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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 나오는 日 드라마
“같이 만드니 재미있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Oct 31 2025 11:00 AM
한·일 합작 ‘로맨틱 어나니머스’ 베트남 합작 영화 ‘엄마...’ 흥행 보증된 파급력에 잇단 ‘위드 K’ WBD·CJ ENM 파트너십 체결
‘일드(일본 드라마)’인데 낯설지 않다. 여주인공이 한국 배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재벌 2세 남자 주인공을 둘러싼 상속 다툼에 삼각 관계, 혐관 로맨스, 쌍방 구원 서사까지 익숙한 장치가 곳곳에 포진해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흘러나오는 배경 음악은 ‘아는 맛’을 극대화한다. “말 해야 하는데 네 앞에 서면 아무 말 못하는 내가 미워져 용기를 내야 해”(박혜경 ‘고백’)

일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가 주류로 부상하면서 국내 콘텐츠·미디어사의 국경을 넘어선 합작 활동이 탄력을 받고 있다. 장르를 넘나드는 콘텐츠 제작은 물론, 유통과 플랫폼 전략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업과 전방위적으로 협력하는 ‘위드(with) K’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결벽증으로 타인을 만질 수 없는 남자(오구리 슌)와 극심한 시선 공포증을 가진 천재 쇼콜라티에 이하나(한효주)의 로맨스를 그린다. 일본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재팬 오리지널 시리즈이지만, 한국 제작사인 용필름이 기획과 제작을 주도했고 한국 작가가 극본을 썼다. 잔잔한 감성에 한국 드라마 특유의 흡입력을 더한 이 드라마는 28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서 시리즈 부문 일본 1위, 글로벌 6위에 오르며 흥행 몰이 중이다.
영화와 예능에서도 ‘위드 K’ 콘텐츠 제작이 활발하다. 국내 개봉을 앞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한·베트남 합작 영화다. 양국 제작사·투자사·스태프·배우가 3년에 걸쳐 힘을 합친 결과, 영화는 현지 개봉 3일차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고 1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 탈출 서바이벌 예능 ‘무한루프’를 양국에 선보였던 CJ ENM과 일본 민영 방송사 TBS는 두 번째 협업으로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 ‘싱크로’를 준비하고 있다.

한·베트남 합작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포스터. 싸이더스 제공
글로벌 협업 수요가 커진 건 K콘텐츠의 판매력과 흥행력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은 약 77억 시간으로 전체의 8%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외 국가 중 1위다. 올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과 ‘폭군의 셰프’ 등 드라마 흥행이 쌓이면서 K콘텐츠 위상은 더 높아졌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영화 ‘기생충’ 이후 할리우드에서 ‘창고 속 숨은 한국 대본을 재검토한다’는 말이 돌았는데, ‘케데헌’ 덕에 합작 요청이 더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작품을 넘어 기업 간 협업으로 영역이 확대되면서 ‘위드 K’ 움직임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K콘텐츠 시장에 본격 진입하려는 미디어 공룡들의 러브콜에 CJ ENM은 5월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이달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워너브라더스, HBO 등을 거느린 WBD는 CJ ENM에 직접 투자하는 형태로 K콘텐츠 제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WBD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인 HBO Max 안에 ‘티빙 브랜드관’을 만들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영향력을 키우고 K콘텐츠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이제 ‘위드 K’ 는 유행이 아닌 글로벌 미디어 성장을 위한 기본 전략”이라며 “다양한 글로벌 공동 지식재산권(IP)을 개발하고 국내 창작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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