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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들 심판받은 현장 가볼까”
‘역사 핫플’로 뜬 헌재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Nov 16 2025 09:50 PM
올해 견학 프로그램 참가자 급증 청사 시설 관람·법복 체험 등 다양 영어 통역 제공, 외국인 방문 늘어 초중고·대학생·성인 코스별 운영
"대통령들이 이 길을 따라서 심판정에 들어간 거잖아!"
"헌법재판관을 12년 동안 하신 분들도 있구나."
무성한 은행나무가 경복궁 담벼락을 따라 노랗게 물든 6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엔 전날 울산에서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울산대 공공인재학부 재학생 2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학생들은 기념품으로 받은 헌법 전문 책자를 펼쳐보거나 대강당 곳곳을 눈으로 훑었다.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이영호 헌법연구관이 견학에 참여한 울산대 공공인재학부 학생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이들은 헌재가 하루 2회 진행하는 견학에 참여했다. 1988년 문을 연 헌재는 2002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재판소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현장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헌법과 기본권 보장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헌법재판 제도를 널리 이해시키기 위해서다.
헌재는 북촌 초입에 위치해 평소에도 눈길을 끌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계기로 시민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월평균 참가자수가 △2022년 489명 △2023년 608명 △지난해 661명이었다가, 올해는 견학이 재개된 6월부터 지난달까지 한 달 평균 996명이 찾았다.
외국인 방문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23년 한 해 352명이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올해는 5개월간 벌써 356명이 헌재를 경험했다. 헌재 관계자는 "법조인이거나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주로 신청한다"며 "통역인 대동이 어려운 경우 영어 통역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견학은 본관과 별관 내외부 7곳을 돌아보는 90분짜리 코스였다. 가장 먼저 헌재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소개 영상에선 1997년 동성동본 금혼제도 헌법불합치 결정부터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 헌법불합치 결정 등 헌재가 한국 사회에 남긴 굵직한 판단들이 언급됐다.
이어진 질의응답 순서엔 이영호 헌법연구관이 직접 자리해 학생들과 소통했다. "어떤 사람이 헌법연구관에 부합하느냐" "어떻게 하면 헌재에서 일할 수 있느냐"며 진로 상담을 구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대법원과 헌재의 입장이 대립되는 경우 어떻게 하느냐" 등 학구적 물음도 쏟아졌다.
1991년 지어진 청사의 건축학적 의미를 살펴보며 주요 시설을 관람하는 시간도 있었다. 관심이 가장 뜨거웠던 건 단연 재판이 열리는 대심판정으로, 출입문에 들어서자마자 "윤 전 대통령이 저기 앉았던 것이냐" "심판대가 엄청 넓다" 등 반응이 터져 나왔다.
법복 체험까지 마친 학생들은 옥상에 조성된 공원으로 이동해 재동에 얽힌 역사를 들은 뒤 도서관과 전시관을 구경하는 것으로 견학을 마무리했다. 법조인이 꿈이라는 이단비(21)씨는 "헌법연구관이란 직업을 자세히 알게 됐다"며 "이번 경험이 진로 설정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방문이라는 정욱재(20)씨는 "교과서로 헌재를 공부할 땐 딱딱한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두 눈으로 보니 '국민에게 다가가는 기관'이란 인상을 받았다"며 "매체에서만 볼 수 있었던 대심판정을 직접 들어가볼 수 있어 주변에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헌재 관계자는 "단체 견학만 가능한 유관기관들과 달리 헌재는 소수인원의 신청도 가능하다"며 "눈높이에 맞는 강의 진행을 위해 초·중·고교생 코스와 대학생·성인·외국인 코스를 별도 운용한 덕에 2023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만족도가 93.7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글·사진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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