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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캄보디아 ‘사기 거물’ 손본다
훈센 측근 사업가 국적 박탈·수사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Oct 31 2025 11:17 AM
보이스피싱·인신매매 등 범죄 행위
태국 정부가 캄보디아 ‘사기 산업 거물’에 대한 태국 국적 박탈과 수사에 나섰다. 불법 온라인 사기 산업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드러낸 조치로 해석된다.

캄보디아 재벌 리용팟(맨 왼쪽)이 지난해 8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문화재 유물 조각상 반환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태국 까오솟 캡처
지난 26일 까오솟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전날 ‘리용팟’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팟 수파빠(67)의 태국 시민권 박탈 명령서에 서명했다. 리용팟은 캄보디아 집권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 소속 상원의원이자 현지 부동산·건설·리조트 등을 거느린 재벌급 사업가다. 훈센 전 총리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수년 전 업무상 이유로 태국 국적을 취득했다.
태국 내무부는 “그의 행동은 태국 국가 안보와 공익을 저해한다”면서 “국민에게 미칠 잠재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국적을 빼앗았다”고 설명했다. 리용팟은 사기 관련 각종 불법 행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가 26일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9월 리용팟과 그가 보유한 5개 기업을 온라인 스캠(사기)과 인신매매, 강제 노동 관련 혐의로 제재했다. 당시 보고서에는 그가 운영한 리조트 단지에서 대규모 사기 작업장이 가동됐고, 강제 노동과 폭행, 전기 고문 등 심각한 인권 침해가 벌어졌다고 명시돼 있다.
피해자들은 고액 일자리 제안에 속아 현지에 왔다가 감금돼 보이스피싱 등 불법 업무를 강요받았다. 다수는 폭행·전기 충격 고문에 시달렸고, 일부는 인신매매 대상이 되기도 했다. 국제 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태국도 본격적으로 칼을 빼든 셈이다. 아누틴 총리는 “이는 우리 정부가 불법 사기 산업에 단호히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최대 범죄단지로 꼽혔던 '태자단지' 운영 등 조직적 범죄의 배후로 알려진 프린스그룹에서 운영하는 프린스은행 로고. 프놈펜=뉴스1
이와 별도로 태국 법무부 산하 특별수사국(DSI)은 ‘프린스그룹’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태국 기업 ‘프린스 인터내셔널’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에서 악명 높은 범죄단지 ‘태자 단지’를 실질적으로 운영해 온 회사다.
태국 법무부는 특별수사국, 자금세탁방지기구(AMLO), 중앙은행 등 관계 당국이 천즈(38) 프린스그룹 회장과 관련된 자금 세탁 혐의를 공동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불똥은 총리 일가로까지 튀었다. 프린스 인터내셔널 본사 사무실이 아누틴 총리 가족 기업인 태국 대형 건설사 ‘시노·타이 엔지니어링 건설 그룹’의 방콕 빌딩에 입주해 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하노이=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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