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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금연도 치매 늦춘다
뇌 기능 저하 속도 절반 줄어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Oct 14 2025 02:06 PM
흡연을 중년 이후에 끊더라도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치매 증상의 발현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연구진은 최근 국제 의학 학술지 란셋 헬시 론제비티(The Lancet Healthy Longevity)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연구진은 40세 이상 성인 약 9,500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이들은 영국, 미국, 그리고 유럽 10개국의 국가대표 표본에 포함된 인구였다.
연구에 따르면 흡연을 중단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흡연 중단 6년 후 언어 유창성과 기억력 저하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흡연을 계속한 사람들과 금연한 사람들 모두 흡연 중에는 언어 유창성과 기억력 검사 점수가 비슷한 속도로 감소했지만, 금연 이후 두 집단의 경로는 달라졌다. 금연군의 경우 기억력 저하는 20%, 언어 유창성 저하는 50% 더 느리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나이가 들수록 금연한 사람은 계속 흡연한 사람보다 매년 약 3~4개월 정도 기억력 저하가 덜하고, 언어 유창성은 약 6개월 정도 더 유지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금연이 인지 기능 보호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를 진행한 미카엘라 블룸버그(Mikaela Bloomberg) 박사는 중년이나 노년층의 흡연자들이 젊은 세대에 비해 금연을 시도할 가능성이 낮지만, 흡연의 피해는 더 많이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박사는 금연이 장기적으로 인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연령대에게 금연의 동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년 이후 금연해도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추고 치매 발현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언스플래쉬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금연 이후 신체 건강과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점은 확인해왔지만, 특히 중년 이후에 금연한 사람들의 인지 기능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에 진행 중이던 3개의 국가 단위 조사를 바탕으로 금연자의 인지 기능 변화를 장기간에 걸쳐 분석했다.
이 연구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아닌 관찰에 기반한 연구이기 때문에,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결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과는 이전의 연구들과도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 과거 연구에서는 65세 이후 금연했거나 중년에 금연한 사람들은 비흡연자와 유사한 수준의 인지 기능 점수를 회복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블룸버그 박사는 고령화 사회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도전 과제를 고려할 때, 이번 연구는 금연 정책에 투자해야 할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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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