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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과음 후 윗배 아프고 등 통증 땐 ‘급성 췌장염’ 의심해야
과도한 알코올 섭취, 췌장조직 녹여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Dec 14 2025 10:32 PM
치맥·붉은 고기·내장류 요산 증가 결정이 관절 주변에 쌓여 통풍 유발 피로·무기력감 간 손상 시작 신호 맵고 짠 안주 대신 채소·과일 좋아
한 해의 끝자락인 12월, 송년회와 회식 자리가 잦다. 몸속 장기들에는 1년 중 가장 가혹한 기간이기도 하다. 가볍게 넘긴 술잔과 맛있게 먹은 기름진 음식은 위를 헐게 만들고 간을 지치게 한다. 췌장을 무너뜨리거나, 통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 희망찬 새해를 다짐하기 위해 마련한 송년회 자리가 자칫 ‘달콤한 독배’가 돼 오히려 새해 건강을 위협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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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후 무기력감은 간 손상 신호
연말 폭식과 폭음의 1차 피해자는 위와 간이다. 과식 때문에 위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면 위 점막에 자극이 가해진다. 이때 위산 분비가 급격히 늘어나며 상복부 불편감과 속쓰림을 유발한다. 특히 송년회 단골 메뉴인 기름진 음식과 맵고 짠 안주는 위 점막의 방어 능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김승한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반복적인 자극은 급성 위염을 유발하거나 만성 위염을 악화시키고, 드물게는 위 점막이 깊게 파이는 궤양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식사 후 통증이나 구역감이 만성화하면 위 건강이 무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술잔이 쌓일수록 간은 소리 없이 망가진다.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독성 물질은 간세포를 직접 공격해 지방간을 만들고, 심할 경우 알코올성 간염으로 악화한다. 이영선 고려대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는 “송년회 후 피로와 무기력감은 이미 간 손상이 시작됐다는 신호”라며 “지속적인 폭음은 간을 딱딱하게 만드는 섬유화를 거쳐 복수·황달을 동반하는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숙취인 줄 알았다가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췌장은 우리가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는 강력한 효소를 분비한다. 정상적이라면 이 효소는 십이지장에서 작용한다. 하지만 과도한 알코올 섭취나 담석으로 소화효소가 췌장 내부에서 활성화하면 췌장 조직을 음식물처럼 녹이게 되는데, 이게 바로 ‘급성 췌장염’이다. 주요 증상은 갑작스러운 상복부 통증이다. 통증이 등 뒤로 뻗치는 방사통이 특징이며, 몸을 웅크리면 다소 완화하는 경향이 있다. 구토, 발열, 호흡곤란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패혈증이나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져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현종진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급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과도한 음주와 담석”이라며 “특히 짧은 시간에 많은 술을 마시는 연말 폭음은 췌장 세포를 직접 파괴하고 분비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음 후 복부 통증이 지속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혈액 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발목과 발가락 아프고 밤에 심해진다면
겨울은 가뜩이나 통풍 위험이 높아지는 계절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액 속 요산이 관절에 더 쉽게 침착되기 때문이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서 생긴 요산 결정이 관절 주변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여기에 회식 단골 메뉴인 맥주와 치킨, 붉은 고기, 내장류 등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알코올은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 수치를 급격히 올린다. 겨울철 연말 회식이 통풍의 기폭제가 되는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통풍 환자는 지난해 약 55만 명으로 최근 4년간 18% 증가했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약 12배 많다. 여성은 폐경 전까지 여성호르몬이 요산 배출을 돕기 때문이다. 전상현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통풍은 엄지발가락, 발목 등에서 주로 발생하고 밤에 통증이 심해진다”며 “단순히 아플 때만 약을 먹을 것이 아니라, 꾸준한 약물 치료와 식단 조절로 요산 수치를 관리해야 관절 변형과 신장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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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과일 안주에 물 자주 마셔야
전문가들은 건강한 연말을 보내기 위한 핵심 열쇠로 생활 속 작은 ‘절제’를 꼽았다. 가장 기본은 빈속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다. 공복에 술이 들어가면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빨라져 간에 급격한 부담을 주고 위 점막을 직접 자극하게 된다. 따라서 음주 전에는 반드시 가벼운 식사라도 하는 것이 좋다.
안주 선택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기름진 튀김이나 맵고 짠 국물 요리 대신 수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위주로 섭취하면 알코올 배출을 돕고 포만감을 높여 과식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물은 최고의 해독제이자, 지원군이다. 술자리에서 물을 자주 마시면 체내 알코올 농도가 희석된다. 탈수를 막아 숙취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전 교수는 “충분한 수분 섭취는 혈액 내 요산 농도를 낮추고 소변으로 요산 배출을 돕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간이 손상된 세포를 복구할 수 있도록 연속된 술자리는 피하고, 음주 후에는 최소 2~3일간 간과 위가 쉴 수 있는 충분한 휴식 시간을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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