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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회귀한 적폐 판사... 귀신 보는 변호사...
법정 드라마 다채로운 변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an 10 2026 08:21 AM
공익전담 변호사 다룬 ‘프로보노’ 미스터리 추적극 ‘아너:그녀들의...’ 권선징악 서사에 판타지 등 덧대 “현실 동떨어지면 피로감” 지적도
새해에도 변호사, 판사, 검사 등 법조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줄줄이 안방 극장을 두드린다. 극적인 사건 해결로 정의 구현 쾌감을 안기는 골자는 그대로, 특이한 소재와 다채로운 장르를 덧대 ‘한끗’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MBC 드라마 '판사 이한영'에서 주인공 이한영(지성)은 거대 로펌의 입맛에 맞춰 판결하는 적폐 판사의 삶을 살다 10년 전으로 회귀한다. MBC 제공
지난달 6일부터 방영 중인 tvN ‘프로보노’는 공익 사건을 소재로 한 휴머니즘이 돋보이는 드라마다. 출세에 목맨 속물 판사 강다윗(정경호)이 본의 아니게 법복을 벗고 초대형 로펌의 공익전담변호사가 되면서 ‘돈 안 되는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기견, 장애 아동, 외국인 여성 등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법률 서비스를 못 받았던 이들이 의뢰인으로 등장하고, 다윗은 좌충우돌하면서도 재판을 승리로 이끈다. 실제 판사 출신인 문유석 작가가 극본을 써 현실적인 디테일이 많이 녹아 있다는 평가다. 연출을 맡은 김성윤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판타지적 설정을 가져온 드라마도 눈에 띈다. 2일 처음 방송한 MBC ‘판사 이한영’은 적폐 판사의 인생 2회 차를 따라가는 ‘회귀 법정물’이다. 돈과 권력에 순응해 대형 로펌이 시키는 대로 판결했지만 결국 버림받은 이한영(지성)이 10년 전 젊은 시절로 돌아가 업보를 청산하며 정의를 향해 나아간다. 오싹오싹한 법정물도 나온다. SBS는 오는 3월 귀신을 보는 변호사 신이랑(유연석)과 냉철한 엘리트 변호사 한나현(이솜)이 망자의 한을 통쾌하게 풀어주는 오컬트 법정물 ‘신이랑 법률사무소’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 법정 스릴러에 팬덤 문화를 조합한 지니TV ‘아이돌아이’나 세 여성 변호사의 미스터리 추적극 ‘아너: 그녀들의 법정’도 색다른 시도로 꼽힌다.

tvN 드라마 '프로보노'의 한 장면. tvN 제공
현실이 답답할수록 대리만족을 주는 사이다 같은 드라마를 찾는 시청자가 많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권선징악 구조의 법정물이 꾸준한 인기를 끄는 이유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현실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육체적 생명을 다루는 의학 드라마와 비슷하게 법정 드라마는 사회적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장르라 갈등 요인이 크고 그 자체가 드라마적 요소가 된다”고 짚었다.
매해 여러 채널과 플랫폼에서 법정물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만큼 제작진 입장에선 시청자 이목을 끌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일상과 너무 동떨어지면 오히려 피로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다양한 분야의 많은 판례를 무궁무진한 소재로 쓰는 법정물은 서사와 장르를 확장하기에 매우 유리하다”면서도 “과격한 사적 복수나 권력자들의 파워 게임보다 법 시스템 안에서 문제 의식을 일깨워주고 위로가 되는 일상의 이야기를 다룰 때 더 매력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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