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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부부 사이 번지는 ‘침묵 이혼’
비용·자녀·집이 이혼을 미뤄...감정적 별거의 현실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Dec 14 2025 09:26 AM
전문가들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점점 더 많은 부부가 같은 집에서 함께 살며 아이를 키우고 생활비를 나누지만, 감정적으로는 이미 멀어진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이 현상은 ‘침묵 이혼(silent divorce)’이라 불리며, 법적 절차 없이 정서적으로 분리된 관계를 의미한다.

법적 이혼 없이 같은 집에서 살아가며 정서적으로 멀어지는 ‘침묵 이혼’이 캐나다에서 늘고 있으며, 경제적 부담과 자녀 문제가 관계 붕괴를 더 늦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스플래쉬
침묵 이혼은 새로 등장한 개념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이름이 붙으며 더 자주 언급되고 있다. 캐나다 부부·가족 치료협회(CACFT) 회장 앤드루 소핀은 이를 과거의 ‘아이 때문에 참고 사는 결혼’의 현대적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소핀은 많은 부부가 친밀감과 정서적 연결이 사라졌음에도, 욕구나 삶의 방향이 맞지 않는 상태로 관계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조용한 퇴사처럼 관계에서 빠져나오는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캐나다의 이혼 건수는 4만2933건으로, 197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관계 붕괴의 실제 규모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가족법 전문 변호사 론 슐먼은 법적 이혼 통계에는 사실혼 관계의 해체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혼하지 않고 헤어지는 커플이 늘면서, 공식 통계는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갈등이 크거나 재산·양육권 분쟁이 복잡한 경우, 이혼 신고 자체를 미루는 부부도 많다. 이 역시 관계 붕괴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유다.
치료 현장에서 체감되는 현실은 다르다. 소핀은 코로나19가 남긴 충격이 사라지지 않았고, 그 여파가 여전히 커플 관계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생활비 상승, 임금 정체, 주거 비용 부담이 더해지며 관계에 또 다른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는 최근 1년 사이 부부들의 스트레스 수위가 뚜렷하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침묵 이혼은 특히 장기 관계에 있고 자녀가 있는 부부, 재산과 주택으로 얽힌 커플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 소핀은 젊은 커플은 쉽게 헤어지지만, 아이와 재산이 있는 경우는 관계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흥미롭게도 그는 침묵 이혼이 고소득 가정에서 더 많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산과 부동산 문제가 복잡해질수록 이혼 결정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많은 부부는 막내 자녀가 독립한 뒤, 관계를 유지하던 구조가 사라지며 위기를 맞는다.
또 다른 계기는 외도 같은 사건이다. 균형을 유지하던 침묵이 한순간에 깨지며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슐먼 역시 상담 과정에서 침묵 이혼의 징후를 자주 본다고 말했다. 아직 배우자에게 이별을 알리지 않았거나, 재정적 결과를 먼저 알아보려는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택 매각 여부를 둘러싼 갈등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택 시장 침체 속에서 버틸지, 정리할지를 두고 부부 간 의견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연말과 휴가철은 또 다른 분쟁 요인이 된다. 자녀 여행과 비용 분담을 둘러싼 갈등이 특히 올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경고 신호를 조기에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싫어지고, 친밀감이 의무처럼 느껴질 때 이미 관계는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소핀은 관계가 멀어졌다고 느끼는 순간 즉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커플 치료에 전문적으로 훈련된 치료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슐먼은 감정이 폭발하기 전에 법적 구조를 이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짧은 상담만으로도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명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침묵 이혼은 통계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도움을 미루다 보면, 많은 부부가 이미 너무 멀어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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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전체 댓글
임윤식 ( kimchiman**@gmail.com )
Dec, 14, 10:53 AM Reply침묵 이혼이란?
외적으로는 결혼 상태를 유지하면서 정서적·심리적으로 결혼이 사실상 끝난 상태를 말한다.
부부가 여전히 같은 집에 살고, 생활비·자녀 양육 등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한 의사소통, 친밀감, 공감이 사라진 관계를 의미한다.
이런 상태는 흔히 다음과 같은 행동으로 나타난다:
✔ 의미 있는 대화가 거의 없음
✔ 감정적·신체적 친밀감이 사라짐
✔ 서로 별도의 삶을 사는 듯함
✔ 갈등이 있어도 말로 해결하지 않음
✔ 아이와 일상의 실용적 문제만 논의함
(ChatGPT 보충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