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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획기사

"통일 이유, 젊은 우리가 세계에 알린다"

신년특집 평통 22기 청년분과 좌담회


Updated -- Jan 10 2026 03:14 PM
  • 최이지수 기자 (media2@koreatimes.net)
  • Jan 09 2026 03:34 PM

"통일, 거창하게 보면 더 멀어져" "원래 하나였던 상태로 돌아가는 것"


한인사회의 많은 동포들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회장 이병룡·이하 평통)가 어떤 사업들로 통일에 기여하는지 궁금하게 여겨왔다.

지난달 14일 평통 토론토협의회 22기 출범식에는 예년과 다르게 청년 위원들(전체 자문위원의 약 35%)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평통이 젊어진 것이다. 이를 계기로 본보는 신년 기획으로 해외 청년 세대가 바라보는 통일 문제와 평통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일 평통 토론토협의회 청년분과와 진행한 인터뷰에는 황은영 자문위원장, 서상진 자문위원, 이원희 자문위원이 참여했다. 황 위원장은 토론토 신세계 여행사 대표다. 서상진 위원은 법 집행 분야에 종사하며 15개월 된 딸을 둔 아버지다. 이 위원은 토론토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11개월 된 아들을 둔 어머니다. 위원들은 각자 생업에 종사하며 평통에서 자원봉사 형태로 활동하고 있다.

위원들은 각자의 발언이 개인 의견일 뿐, 평통이나 토론토협의회를 대표하는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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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본사에서 신년 인터뷰를 진행한 평통 토론토협의회 청년 자문위원들. 왼쪽부터 황은영 청년분과 자문위원장, 서상진 위원, 이원희 위원. 이하 사진 한국일보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어떤 역할을 하는 기구이고, 토론토협의회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황은영 위원장: 평통은 대한민국 헌법에 근거해 대통령에게 평화통일 정책 방향을 자문하는 기구다. 특히 토론토협의회의 역할은 교민사회와 현지 사회를 연결해 통일 담론을 형성하고, 공공외교 차원에서 현지 시민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 해외에 거주하는 청년으로서 민주평통 청년자문위원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서상진 위원: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주해 한국과의 직접적인 연결은 많지 않았지만, 아이를 키우며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을 고민하게 됐다. 딸에게 어떤 한국인 정체성을 물려줄 수 있을지 생각하다 참여하게 됐다.

이원희 위원: 처음에는 단순한 자원봉사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하지만 활동을 알면 알수록 의미가 커졌고, 지금은 책임감을 느끼며 참여하고 있다.

- 일각에서는 민주평통이 다소 기성세대 중심의 기구로 인식되기도 한다. 청년위원으로서 이런 인식을 어떻게 바꿔가고 싶은가?

이원희: 22기부터 청년 위원이 대폭 확대됐고, 토론토협의회는 전 세계적으로도 청년 비율이 높은 편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 해외 청년자문위원으로서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맡고 있다고 느끼는 역할과 본인만의 강점은?

이원희: 통·번역 경험이 있다. 영어 세미나,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통일 관련 컨텐츠를 청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

서상진: 처음 참여하는 만큼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은 새로운 시각과 에너지가 강점이다.

황은영: 기성세대와 청년세대를 잇는 다리 역할, 그리고 문화·예술을 통한 통일 담론 확산이 나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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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영 평통 토론토협의회 청년분과 위원장은 “통일은 내 이웃의 인권 문제”라며 “주변인의 삶의 문제라 생각하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청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험이나, 본인의 시각이 달라졌던 순간이 있다면?

황은영: 뉴브런스윅주 프레드릭턴에서 현지 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통일·한국 관련 세미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왜 한국 통일을 세계가 신경 써야 하느냐’는 질문이 인상 깊었다. 그 질문 자체가 의미 있는 대화의 출발점이었다.

서상진: LA에서 열린 세계 청년 컨퍼런스를 통해 전 세계 곳곳에 한인 청년들이 있다는 사실과, 각자의 자리에서 통일을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원희: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통일 포럼과, 과거 토론토에서 진행된 3·1절 거리 행진을 알게 된 순간이 마음을 움직였다.

- 오늘날 청년들은 통일을 얼마나 현실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보나?

이원희: 청년들이 재테크와 자기 브랜드에는 열심히 투자하면서, 왜 모국의 미래에는 투자하지 않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가 곧 개인의 이미지와도 연결된다.

- 청년 세대가 통일에 거리감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황은영: 통일을 너무 거창하게만 보면 청년들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기는 이유는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평화통일이라는 말 자체가 너무 크고 정치적으로 느껴지다 보니,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내 주변 이웃의 인권 문제, 내가 만나는 사람의 삶의 문제로 생각하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서상진: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건 우리가 그만큼 많이 생각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굉장히 똑똑하고, 개개인의 역량이 높은 사회이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과 비용을 먼저 계산하는 경향이 강하다. 통일을 떠올릴 때 독일 통일 사례처럼 ‘힘들었던 과정’이 먼저 연상되다 보니 부정적인 면이 더 크게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통일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원래 하나였던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우리가 갈라진 상태를 너무 오래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다.

서상진: (이어서) 통일의 실질적 가치는 ‘비용’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한 국가가 내수 시장만으로 자생력을 갖추려면 약 1억 명 규모의 인구가 필요하다는 통계가 있다. 남북이 결합될 경우 그에 가까운 규모가 된다. 또한 북한 지역에는 AI(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다양한 광물 자원이 풍부하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철광석만 해도 남한이 수입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데, 북한에는 채굴이 필요 없을 정도로 풍부한 지역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통일 비용을 이야기하지만 국제사회와의 협력, 투자 유치, 잠재 시장의 확대를 고려하면 충분히 상쇄 가능한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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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통 토론토협의회 청년분과 이원희 위원은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곧 내 이미지”라며 “통일에 관심을 갖는 것은 곧 나를 위한 투자와 같다”고 설명했다.

 

- 캐나다 사회에서 바라보는 통일 인식은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

이원희: 캐나다와 미국, 그리고 이미 통일을 경험한 독일의 경우,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도와 지원 의지가 한국 청년층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난 경우도 있다. 반면 한국 청년층에서는 ‘내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 너무 크다’는 인식이 강해 비관적인 시각이 팽배한 것 같다. 통일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평화와 핵 문제, 세계 경제 질서와도 연결된 국제적 사안이라 국제기구와 주변국의 역할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서상진: 외국인에게 통일은 ‘아예 모르는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외국인들에게 ‘코리아 유니피케이션’이라고 말하면, 아예 개념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에게는 분단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설명이 필요한 이야기다. 한국의 위상이 커지고 있는 지금 분단의 역사와 통일의 이유를 세계에 설명하는 역할은 해외 청년 세대가 맡아야 할 몫이다.

이원희: 통일 설명의 핵심은 단순함이다. 우리는 모두 자원봉사자이고, 원래 하나였던 나라가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다시 하나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통일을 설명할 때 이념이나 정책보다, ‘원래 하나였다’는 사실과 ‘평화적 회복’이라는 메시지가 가장 설득력이 크다는 걸 느꼈다.

- 북한이 대화나 교류를 거부하는 상황이 반복될 때, 한국과 국제사회는 어떤 접근해야 하나?

서상진: “평화는 신속하게, 통일은 신중하게.” 세계 청년 컨퍼런스 중 방승용 사무처장님이 제안한 슬로건이다. 통일을 곧바로 흡수나 병합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하나의 틀 안에서 서로 공존하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하다. 모든 투자가 초기 손실을 감수하듯, 평화 역시 단기적인 부담을 감내해야 장기적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종전 선언과 점진적 교류 확대 같은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다.

이원희: 싸울 필요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진짜 평화.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아예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람들이 배고프지 않고, 평안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전쟁을 원하는 사회는 없다.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를 전혀 모르는 존재가 아니라, 배우고 발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 지속적으로 대화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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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통 토론토협의회 청년분과 서상진 위원은 ‘빠른 종전 선언’과 ‘점진적 교류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단계적 통합, 연방제 등 남북 통일에 대한 다양한 예상 형태가 있다. 어떤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원희: 한 번에 하나의 정권, 하나의 체제로 모든 것을 동일하게 만드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한국 안에서도 같은 정부 체제 안에서 지역 경제를 통합해 나가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노력과 비교해봐도, 오랜 시간 분단된 남북이 한 번에 통합되는 것은 더 많은 잡음을 낳을 수밖에 없다. 통일도 ‘전환기’가 필요하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데도 적응 시간이 필요하듯, 통일 역시 기존의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통일을 경험한 나라들(독일, 베트남 등)도 기존 체제와 질서를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 점진적으로 통합을 이뤄왔다.

서상진: 남북 관계는 ‘싸웠다가 다시 손을 잡는 연인’과 비슷하다. 평화를 시작하려면 누군가는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함과 감정의 앙금이 분명히 남아 있겠지만, 같이 밥을 먹고, 문화를 나누고, 교류하다 보면 그 과거는 점점 덜 떠오르게 된다. 역사는 분명히 남아 있지만, 그 기억을 압도할 만큼 좋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형태가 가장 바람직한 통일 아닐까 생각한다.

황은영: 문화적·정서적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 떨어져 있던 시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 갑자기 한꺼번에 합쳐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문화 교류와 정서적 공감대를 먼저 쌓아가는 방식이 맞다고 본다.

이원희: 이동과 교류가 잦아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편안해지면 체제에 대한 민감도도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체제 자체보다도 신뢰와 관계다. 연인 관계에서도 싸움의 이유보다 관계의 지속이 더 중요해지는 순간이 오듯, 남북 관계도 그렇게 변화할 수 있다고 본다.

서상진: 통일도 ‘파일럿 프로젝트’부터 시작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대형 프로젝트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먼저 운영한다. 통일 역시 시범적으로 남북이 협력해 함께 생활하고 일하는 공간을 만들어볼 수 있다. 그 안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어떤 점이 잘 작동하는지 직접 경험하며 조정해 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

- 마지막 한마디 부탁한다. 통일이란 무엇인가?

황은영 위원장: 통일은 관심이다. 아주 사소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서상진 위원: 통일은 미래다. 멀리 있는 미래가 아니라, 언젠가는 반드시 올 미래.

이원희 위원: 통일은 온다고 믿는다. 준비하고 있다가, 왔을 때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좌담회 동영상은 16일 본보 웹사이트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토론토협의회 (The Peaceful Unification Advisory Council)

웹사이트: https://puac-toronto.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nuactoronto/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0배너광고_대표_겨울.png

www.koreatimes.net/기획기사

최이지수 기자 (media2@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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