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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배운다
황순일(토론토)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Jan 08 2026 10:17 AM

황순일(토론토)
30대에 캐나다에 이민 왔는데 한국에서 산 것보다 더 오래 캐나다에서 살았다.
그러나 ‘경계인’이다. 양쪽에 모두 부족하다. 한국에선 캐나다 동포이고, 캐나다에선 코리언 캐네디언이다. 캐나다에서 선진국 미국과 캐나다를 배운다.
몇 년 전 어느 모임에 한국에서 온 고위 공직자가 연설할 기회가 있었다. 주최 측은 저녁 식사 후 연설하도록 준비했었다. 그러나 그 공직자는 식사 전에 연설해야 된다고 주장, 연설은 식사 전에 했었다. 연설이 끝나고 늦은 식사를 했었다.
최근 한인회에서 ‘저명인사’들의 연설을 듣고, 저녁 8시가 넘어서 식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하오 5시에 칵테일을 시작, 6시에 식사를 한다. 7시나 7시30분에 느긋하게 회의를 시작한다. 토론토 부동산협회도 마찬가지.
자녀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음악회는 예정된 시간에 시작한다. 교장이나 교직원의 안내나 연설은 없었다. 행사를 축하한다는 정치인이나 단체장의 장광설도 없다.
어느 부동산 거래에서 파는 쪽은 유대인이고, 사는 쪽은 젊은 한국인이었다. 내가 그 젊은 한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것을 옆에서 들은 유대인 부동산업자가 의아해했다. 한국인이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2세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쳐야 되겠다는 것을 깨우쳤다. 모국어를 모르면 한국인의 정체성이 약해진다. 3대나 4대가 되면 ‘한국인’의 정체성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인이 적은 앨버타의 시골에서 자녀를 키운 내 친구의 자녀는 한국어를 잘하고, 좋은 미국 직장에서 일한다. 내 친구는 자녀들이 영어로 물으면 못들은 척 했다고 한다. 자녀들이 한국어로 물으면 대꾸했었다. 영어를 잘하게 하기 위해 자녀와 영어로 대화하면서 자녀는 모국어를 배울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캐나다 선거의 투표지엔 ‘기호’가 없다. 후보자의 명단이 알파벳 순서로 기재돼 있다. 문맹률이 0인 한국에서 투표지에 기호를 아직도 쓰고 있다. 제1당인 여당이나 제2당이 개선할 의도가 없어 보인다. 기호를 쓰면 부정투표나 부정개표가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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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