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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영주권 보안심사, 끝없는 대기
“대부분 무혐의지만 대기 고통 심각”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Oct 06 2025 09:32 AM
스타 뉴스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5년간 임시 체류해온 이란 출신 헤삼 타즈박쉬와 사라 나자피 알리샤 부부는 최근 연방이민부로부터 ‘보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 이들은 캐나다인의 안전을 위한 절차임은 이해하지만, 왜 지금에야 이런 심사에 회부됐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타즈박쉬는 2020년 댈하우지대학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과정을 밟기 위해 입국했고, 졸업 후 워털루에서 IT업에 종사 중이다. 의사 출신인 아내 나자피는 병원 연구원으로 일하다 현재 클리닉에서 임상보조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영주권 심사 중 보안검토에 회부되며 삶이 멈췄다고 토로했다.

캐나다 이민당국의 보안심사 회부가 급증하면서 수천 명의 신청자들이 수년째 대기 상태에 놓여 논란이 커지고 있다. Sara Najafi Alishah 사진
“이유도, 기간도 알려주지 않고 그냥 기다리라는 말뿐이다”라고 나자피는 말했다. 그는 영주권이 있어야 의사 레지던시 과정을 밟을 수 있다며 “희망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2년간 캐나다 정부의 보안심사 회부 건수가 급증했다. 영주권 신청자 중 보안심사로 이관된 사례는 2020년 9,125건에서 지난해 2만1,835건으로 늘었다. 같은 해 임시비자 신청자 회부 건수도 4만1,470건에 달했으며, 주요 출신국은 중국·이란·인도·파키스탄·시리아 순이었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군 복무나 정부 근무 이력이 없는 신청자까지 심사 대상이 되는 사례가 급증했다”며 “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비판했다.
토론토 변호사 바카스 빌신은 “이유를 모른 채 수년간 대기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절망에 빠진다”고 말했다.
정부는 캐나다국경서비스국(CBSA)과 캐나다정보국(CSIS) 등이 심층 조사를 담당한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기간은 무기한이다. 이란 출신 부부는 “1년이 될지, 5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현재 ‘브리징 워크퍼밋’으로 체류 중이지만, 정부가 새 법안을 통해 “공익상 이유로 대량의 대기 중 신청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 출신 생명공학 전문가 아예 다루이자데 역시 같은 상황이다. 그는 “만약 위험 인물이라면 2017년 입국 때부터 검증됐어야 했다”며 “이제 와서 의심받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적과 무관하게 동일 기준으로 심사한다”며 보안 유지와 공정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 같은 회부 증가가 지정학적 요인과 더불어 정부의 이민 축소 정책과도 관련 있다고 본다.
이민 변호사 레브 아브라모비치는 “실제 위험을 우려한다면 심사를 신속히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사에 걸린 신청자 대부분은 결국 통과하지만, 그 사이 삶이 붕괴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보안심사 대상 2만1,835건 중 8,505건이 통과됐고, 75건만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는 조사 중이거나 추가 정보 요청 상태다.
러시아 출신 개발자 알렉산드르 바신은 “보안심사 지연 때문에 불안이 극심해 항우울제까지 처방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2023년 11월 이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미래를 알 수 없어 가족이 모두 불안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보안심사 표준 처리기간을 명시하고, 국경서비스국과 정보기관의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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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