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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팁 요구, 소비자 부담
결제 시스템이 행동 변화 유도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Jan 09 2026 03:31 PM
패스트푸드 카운터부터 셀프 계산대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팁을 권유하는 안내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팁을 주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 상당수는 팁을 요구받는 곳이 과거보다 많다고 느끼고 있으며, 팁 금액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높았다. H&R 블록 캐나다(H&R Block Canada)의 2025년 설문조사에서는 82%의 캐나다인이 팁을 요구받는 장소가 늘었다고 답했고, 90%가 팁 금액이 과하다고 답했다. 조사에서는 약 60%가 1년 전보다 팁을 더 많이 준다고 밝혔다.

디지털 결제 확산과 물가 상승으로 캐나다에서 팁 요구가 일상화되며 소비자 피로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언스플래쉬 이미지
토론토 메트로폴리탄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웨인 스미스(Wayne Smith) 교수는 팁 비율 증가 현상을 ‘팁 크립(Tip Creep)’이라고 불리는 패턴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이 원래 팁을 주지 않던 장소에서도 팁을 요구받는 일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식당 이용객 사이에서 불만과 ‘팁 피로감(tip fatigue)’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 컴퍼니(Research Co.)가 지난해 약 1천명의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캐나다인의 약 64%가 항상 팁을 준다고 답했고, 35~54세는 56%, 18~34세는 41%가 항상 팁을 준다고 답했다. 이러한 팁 증가 현상은 기술 발전, 인플레이션, 사회적 압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스미스 교수는 배달 서비스와 디지털 결제 시스템에서 팁을 선택하도록 안내하는 과정이 팁 문화를 일상화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계산서를 받고 서명 후 떠나면 끝났지만, 이제는 단말기 앞에서 직원이 지켜보며 팁을 선택하게 되므로 사회적 압박과 불안이 생긴다고 평가했다. 팬데믹 동안 스킵더디쉬(SkipTheDishes)나 우버이츠(Uber Eats) 같은 배달 앱이 필수화되면서 결제 과정에 팁 선택이 자연스럽게 포함되었고, 디지털 결제 단말기 보급으로 팁 선택이 심리적으로 더 강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스미스 교수는 이 현상을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으로 설명하며, 직원이 보는 앞에서 관대하게 보이려는 압박으로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팁을 올리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사스캐처완대학교 에드워즈 경영대학(Edwards School of Business) 마크 멘처(Marc Mentzer) 교수도 디지털 안내가 소비자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그는 식당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자신의 경험상 거의 모든 식당에서 카드 단말기 화면상 최저 팁 비율이 15% 이상으로 설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캐나다 전체 노동자의 약 6.9%인 120만 명이 팁이나 커미션을 받았고, 숙박·음식 서비스업에서는 43.1%가 팁을 받았다.
일부 기업은 고객 불만을 줄이기 위해 팁 제도를 없애고 직원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은 더 복잡하다고 평가했다. 스미스와 멘처 교수는 최저임금과 생활임금의 차이가 팁 논의에서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2025년 기준 연방 최저임금은 시간당 17.75달러로 은행, 항공사, 연방 규제 운송업종에 적용되며, 온타리오주는 작년 10월1일부터 17.60달러,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작년 6월1일부터 17.85달러, 퀘벡주는 16.10달러, 다른 주는 15~18달러 수준이다. 반면 생활임금은 이를 훨씬 상회하며, 광역토론토(GTA)의 생활임금은 약 27.20달러, 다른 중소도시는 21~27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기본 급여가 낮으면 사업주와 업계 모델은 고객이 팁으로 근로자 소득을 보충하도록 의존해왔다. 스미스 교수는 메뉴 가격을 올리고 직원에게 직접 생활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 임의적이고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팁 요소가 제거되고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멘처 교수는 팁 문화가 사라지기 어렵다고 평가하며, 온타리오주 사례를 들었다. 온타리오주는 2022년 술집 서버 최저임금을 폐지하고 기본 시급을 크게 올렸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비슷한 비율로 팁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최저임금이 낮은 주에서는 팁 비율도 낮게 나타났다.
멘처 교수는 팁 금액 증가에 외식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2024년 레스토랑의 음식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3% 상승했고, 2025년 10월 전국 인플레이션은 2.2%,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은 3.4%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외식 가격 상승률은 5~5.6%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음식이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년만에 16.13%에서 16.72%로 늘어났다. 외식 가격이 오르면서 팁 비율이 동일해도 실제 지불하는 금액은 증가해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한편 멘처 교수는 소비자가 자신의 팁이 어떻게 분배되는지 잘 알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온타리오주에서는 고용주가 팁을 빼앗거나 직원에게 강제로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며, 합법적 팁 풀(tip pool)을 통해 재분배하는 경우만 예외로 한다. 고용주나 경영진은 직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팁 분배에 참여할 수 없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도 고용주는 정규 직원과 동일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팁을 가져갈 수 없고, 퀘벡주는 팁 풀 참여가 직원 과반수 동의 시에만 허용된다. 멘처 교수는 일반 고객은 자신이 준 팁이 여러 사람에게 분배되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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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