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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주간한국

“대동맥 질환 전조증상 없어”

“혈압 치솟는 겨울철 위험”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an 24 2026 11:11 AM

급성 대동맥 박리는 초응급 질환 1시간마다 사망률 1%씩 증가 ‘파열’은 한두 시간 내 생존 달려 복부 대동맥류 터지면 심한 통증 배탈로 착각해 변기 앉으면 안 돼 젊은층도 술·담배·고혈압 등 위험 가족질환 있을 땐 유전자 검사를


인터뷰 당일인 지난 8일 오후, 송석원 이대대동맥혈관병원장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새벽 3시까지 응급 수술을 한 데 이어, 오전에도 수술 3건을 마친 참이었다. 쉴 새 없이 수술하는 하루하루가 모여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은 지난해 연간 대동맥 수술 1,200례를 달성했다. 세계 최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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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만난 송석원 이대대동맥혈관병원장이 대동맥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제공

 

그가 다루는 대동맥 질환은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해 단 몇 시간 만에 생명을 앗아가 ‘몸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송 병원장은 “급성 대동맥 박리는 1시간마다 사망률이 1%씩 높아지는 초응급 질환”이라며 “혈압이 치솟는 겨울철에는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일 평균 3.3건의 수술을 집도한 ‘대동맥 지킴이’ 송 병원장에게 생소하지만 치명적인 대동맥 질환에 대해 물었다.

-대동맥 박리나 파열은 전조증상이 없나요.

“그게 대동맥 질환의 가장 무서운 점이죠. 예고 없이 터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며칠 전 새벽에 수술한 70대 환자분도 평소 혈압약 복용하는 것 외에는 아주 건강하셨던 분이에요. 1월 초에 통증이 한 번 있었는데 약 먹고 가라앉으니까 병원을 안 갔다가, 결국 흉통이 재발해서 실려 왔어요. 찍어보니 박리더라고요. 대동맥 박리는 혈관 벽이 갑자기 찢어지는 거고, 파열은 풍선처럼 부풀어 있던 게 터지는 건데, 둘 다 발생 직전까지 증상이 거의 없어요.”

-대동맥 질환 통증의 특징적인 부분은 무엇입니까.

“환자분들마다 표현은 조금씩 다른데, ‘칼로 베이는 것 같다’, ‘태어나서 이렇게 아픈 건 처음이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 하나 특징은 ‘이동하는 통증’이라는 거예요. 위쪽 대동맥이 찢어지면 가슴 통증으로 시작해서 등, 배 쪽으로 통증이 내려가요. 반대로 아래쪽에서 찢어지면 배가 아프다가 등으로 올라오기도 하고요. 문제는 이게 심근경색이랑 헷갈리기 쉽다는 거예요. 대동맥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보니, 병원 응급실에서도 심근경색인 줄 알고 스텐트 시술부터 하려다가 뒤늦게 대동맥 질환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겨울철에 환자가 급증한다고 들었습니다.

“대동맥 질환은 계절을 많이 타요. 11월부터 1월 사이에 환자가 확 늘거든요. 추우면 혈관이 수축하니까 혈압이 오를 수밖에 없잖아요. 특히 하루 중에서도 새벽이나 아침 기상 직후에 혈압이 제일 높은데, 이때 찬 바람을 쐬거나 갑자기 활동을 하면 위험하죠. 젊은 사람들은 괜찮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혈관 탄력이 떨어져서 이런 변화를 잘 못 견디거든요. 그래서 겨울철 새벽 운동이나 갑작스러운 외출, 또 탕 속에 있다가 갑자기 나오는 사우나 같은 건 조심해야 합니다. 집에서도 난방비 아낀다고 너무 춥게 지내다가 변을 당하는 어르신도 있어 실내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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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be Stock

 

-응급실에 가기 전까지 해야 할 조치는 어떤 게 있을까요.

“현장에서 보호자분들이 해줄 수 있는 응급처치는 거의 없어요. 대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있어요. 바로 배에 힘주는 거예요. 복부 대동맥류가 터지면 배가 엄청나게 아픈데, 이걸 변비나 배탈로 착각해 화장실 가는 분들이 꽤 많거든요. 근데 변기에 앉아서 힘을 딱 주면, 복압이랑 혈압이 치솟으면서 그 자리에서 혈관이 더 터져버려요. 실제로 화장실에서 힘을 주다 혈관이 터져 의식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르신들이 갑자기 배가 너무 아프다고 하면 화장실이 아니라 바로 응급실로 모셔야 해요.”

-골든타임은 어떻게 되나요.

“급성 대동맥 박리는 발생하고 나서 1시간 지날 때마다 사망률이 1%씩 올라간다고 보면 돼요. 48시간, 즉 이틀이 지나면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사망하죠. 파열은 더 급박해서 한두 시간 내에 해결 안 되면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워요. 이송 중에도 혈압 관리가 생명이에요. 환자의 혈압이 50~60mmHg 정도로 낮으니까 승압제를 써서 혈압을 올려놓으려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럼 지혈됐던 혈관이 다시 터져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으로 올 때는 혈압을 70mmHg 정도로 아주 낮게 유지해달라고 말씀을 드려요.”

-요즘은 30~40대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면서요.

“옛날에는 노인성 질환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젊은 층에 발생하는 건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 방치된 고혈압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요. 또 하나 중요한 게 유전이에요. 키가 크고 손가락이 유난히 긴 ‘마르판 증후군’처럼 선천적으로 대동맥이 약한 분들이 있거든요. 겉보기엔 티가 안 나는 경우도 많아서 본인은 정작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죠. 혹시 가족 중에 젊은 나이에 돌연사했거나 대동맥 질환을 앓은 분이 있다면, 꼭 유전자 검사를 한번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수술을 꺼리는 환자는 없습니까.

“대동맥 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상태(대동맥류)가 진단돼도 수술을 꺼리는 환자들이 있어요. 언젠가 대동맥 박리나 파열이 나타날 수 있지만, 당장의 수술 부담이 크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대동맥 박리 수술 시 사망률은 미국이 25%, 독일 17%, 이대병원은 3% 안팎입니다. 의사 입장에서 수술을 강권할 수는 없지만 국내 대동맥 수술 성적이 세계적인 수준인 점, 미래에 대동맥 박리·파열이 갑작스레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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