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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에 칩 이식 시력 회복 성공
유럽 임상시험, 84% 시력 개선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Nov 02 2025 07:09 PM
노화에 따른 질환으로 시력을 잃은 환자들이 안구 후면에 칩을 이식하는 인공 망막 이식을 통해 일부 시력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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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20일(현지시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5개국 내 실명한 노인 환자 38명을 대상으로 국제 임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84%인 27명의 시력이 크게 개선돼 인공 망막으로 글자, 숫자, 단어 등을 읽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시험은 미국 캘리포니아 바이오테크 기업인 '사이언스 코퍼레이션'이 개발한 '프리마(Prima) 디바이스'라는 초소형 전자칩을 실명 환자들의 눈 망막 아래에 심는 방식이다. 칩의 크기는 가로 2㎜, 세로 2㎜, 두께 30㎛ 등으로 머리카락보다 얇다. 이식 수술 후 환자들은 비디오카메라가 내장된 특수 안경을 착용한다.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은 변환 과정을 거쳐 눈 속의 칩으로 전송되고, 칩은 영상을 전기신호로 바꿔 시신경을 통해 환자의 뇌로 전달해 시력이 일부 회복될 수 있도록 해준다. 해당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게재됐다.
이 치료법은 흔한 안구 질환인 건성 황반변성(AMD) 환자들의 시력을 처음으로 회복시킨 사례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AMD는 나이가 들며 눈의 중심 시야를 담당하는 황반 세포가 변하며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50대 이상 연령층이 시력을 잃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내에만 AMD 환자가 약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까지 알려진 치료법은 없었다.
NYT는 이식 기술이 상용화되면 시력을 잃은 다수 노인들의 삶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영국 내 시험을 주도한 마히 무킷 런던 무어필즈 안과병원 전문의는 "대상은 시력 상실로 더 이상 읽거나 쓰거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던 노인 환자"라며 "인공 시력 역사상 새로운 시대의 도래인 동시에 실명 환자들에 있어 전례 없는 성과"라고 말했다.
다만 환자들이 시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수개월 동안 집중적인 재활 훈련을 거쳐야 한다. 무킷은 "눈에 작은 조각을 넣어 다시 볼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런 종류의 시력을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천적으로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뇌로 신호를 전달할 시신경이 없어 이번 기술의 도움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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