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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주간한국

우리 동네는 우리가 지킨다

‘힘숨캐’ 이웃들의 마음 따뜻해지는 연합 작전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Dec 14 2025 09:59 PM

쿠팡플레이·지니TV 드라마 ‘UDT: 우리 동네 특공대’ 보험조사원·청년회장·마트 사장 등 힘 숨기고 살던 예비역 특공대원들 의문의 연쇄 폭발사고에 의기투합 익숙한 영웅 서사에 한국 문화 녹여 현실감 높은 설정 탓 몰입감 극대화 ‘K히어로물’ 글로벌 시청자에 쾌감 윤계상-진선규 등 배우들 궁합 재미 대사·신 하나하나 깨알 디테일 눈길 전체적으로 느슨한 진행은 아쉬워


힘을 숨기고 평범하게 살아온 예비역 특공대원들이 똘똘 뭉쳐 의문의 연쇄 폭발 사고를 파헤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도 아니요, 지구 평화엔 더더욱 관심 없다. 오직 가족과 동네를 지키기 위해 의기투합한 ‘이웃사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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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UDT: 우리 동네 특공대'의 주인공 최강(윤계상)은 평범한 보험회사 직원처럼 보이지만 사실 엄청난 전투력을 가진 특수작전부대 요원 출신이다. 쿠팡플레이 제공

 

지난달 17일 첫 방송된 쿠팡플레이·지니TV 오리지널 시리즈 ‘UDT: 우리 동네 특공대’는 이렇게 요약된다. 특수작전부대 요원 출신 보험조사원 최강(윤계상)과 기술병 출신 동네 청년회장 곽병남(진선규), 특수임무단 교관 출신 마트 사장 정남연(김지현), 사이버 작전병 출신 체육관장 이용희(고규필), 박격포병 출신 엘리트 공대생 박정환(이정하)의 유쾌한 연합 작전이 10부작에 걸쳐 펼쳐진다.

‘가족의 목숨이 위험할 때 우리나라 예비역의 전투력은 어디까지 폭발할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는 게 제작진 설명. 조용히 입소문을 타면서 월화극 시청률 1위에 올랐고, 일주일 만에 쿠팡플레이 시청량이 420%(5.2배) 급증했다. 본보 문화부 기자들이 한국형 히어로물의 새 흥행 역사를 쓰고 있는 ‘우리 동네 특공대’ 1~5화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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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우리 동네 특공대' 속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폭발 사고 장면. 쿠팡플레이 제공

 

강유빈 기자(강): 매일 마주치는 이웃들이 알고 보니 특수부대 출신의 어마어마한 능력자였다는 설정은 판타지적이나, 섬세하게 완성한 기윤시(가상의 행정구역) 어느 동네의 사람 냄새 나는 풍경이 시청자를 단숨에 끌어당긴다. 맘모스 마트, 철물점 같은 세트는 실제 공간을 옮긴 듯 실감 나고, 대규모 폭발과 고난도 액션신은 영화 못지않다. 유사시 하나로 뭉쳐 각기 능력을 발휘하는 특공대원들이 딱 ‘한국식 어벤져스’ 같다.

인현우 기자(인): 웹소설과 웹툰에서 복잡한 과거를 가진 주인공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며 조용히 문제 상황을 돌파한다는 일명 ‘힘숨(힘을 숨김)’ 설정이 유행인데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 수도권 인근 소도시의 새로운 개발 계획, 그 뒤에 숨은 정치 음모, 유튜브 독립 언론 등 현실에 있을 법한 요소를 잘 짜맞춰 놓은 스토리도 흥미롭다.

송옥진 기자(송): 알고 보니 초능력을 갖고 있다거나 전직 혹은 은퇴한 특수 요원이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언제 봐도 재미있다. ‘테이큰’ ‘노바디’ 같은 해외 영화나 시리즈에서도 단골 소재로 등장하지 않나. 평범함을 넘어 약해 보이는 사람이 실은 엄청난 강인함과 비범함을 숨기고 있었다는 설정은 문화권과 상관없이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쾌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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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우리 동네 특공대'의 한 장면. 최강(윤계상)과 곽병남(진선규)은 눈만 마주치면 티격태격하는 동네 친구 사이다. 쿠팡플레이 제공

 

강: 캐스팅의 힘도 크다. 베테랑 배우들의 오랜 인연과 연기 내공에서 나오는 호흡이 극 중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영화 ‘범죄도시’ 이후 8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난 윤계상과 진선규가 대표적이다. 둘이 마주치기만 하면 만담이 시작되는데 버스 폭발 사건 이후 범인이 지켜보고 있을지 모른다며 폐쇄회로(CC)TV를 향해 신나게 손가락 욕을 날리는 장면에서 저항 없이 터졌다.

송: 대사 하나, 신 하나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방부 장관이 나은재 국회의원과 대화할 때 “알지 나 어깨 안 좋은 거 고문당해서”라고 말하는 대사나 최강의 딸이 장 볼 때 엄마 장바구니에 몰래 젤리를 넣는 장면 등 디테일을 깨알같이 넣었다. 현실감 묻어나는 대화와 연출 덕에 의문의 폭발 사고와 정부 음모, 은폐라는 굉장히 극적인 스릴러 요소가 극을 이끄는데도 실제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느끼게 된다.

인: 다만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이 느슨하다는 지적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10부작 중 절반에 온 시점에서야 비로소 특공대 완전체가 모여 리더 격인 국방부 차관과 상견례를 하게 된다. 적대 세력이라 볼 수 있는 국방부 장관과 베일에 싸인 정보기술(IT) 업계 거물 제임스 설리번의 관계도 아직 풀리지 않은 부분이 많다. 지금까지는 최강 위주로 드라마가 진행됐는데, 다른 특공대원의 과거사도 궁금하다. 닉 퓨리 국장 앞에 어벤져스가 딱 모였는데 우리는 캡틴 얘기만 아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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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우리 동네 특공대'에서 특임대 조교 출신인 마트 사장 남연(김지현)이 겁에 질린 딸을 안심시키며 직접 폭탄 해체를 준비하는 모습. 쿠팡플레이 제공

 

강: 드라마 ‘무빙’이나 ‘힘쎈여자 도봉순’, 영화 ‘하이파이브’ 등 한국형 히어로물은 꾸준히 제작되어 왔고 흥행 성적도 좋다. 제작자나 플랫폼 입장에선 액션으로 눈을, 드라마로 마음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영리한 장르가 아닐까 싶다. 액션 장르를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이 드라마는 이웃 간 따뜻한 관계성에 몰입해 빠져들어 볼 수 있었다. 익숙한 영웅 서사에 한국 문화를 녹여 차별성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공략 장벽도 높지 않을 것 같다.

인: 보통 미국의 슈퍼히어로물을 ‘자경단’ 측면에서 바라본다. 한국의 사회고발물에서 문제 해결의 주체가 경찰, 검찰에서 일반인 쪽으로 옮겨온 것 역시 결국 공적 기능에 대한 신뢰가 많이 사라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 폭발 사고 후 지역구에 찾아온 국회의원에게 남연이 “진짜 필요한 건 해주지도 않으면서” “밥 먹으면 배불러요 이런 뻔한 이야기 말라”고 일침을 날리고, 기성 언론이 아닌 1인 미디어 기자가 진실을 파헤치겠다고 뛰어드는 장면 등이 그런 현실에 대한 은유로 보인다. 비록 ‘강약약강(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의 세계에 살고 있지만 ‘강강약약(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의 인물들이 만든 동네를 보는 게 참 마음 편하고 따뜻했다. 누구나 살고 싶은 마을, 서로가 서로를 지키고 돌보는 이웃이 사는 공동체가 드라마 속에 있었다.

강유빈·송옥진·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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