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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 오토 세일

홍콩 대형 화재 참사 책임 공방

부패·감독 실패·불량 자재 논란 집중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Dec 02 2025 10:09 AM


AP통신에 따르면, 홍콩에서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고층 아파트 화재가 발생한 이후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소 156명이 숨진 이번 참사와 관련해 건물 안전 관리 부실, 시공 과정의 부패 의혹, 정부 감독 부족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홍콩의 도시 구조가 대부분 고층 건물에 의존하는 만큼 이번 사고가 더 큰 구조적 문제의 일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곳곳의 주거 단지에서 입찰 담합과 위험한 건축 자재 사용 의혹이 제기돼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과 홍콩 부패방지위원회는 화재가 발생한 왕푹코트(Wang Fuk Court) 아파트 단지의 수백만 달러 규모 보수 공사를 둘러싼 광범위한 조사에서 14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비계 하도급업자, 시공사와 컨설팅 회사의 이사 등으로, 과실치사와 중대한 태만 혐의를 받고 있다.

런던 SOAS 차이나연구소(SOAS China Institute)의 스티브 창(Steve Tsang) 소장은 이번 화재가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인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홍콩 당국은 대포(Tai Po) 지역 단지에서 비계에 설치된 녹색 그물이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지만, 창문 틈을 막는 데 사용된 발화성 우레탄 패널이 강풍과 맞물리며 화재가 여덟 개 동 중 일곱 개로 빠르게 번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추가 수거한 시료 가운데 상당수가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일부 시공업체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저가 불량 자재를 섞어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민들은 화재 당시 일부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릭 찬(Eric Chan) 홍콩 행정부 수석비서관은 1일 추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시공사들이 원래 설치된 자재가 태풍으로 손상된 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저품질 자재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같은 시공사가 진행하는 다른 28개 공사도 예방 차원에서 모두 중단했다.

홍콩대학교 명예교수 존 번스(John Burns) 정치·행정학 교수는 이번 사건이 오랜 기간 감춰져 온 문제들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번스 교수는 입찰 담합, 유착, 부패, 경보기 미작동, 감독 부실 등 다양한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왕푹코트 주민들은 화재 이전부터 비계 보호그물 등 공사 자재의 안전성에 대해 당국에 우려를 전달해 왔다. 홍콩 노동부는 해당 그물이 제출된 품질 인증을 충족했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이후 16차례 현장 점검을 실시해 시공사에 반복적으로 안전 준수 의무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홍콩 정부는 시공사에 대한 조처와 피해자 지원을 강조했다.

정치 분석가 윌리 램(Willy Lam) 제임스타운재단(The Jamestown Foundation) 선임연구원은 시민 불만이 자재 문제 자체보다 정부의 감독 부재에 더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화면 캡처 2025-12-02 100752.png

홍콩 왕푹코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현장 근처에서 사람들이 희생자들을 위해 헌화하고 있다. AP통신

 

여론 압박 속에서 존 리(John Lee) 홍콩 행정장관은 화재를 조사할 독립위원회를 판사가 이끄는 형태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리 행정장관은 감독 실패가 여러 단계에서 드러난 만큼 건물 보수 시스템 전반을 개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리 장관의 고문인 로니 통(Ronny Tong)은 일부 시공사가 고의로 법을 위반하고 당국을 속였기 때문에 문제의 책임을 법 집행 기관에 돌릴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콩 내 시공 관행을 비판해 온 건설업자 출신 활동가 제이슨 푼(Jason Poon)은 입찰 담합과 불투명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홍콩 전반에서 흔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번 화재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은 1997년 중국 반환 이후 정치적 비판에 점점 더 엄격한 대응을 보여 왔다. 2020년 베이징 중앙정부가 홍콩에 시행한 국가보안법은 사실상 대부분의 반정부 표현을 제한하고 있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정부 책임을 제기한 청원이 등장하자 홍콩 국가보안처는 이를 주도한 인물을 체포했고, ‘반중 세력’이 화재를 이용해 정부에 대한 적개심을 조장할 경우 법을 적용하겠다고 경고했다.

파리 아시아센터(Asia Centre)의 장피에르 카베스탕(Jean-Pierre Cabestan) 선임연구원은 이번 참사가 12월 7일 입법회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낮은 투표율이 베이징이 강조하는 ‘애국자 중시’ 통치 모델에 대한 지지 부족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번스 교수는 홍콩 정부가 시민 의견을 중시해야 하며, 이를 외면할 경우 큰 실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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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reatimes.net/핫뉴스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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