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주간한국
초가공식품은 독?
무조건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은 없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an 18 2026 11:41 AM
저탄고지 식단, 노인에겐 부담 유기농, 미생물 오염 위험 있어 특별하고 매력적인 주장 경계를
동네 맛집에 가면 종종 ‘돼지고기의 효능’, ‘마늘의 효능’, ‘버섯의 효능’ 같은 문구를 본다. 그게 의학적 조언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음식에 대한 상식 수준이며, 일상적 마케팅 영역에 가깝다. 하지만 같은 이야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증폭되고, 체계적인 수익 모델과 결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금도 전문가의 말투로 채식을 권하는 영상, 육식을 옹호하는 영상, 특정 식품의 이로움이나 해로움을 단정적으로 말하는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정보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Adobe Stock
식품이나 식단의 효과를 증명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매우 어렵다. 약물은 비교적 명확한 검증 체계가 있다. 연구 대상자에게는 실제 약물과 위약을 무작위로 배정하고, 참여자 모두 무엇을 복용했는지 모른 채 효과를 비교한다. 반면 식품 연구는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특정 음식을 먹거나 먹지 않게 하면서,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수십 년에 걸쳐 완전히 통제된 무작위 대조연구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식품 연구의 상당수는 대규모 관찰연구에 의존한다.
하지만 관찰연구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한 사람이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어떤 식습관을 유지했는지를 장기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기억에 의존한 설문조사이거나,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서 주로 섭취되는 식품을 중심으로 분석하는 방식에 그친다. 여기에 운동량, 흡연, 음주, 사회·경제적 수준, 개인의 유전적 차이 등 수많은 외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다. 이 모든 변수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동물실험 역시 마찬가지다. 쥐와 사람은 대사와 수명, 질병 발생 과정이 다르고, 실험에서 사용되는 용량과 조건 또한 일상적인 인간의 식습관과는 큰 괴리가 있다. 동물실험 결과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는 있지만, 인간에게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특정 식단이나 식품을 맹신할 필요도, 과도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도 없다. 악의 축처럼 취급되는 초가공식품 역시 상황에 따라서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열량을 공급할 수 있고, 식사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에너지 섭취의 장벽을 낮춰줄 수 있다. 특히 고령자나 소화기계 질환으로 섭취량이 감소한 사람에게는 필수 식품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최근 각광받는 케톤식이, 저탄고지 식단, 간헐적 단식 역시 특정 상황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를 노인에게 일반적으로 권유하기에는 위험과 부담이 크다. 체중 감소, 근감소, 저혈당, 영양 불균형 위험을 고려하지 않은 채 유행하는 식단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유기농 식품 역시 항상 더 안전하거나 더 건강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보관과 위생 관리가 미흡할 경우 미생물 오염 위험이 커질 수 있고, 특정 상황에서는 오히려 취약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특별하고 매력적인 주장은 경계하는 것이 좋다. 판단이 어렵다면 수십 년간 축적된 연구 결과와 전문가 집단의 합의를 바탕으로 형성된 주류 의견을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주류 의견이 틀린 경우도 역사 속에서 다수 있다. 하지만 세월이 쌓아 올린 합의를 따른다면, 적어도 암을 치료한다는 민간요법 같은 허황된 주장에는 속지 않을 것이다.

장건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
www.koreatimes.net/주간한국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