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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인간의 굴레(Of Human Bondage)'를 해부한다
서머싯 몸(Maugham) 지음...인간성의 성찰 촉진
- 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 Nov 14 2025 03:05 PM
유동환(칼럼니스트)
인간의 굴레(OF HUMAN BONDAGE) (1)
서머싯 몸(Somerset Maugham)
1961년 한국 고등학교 2학년 영어교과서에 펜팔(Pen pal)로 만나는 두 연인의 이야기가 실렸다.
2차대전 때 미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어느 여인과 펜팔이 되어 편지를 주고받다가 사랑에 푹 빠졌다는 내용이다.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두 사람은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 날짜와 장소를 잡았다. 그러나 얼굴을 서로 모르기 때문에 징표로 소설 '안간의 굴레' 1권씩을 손에 들고 나타나기로 약속했다.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 커버.
조종사가 글을 주고받던 펜팔 상대는 상당한 미인이었다. 지혜까지 갖춘 여인은 남자가 얼마나 인간성을 가졌는지 테스트하려고 평범한 외모에 나이도 든 여성에게 자기 역할을 부탁하면서 단서를 붙였다. 만일 남자가 나타난 여성의 나이를 불문하고 편지에서 썼던 것처럼 진실하게 대하면 자기에게 데려오라고.
이런 테스트가 진행중인지를 알 턱이 없는 조종사는 약속장소에서 나이든 여성을 만났으나 전혀 실망의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반가워하며 애정을 표시했다. 연인은 그를 데리고 부탁한 여인에게 갔고 조종사는 신의를 지켰기 때문에 자기의 펜팔 - 미모의 연인을 만났다는 해피엔딩의 스토리다.
당시 '인간의 굴레'는 세기적인 베스트 셀러였다.
필자가 최근 읽은 이 책은 영어로 쓰인 450여 쪽 분량이지만 내용이 농축되어 독파하는데 보통 속도의 두배 이상이 걸렸다. 약 1천 쪽을 읽는 것과 같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손에서 놓기는 어려웠다. 이 소설은 지난 내 인생의 거울을 보는 듯했다. 감동적이고 흥미진진하면서 진정한 자신을 찾게 하는 불후의 명작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어 번역 소설도 몇 개가 있다.
저자 소개

서머싯 몸
서머싯 몸(William Somerset Maugham·1874∼1965): 영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극작가. 간결한 문체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로 사랑받는다.
고아와 장애: 10살 때 어머니를 잃었고 2년 후에는 아버지마저 사망했다. 영국에서 성직자 외삼촌 밑에서 성장. 심한 말더듬으로 고통받았고 이로 인해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꼈다.
교육 및 직업: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을 졸업한 후 런던의 성토머스병원에서 의학을 전공, 의사 자격을 받았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의대생 시절 빈민가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에서 영감을 얻었다.
작가 경력: 초기 소설의 성공으로 의사직을 포기하고 전업 작가가 되었으며, 희곡과 소설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기타 작품: 달과 6펜스(The Moon and Sixpence), 면도날(The Razor's Edge), 비(Rain) 등의 수많은 유명작품들을 남겼다.
특히 ‘달과 6펜스’는 20세기 영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소설로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힌다.
집필 이유
반자전적 고백 인간의 굴레는 서머싯 몸의 가장 자전적인 소설로 꼽힌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고통스러웠던 청년기 경험, 특히 외로움, 종교적 회의, 불행한 여성과의 교제(연인을 짝사랑)를 극복하고 정리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정신적 굴레의 탐구: 소설의 제목처럼, 작가는 주인공 필립을 통해 인간을 구속하는 정서적, 사회적, 개인적인 굴레가 무엇이며, 어떻게 그것을 깨고 인생의 의미를 찾아 진정한 자유에 이를 수 있는지 탐구했다. 필립의 내반족(內反足·clubfoot: 발목 이상으로 발바닥이 안쪽으로 굽은 발. 반대어는 외반족)은 작가의 말더듬이나 당시 사회에서 용인되지 않았던 동성애와 같은 개인적 고통과 소외감을 상징하는 장애로 해석되기도 한다.
등장인물
필립 캐리(Philip Carey):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 9세에 고아가 되고 내반족이라는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주변의 편견과 싸우며 성장. 정체성을 찾기 위해 성직자 후보, 회계사 견습, 미술 학생, 의대생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종교, 예술, 도덕 등 삶의 다양한 측면을 경험한다. 소설 '굴레'는 신체적 장애로 인한 고립감과, 웨이트리스 밀드레드 로저스에 대한 집착적인 짝사랑이다.
밀드레드 로저스(Mildred Rogers): 필립이 의대생 시절에 만난 웨이트리스.
그녀는 이기적이고, 천박하며, 필립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주지만, 착한 필립은 그녀에게 격렬하게 집착하며 고통스러운 굴레에 빠진다. 그녀와의 관계는 필립의 정서적 교육에 있어 가장 고통스럽고 중요한 부분이다.
윌리엄 캐리(William Carey): 필립의 외삼촌으로, 영국 성공회 목사(vicar). 엄격하고 독선적이며 감정적으로 냉담한 인물로, 필립에게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안겨주지만, 그의 서재는 필립의 세상을 향한 도피처.
루이자 캐리(Louisa Carey): 필립의 외숙모로, 남편에게 억압받는 소심한 착한 여성. 자식이 없었던 그녀는 필립에게 진심 어린 애정을 주려고 노력하며, 나중에 필립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준다.
샐리 애설니(Sally Athelny): 필립이 병원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애설니 가족의 딸. 필립은 그녀와의 소박하고 현실적인 관계를 통해 비로소 정서적 안정과 삶의 소박한 행복을 깨닫고, 그녀와 함께 미래를 꿈꾼다. <계속>

유동환(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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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