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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걷는 걸음 수, 알츠하이머 늦춘다
하루 3천~7천보 걸은 그룹, 타우 단백질 축적 3~7년 늦어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Nov 03 2025 02:40 PM
하루 걸음 수를 늘리는 것이 초기 알츠하이머병 생물학적 징후를 보이는 노년층의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연구팀은 하루 걸음 수가 많을수록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저하가 늦어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언스플래쉬
매사추세츠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신경학자 와이잉 웬디 야우 박사가 이끈 이번 연구는 50세에서 90세 사이 성인 296명을 대상으로 약 14년간 진행됐으며,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하루 걸음 수를 만보기로 측정하고,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지표인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축적 정도를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으로 정밀 측정했다. 그 결과, 하루 3,000~5,000보를 걸은 그룹은 인지 저하가 평균 3년 늦어졌고, 5,000~7,500보를 걸은 그룹은 최대 7년까지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야우 박사는 “신체 활동은 기억력 저하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늦추고,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운동량과 아밀로이드 단백질 감소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이 관찰되지 않았다. 대신 아밀로이드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걷기량이 많을수록 타우 단백질 축적이 느리게 진행됐고, 이로 인해 인지 저하 속도도 완화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신경과학자 마수드 후세인(Masud Husain) 교수는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 진행의 핵심 단백질 변화를 장기간 추적한 점에서 매우 독창적”이라며 “걷기와 인지 저하 사이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의 신경학자 리처드 아이작슨(Richard Isaacson) 박사는 “걸음 수만으로 알츠하이머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체중, 혈압, 당뇨 위험 등 개인별 건강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규칙적인 운동이 심혈관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이롭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다고 강조했다.
아이작슨 박사는 “운동하는 쥐는 뇌 속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50% 적다는 결과가 이미 있다”며 “인간에게도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뇌 단백질 축적을 줄이고 인지 기능을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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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