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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노조, '영업 중'인 퓨롤레이터에 화살
경쟁 자회사 활용한 물량 이전 의심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Oct 08 2025 12:16 PM
CTV뉴스에 따르면, 전국 우편노동자 파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들을 대표하는 우편노동자조합(CUPW, Canadian Union of Postal Workers)이 우편공사의 자회사인 퓨롤레이터(Purolator)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퓨롤레이터는 우편공사가 지분 91%를 보유한 자회사로, 모회사와 달리 파업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택배 배송을 이어가고 있다.
CUPW는 우편공사가 자회사를 통해 택배 물량을 우회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퓨롤레이터가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제공해 고객 유치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퓨롤레이터 지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배송 차량을 막는 등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다.
매니토바대학교 애덤 킹(Adam King) 교수는 지난 2년간 이어진 노사 협상에서 퓨롤레이터의 존재가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돼 왔다고 분석했다. 킹 교수는 퓨롤레이터가 수익을 내는 동안 우편공사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퓨롤레이터가 처리하는 물량 상당수가 본래는 우편공사가 담당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킹 교수는 이번 파업이 길어지면서 우편공사 경영진이 퓨롤레이터를 통해 파업의 비용을 상쇄하고 노조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4년 11월 진행된 이전 파업 당시에도 퓨롤레이터는 즉각적으로 ‘영업 중’임을 알리고 연말 쇼핑 시즌 수요 증가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퓨롤레이터는 임시직 근로자를 고용해 택배 배송을 강화하고 있으며, 신규 중소기업 고객을 위한 할인 혜택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편공사의 더그 에팅거(Doug Ettinger) 사장과 앙드레 위동(Andre Hudon) 이사회 의장은 모두 퓨롤레이터의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2024년 우편공사는 세전 기준으로 8억4,100만 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반면, 퓨롤레이터는 2억9,4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CUPW는 우편공사가 노동 불안을 이유로 물량 감소를 주장하면서도, 퓨어롤레이터의 연간 수익은 전년 대비 3억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편노조가 파업 중 택배 물량을 자회사 퓨롤레이터로 돌리고 있다며 우편공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CP통신
이번 파업은 지난달 25일에 시작됐으며, 최근 1년 사이 벌어진 세 번째 단체행동이다. 이번 파업은 연방정부가 발표한 우편 서비스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일부 농촌 지역 우체국 폐쇄 및 매일 시행되던 방문 배달을 지역 공동 우편함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이에 대해 노조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노조는 근로조건 개선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퓨어레이터의 노동자 상당수는 팀스터스 캐나다(Teamsters Canada) 노조에 소속돼 있으며, 이 노조는 강력한 공공 우편 서비스가 여전히 캐나다 사회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팀스터스 캐나다는 CUPW와 연대하고 있으며, 우편공사 시설에 보관된 택배는 수령하거나 배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파업 등으로 인해 배송 중단이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경쟁 업체들의 물량이 증가하는 현상은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우편공사가 의도적으로 퓨롤레이터로 물량을 전환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우편공사 측은 퓨롤레이터로 물량을 의도적으로 이동시켰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우편공사는 퓨롤레이터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파업으로 인한 서비스 중단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다른 배송사를 찾고 있다고 해명했다. 우편공사는 노조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안에 대해 더 이상의 입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퓨롤레이터는 자신들이 우편공사와 노조 간의 분쟁에 관여하지 않는 독립적 사업체라고 밝혔다. 오타와 대학교 질 르바쑤르(Gilles LeVasseur) 교수는 현재로서는 우편공사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고객을 퓨어레이터로 유도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르바쑤르 교수는 퓨어레이터가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사업 운영의 일환이며, 실제로 우편공사의 기존 고객을 빼앗아 계정을 만든다는 정황이 있다면 그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편공사는 연방정부 소유의 크라운 기업(Crown corporation)이다. 우편공사는 1993년 퓨롤레이터의 지분 75%를 2,400만 달러에 매입하면서 대주주가 됐고, 현재는 지분 91%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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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