에 전소됐다. 이에 따라 1~4층과 6층 전산실의 시스템보다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돼 사태 초기부터 관심을 모았다.
피해 최소화를 위해 소관 부처와 구체적인 정보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지만 행안부는 공개까지 3일이 걸렸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전체 시스템을 관리하는 시스템(클라우드기록관리시스템)이 96개 시스템 중 하나로 피해를 입었다"며 "직원들이 갖고 있는 기록을 하나하나 맞춰서 파악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앞서 국정자원은 화재가 일어난 전산실 5층의 시스템 개수를 화재 직후 70여 개로 발표했다 이후 96개로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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