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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흡입기, 자동차 50만대 배출량 맞먹어
건식 흡입기로 전환 시 배출 68% 감소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Oct 11 2025 09:44 AM
기후변화로 숨쉬기 어려운 환경에 가장 취약한 이들이 역설적으로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내 천식 등 만성 폐질환 환자는 약 3,40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2,800만 명이 천식을 앓고 있다. 온도 상승으로 가뭄·홍수·산불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기후 현상이 늘면서 이 수치는 앞으로 더 증가할 전망이다.

천식 등 호흡기 질환 치료에 쓰이는 흡입기가 미국에서 연간 자동차 50만 대 배출량에 맞먹는 온실가스를 내뿜는 것으로 나타나, 건식 흡입기 전환 등 탈탄소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언스플래쉬
이들 상당수는 약물을 폐에 분사하는 소형 흡입기인 정량분사식 흡입기를 사용한다. 문제는 약물이 아니라 분사에 쓰이는 추진가스인 HFA(하이드로플루오로알케인)다. HFA는 대기 중에서 열을 가두는 능력이 이산화탄소보다 수천 배 강력해 소량만으로도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흡입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1년 동안 자동차 50만 대가 내뿜는 배출량, 또는 약 47만 가구의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다. 이 중 정량분사식 흡입기가 전체 배출의 98%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미국에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약 16억 개의 흡입기가 조제돼 2,490만 톤의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이 배출됐다고 밝혔다. 연간 배출량은 10년 동안 24% 증가했다.
미국 재향군인청은 2021년부터 건식 분말 흡입기를 우선 사용하도록 전환해 2008~2023년 사이 배출량을 68% 이상 줄였다. 다만, 모든 환자가 건식 흡입기로 바꾸기는 어렵다. 어린이는 흡입 속도를 조절해야 약물이 폐에 제대로 도달하기 때문에 별도의 스페이서를 사용해야 하고, 이는 건식 흡입기와 잘 맞지 않는다. 고령자나 체력이 약한 사람도 충분한 흡입력을 내기 어렵다.
가격도 문제다. 추진가스를 사용하는 기존 흡입기는 제네릭 제품이 많아 저렴한 반면, 건식 흡입기는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라 비용 부담이 크다. 또한 미국은 유럽보다 건식 흡입기 종류가 적어 선택지도 좁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흡입기 전환이 의료 부문 탈탄소화의 ‘낮은 과제’라고 평가한다. 대체 기술이 이미 존재하고, 대부분의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한편, 흡입기 배출량은 교통·농업·발전 등 주요 오염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지만, 의료계는 가능한 모든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연구 공동 저자는 “작은 기여라도 줄일 수 있는 부분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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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