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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캐나다에 데이터센터 추진
디지털 주권 vs 기술 협력의 딜레마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Oct 11 2025 08:51 AM
세계 최대 인공지능 기업 중 하나인 OpenAI가 캐나다 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캐나다가 보유한 값싼 에너지와 풍부한 자원을 높이 평가하며, AI 인프라가 미래 경제 발전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최근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미국과 자국 데이터 통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어, 이번 제안은 큰 전략적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오픈AI 미국·캐나다 정책 및 파트너십 총괄 찬 박이 2025년 10월 8일 토론토에서 열린 3일간의 기술 혁신 행사 ‘엘리베이트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CBC
오픈AI는 5천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미국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캐나다에서도 유사한 인프라 투자를 검토 중이다. 회사 측은 “AI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요소를 캐나다가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며 “캐나다가 AI 선도국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정부는 자국 데이터와 기술 인프라를 자국 내에 두는 ‘디지털 주권’을 강화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과의 협력 없이 독자적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
문제는 데이터 주권이다. 미국 기업이 소유한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는 미국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2018년 제정된 CLOUD 법은 미국 정부가 해외에 저장된 데이터에도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캐나다 내 서버라 하더라도 미국 기업 소유라면 통제권이 미국에 넘어갈 수 있다. 실제로 캐나다 내 데이터센터 상당수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소유다.
유사한 우려는 유럽에서도 제기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프랑스 의회 청문회에서 “자국이 미국 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유럽연합 회원국의 데이터 주권을 보장할 수 없다”고 인정한 바 있다. 게다가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에는 기업이 데이터를 국경 간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국내 통제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오픈AI의 제안을 곧바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국의 데이터 통제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없이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기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만남이 협력이나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 대변인은 “국내외 기술 기업과의 접촉은 전략 논의의 일환이며, 모든 인프라는 캐나다 법과 규제·보안·개인정보 보호 기준 안에서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캐나다가 국경을 걸어 잠그는 방식으로는 AI 기술 발전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외국 기업의 기술력과 투자를 적절히 활용하되, 자국 내 독자 기업 육성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캐나다 기업 Cohere는 이미 연방 정부와 협력해 AI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도 추진 중이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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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