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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문화·스포츠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中서 안착

“영국서도 타협은 없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an 17 2026 12:02 PM

유인수 연우무대 대표


"가슴이 뛰었다. 동시에 화가 났다."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진출 가능성에도 공연계의 시선이 쏠린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지난해 11월 영국 공연 관계자를 대상으로 영어 버전의 '인더스트리 쇼케이스'를 열었다. 뮤지컬 '북 오브 몰몬' 런던 공연 연출가인 앨리슨 폴라드가 연출로 참여했고, 공연 직후엔 뮤지컬 '식스'를 발굴한 뮤지컬 개발 플랫폼 MTN(Musical Theatre Network)의 패널 토론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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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 인더스트리 쇼케이스 리허설. 연우무대 제공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프로듀서, 유인수(56) 연우무대 대표를 최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났다.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도 스스로 많은 질문을 품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단순히 수출작을 내놓는 게 아니라 시간을 좀 더 들이더라도 하나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게 중요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2013년 박소영 연출·한정석 작·이선영 작곡으로 초연된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임무 도중 무인도에 고립된 여섯 명의 병사가 두려움과 죄책감을 떨치기 위해 '여신'이라는 상상의 존재를 만들어내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쇼케이스 후 작품에 대한 지지와 함께 낯선 동양 콘텐츠의 이질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는 "그 이질감이라는 것도 브랜드만 확실해지면 작품 고유의 설정으로 이해해 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유 대표는 이 같은 믿음을, 앞서 연극 '인디아 블로그'로 영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을 때 이미 확인했다. '인디아 블로그'의 지난해 10월 영국 쇼케이스는 반응이 뜨거웠다. 두 한국 남성의 인도 여행기를 다룬 원작 설정을 한국인과 영국인의 여행기로 살짝 비틀었을 뿐인데, 관객들은 국경을 초월한 '방황하는 청춘' 서사에 열광했다. 정식 공연이 아닌데도 영국 국립극장(NT) 관계자까지 극장을 찾아 작품 잠재력을 눈여겨봤다.

런던에서는 아직 초기 개발 단계의 공연을 선보이는 프로듀서지만, 유 대표의 해외시장 공략 역사는 오래됐다. 중국 제작사 예어순해(睿鱼淳海)와 합작한 뮤지컬 '광염 소나타'와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중국 공연은 안정적 궤도에 올랐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지난해 말 베이징 톈차오 예술센터 개관 10주년을 맞아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의 최우수 각색 뮤지컬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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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중국 현지 공연. 연우무대 제공

 

해외 시장에 대한 관심은 유 대표가 처음 프로듀서가 됐던 선택과 닿아 있다. 배우 생활을 하다 경제적 이유로 연극계를 떠났던 그는 2005년 연우무대로 돌아와 극단 대표를 맡았다. 그는 연극을 지속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고 그 결과물이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와 연극 '극적인 하룻밤' 등이었다.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주요 상을 휩쓸었지만, 창작 연극 중심의 극단이 상업 뮤지컬에 손을 댔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극적인 하룻밤' 역시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을 무대에 올린 작품이었으나 제목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스스로 "반골 기질이 강하다"는 유 대표는 웨스트엔드 진출 과정에서도 쉽지 않은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 '인디아 블로그'의 공연 우선권을 요구하는 현지 제작사들에게 "내 눈으로 당신들 작품 수준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한국 창작자의 주도권을 쉽게 넘길 수는 없었다.

유 대표의 올해 목표는 해외 진출을 원하는 창작자들을 돕는 지식재산권(IP) 에이전시를 세우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 연극계 상징인 연우무대가 내년 창단 50주년을 맞는 만큼 한국 공연사를 정리하는 서적 발간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글로벌 행보도 속도를 낸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올가을 런던에서 쇼케이스를 한 번 더 열고, 내년 중 소극장 트라이아웃(시범 공연)으로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정말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원작 그대로 내보내야 한다는 게 그저 내 자존심일 뿐인 건지 고민이 많습니다. 3년 뒤까지의 그림은 보이는데, 그 이후는 일단 질렀으니 수습해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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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수 연우무대 대표. 김소연 기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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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reatimes.net/문화·스포츠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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