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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땐 니코틴 해독 위해 에너지 소모
체중 줄지만 장기 망가져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an 11 2026 09:12 AM
일란성 쌍둥이 연구에서 흡연자가 BMI 더 낮아 담배 속 니코틴이 기초대사율 억지로 높인 결과 체중 줄어드는 대신 폐·심장 등 장기들 망가져
전반적으로 흡연 인구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담배를 놓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건 성별에 따라 담배를 피우는 이유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특히 여성 흡연자 중에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피운다’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흡연은 정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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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연구결과에서 흡연과 체중 사이에는 일정한 상관관계가 관찰됩니다. 유전적 배경이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세계 선진국에서 18~69세 일란성 쌍둥이들을 10년마다 흡연을 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의 체질량지수(BMI)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흡연을 한 쪽이 비흡연 형제·자매에 비해 남성은 0.57, 여성은 0.65 정도 BMI가 낮았습니다.
중국에서 18세 이상 남성 일란성 쌍둥이를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도 흥미롭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흡연자의 BMI가 비흡연자보다 다소 높았으나, 흡연량이 많은 경우에는 오히려 비흡연자보다 BMI가 낮게 측정됐습니다. 국내 남성 흡연자들을 조사한 결과, 3개월간 금연을 유지했을 때 평균 약 1.8의 체중 증가가 확인됐습니다.
흡연을 하면 살이 빠지는 이유는 니코틴이 몸에 미치는 생리 작용 때문입니다.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은 체내에 들어오면 교감신경을 강력하게 자극합니다. 이 과정에서 뇌와 지방세포의 기초대사율이 인위적으로 높아져 우리 몸은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상태가 됩니다. 동시에 니코틴은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 다른 원인은 몸의 방어 기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담배 연기를 통해 독성 물질이 체내로 유입되면, 우리 몸은 이를 해독하고 배출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이 해독 과정 자체에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살이 빠지는 다이어트 효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금연하면 이러한 열량 소비가 줄면서 살이 찌게 됩니다. 니코틴이 뇌의 쾌락중추를 만족시키고, 담배를 물고 있는 행위 자체가 무엇인가를 씹고 싶은 구강 욕구를 해소해주지만, 금연하면 이런 욕구를 충족할 수 없게 되면서 음식 같은 대체제를 찾기 때문에 살찌기 쉽습니다. 금연에 의한 스트레스도 원인일 수 있습니다. 금연 스트레스로 더 많이 먹게 돼 결국 체중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금연을 하면 흡연 때문에 둔해졌던 미각과 후각이 회복되면서 늘 먹던 음식도 더 맛있게 느껴지고 이로 인해 체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흡연하면 살이 빠지고, 금연하면 살이 찐다’는 말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흡연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흡연으로 인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려면 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담배를 피워야 합니다. 이는 체중을 줄이는 대신 폐와 심장을 비롯한 온몸의 장기를 망가뜨리는 지름길입니다.
많은 사람이 금연 후 입이 심심하다는 이유로 사탕, 초콜릿, 젤리 같은 고열량 간식을 습관적으로 섭취하는데, 체중 증가 부작용을 부르는 주범입니다. 금연 기간 중에는 껌이나 사탕 대신 물을 자주 마시거나 오이, 당근 같은 채소 스틱을 씹으며 구강 욕구를 해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흡연 욕구를 참을 수 없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니코틴 패치 같은 금연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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