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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금방 버려져” 크리스마스 선물 논쟁
경험을 선물해야...물가 상승이 불러온 변화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Dec 05 2025 09:50 AM
조애나 파쿨스키는 더퍼린몰의 한 장난감 가게 앞에서 “폐점 세일”이라고 쓰인 눈에 띄는 안내문을 찍기 위해 휴대폰을 꺼냈다. 그는 “장난감 가게가 이렇게 오래 버틴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구매 습관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예전처럼 오프라인 매장이 연말 쇼핑의 중심이 아니게 되면서 부모들은 선물 방식 자체를 다시 고민하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서 캐나다 부모들은 추억과 경험을 중시한 ‘경험 선물’을 선호하게 되었으며, 이는 선물 문화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언스플래쉬
파쿨스키는 장난감이나 물건 대신, 아이에게 기억에 남을 ‘경험 선물’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많은 장난감이 결국 쓰레기가 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경험 선물은 부모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됐다. 생활비가 오르고 아이들의 욕구가 달라지면서, 실물 선물이 정말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커진 것이다. 틱톡에서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지난해 받은 장난감을 기억하냐고 묻는 영상이 화제가 됐고, 아이들이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자 “장난감 구매를 멈추자”는 메시지가 퍼졌다.
토론토대학 로트먼경영대학원의 마케팅 교수 클레어 차이는 “사람들은 물질적 선물의 효용을 금방 소진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에게 아이패드를 몇 개나 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경험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좋은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리 클래스, 스파 체험, 좋아하는 취미 활동 등은 행복이 돈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험형 선물도 어쩔 수 없이 일정 수준의 물질적 요소를 포함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파쿨스키는 지난해 눈 스포츠를 사랑하는 12세 아들을 위해 새 스노보드를 사줬고, 아들은 배리 북쪽의 마운트 세인트 루이스 문스톤으로 종종 가며 겨울에는 친구들과 퀘벡 여행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아들에게 준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가족이 함께 갔던 여행이었다고 한다. 디어허스트 리조트나 그레이트 울프 로지에서 호텔에 묵고 스키를 타고 핫초코를 마시는 여행이 무엇보다 특별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자에 담긴 것과 아이를 데리고 모험을 떠나는 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아이들은 포장을 뜯고 잠깐 가지고 놀다가 금방 흥미를 잃는다는 것이다. 올해 그는 아들의 스노보드 열정을 키우기 위해 슬로프와 트레일 이용권을 선물할 계획이다.
토론토의 건축가 메러디스 롭도 어릴 때 트리 아래 잔뜩 쌓인 선물을 보던 설렘은 이해하지만, 이제는 그 방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활비 압박으로 많은 가정이 크리스마스 선물 문화 자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술용품처럼 간단한 물건이나 가족이 함께 보내는 활동 시간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최근 파산·부채 자문 회사 해리스 앤 파트너스(Harris & Partners)의 조사에서도 캐나다인 다수가 연말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1,820명 중 72%가 소비를 줄이겠다고 했고, 85%는 엄격한 예산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62%는 연말 비용을 감당할 준비가 안 됐다고 했으며, 53%는 재정적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세 자녀를 둔 헬렌 스필리오는 “요즘은 누구도 아무것도 살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70~80년대에는 선물 하나가 더 의미 있었지만, 지금 아이들은 물리적 장난감뿐 아니라 로블록스 같은 디지털 선물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받고 있다”고 했다.
차이 교수는 경험 선물이 아이들이 친구들과 비교하는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경험 선물은 훨씬 특별하게 느껴지고, 선물하는 사람의 마음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경험 선물은 독창적이어서 받는 사람이 오래 기억하고 더 즐긴다는 것이다.
스필리오는 고등학교 교사로서 때로는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줘 기쁨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휴일이든 아이가 무엇인가를 열어보는 경험은 의미 있다”고 말했다. 비록 오래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 순간의 행복은 남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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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