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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략 된 美정치 욕설
계산된 거친 언어, 캠페인 브랜드로 부상한 미국 정치 현실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Oct 05 2025 11:19 AM
CBC 뉴스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군 수뇌부 회의에서 피트 헥세스 전쟁장관은 “우리 행정부는 이제 그딴 짓은 끝났다(we’re done with that shit)”고 말했다. 그가 말한 ‘그딴 짓’은 군 내부에 퍼진 ‘각성(woke)’ 문화였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고위 정치인이 이런 욕설을 공식 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사용할 일은 드물었으나 트럼프 행정부 이후, 거친 언어는 정치의 일상이 됐다.

이번 주 미국 고위 군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피트 헥세스 국방장관은 군 내부에 스며든 ‘각성(woke) 문화’를 언급하며 “그딴 건 이제 끝났다(done with that shit)”고 말했다. AP통신
트럼프도 여전히 종종 욕설을 쓴다. 지난해 그는 이스라엘·이란 갈등에 대해 “저들은 너무 오래, 너무 격하게 싸워서 이제는 뭘 하는지도 모른다(don’t know what the f--k they’re doing)”고 말하며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F-word를 썼다. 부통령 제이디 밴스는 트위터에서 오바마 행정부 출신 보좌관을 향해 “멍청이(dipshit)”라고 부르기도 했다.
언어학자 로저 크로이츠는 “이 행정부는 이전보다 훨씬 대립적이며, 그만큼 거친 언어 사용에도 익숙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욕설을 쓰는 건 공화당뿐이 아니다. 민주당도 ‘진심 어린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욕을 전략적으로 쓰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가 워싱턴 경찰 통제권을 넓히려 하자 “절대 안 된다(No f--king way)”고 반발했다. 몇몇 민주당 후보들은 “이 나라를 다시 바로잡자(unf--k our country)”는 구호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은 TV 프로그램에서 “트럼프는 꺼져라(go f--k himself)”고 말했고, 커스틴 질리브랜드 의원은 “우리가 국민을 돕지 못한다면 집에나 가라(go the f--k home)”고 말했다.
마이클 애덤스 인디애나대 영어학자는 “2004년 딕 체니가 ‘꺼져(go f--k yourself)’라고 한 사건은 큰 파문이었지만, 트럼프 이후 욕설은 전략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는 욕설을 공개적으로 사용하면서 ‘규칙을 따르지 않는 강한 인물’로 인식됐고, 민주당도 뒤따라왔다”고 말했다.
이제 욕설은 실수나 분노의 표현이 아니라 ‘캠페인 브랜드’의 일부다. 내셔널 리뷰 칼럼니스트 크리스천 슈나이더는 “정치인들은 사회관계망 분석팀이 계산한 결과에 따라 욕설을 한다”고 적었다.
민주당 선거전략가 케틀린 레가키는 “욕설을 하려면 진심이어야 한다. 꾸며내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조언했다.
캐나다 정치에서는 아직 이런 ‘욕설 전략’이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국회에서 격론 중 욕이 튀어나온 적은 있지만, 공개적으로 계획된 욕설은 드물다. 1971년 피에르 트뤼도 총리가 국회에서 F-word를 썼다는 논란이 있었고, 그는 나중에 “그건 ‘퍼들더들(fuddle-duddle)’이었다”고 해명했다.
최근엔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가 “나는 헛소리에 반대한다(I Call BS)”는 유튜브 영상을 올리며 정부를 비판했지만, 단어를 완전히 말하지는 않았다.
언어학자 애덤스는 “정치인도 문화의 일부라면, 욕설은 계속 남을 것”이라며 “이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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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