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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핫뉴스

트럼프 새 국방전략

북한 위협 순위 낮춰 한국에 방어 책임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an 24 2026 10:15 AM

서반구 패권 장악, 최우선 과제로 유럽·한반도 미군 역할 축소 시사 중국엔 화해 손짓, 정상회담 포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위협 순위를 내려 한국에 한반도 안보 책임을 맡겼다. 중국은 평화롭게 지내야 할 공존 대상으로 규정했다. 서반구(남북 아메리카) 패권 장악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유럽, 중동, 한반도에서 미군 역할을 축소하는 국방 전략 우선순위 조정 작업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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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미 워싱턴 백악관 남쪽 잔디밭(사우스론)에서 마린원(미국 대통령 전용 헬기)을 타고 백악관을 떠나기 전에 취재진을 상대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안보 비용 동맹 분담 강조

미국 국방부(전쟁부)는 금요일인 23일(현지시간) 저녁 공개한 2026년판 새 ‘국방 전략(NDS)’에서 “한국은 핵심적이지만 더 제한적인(critical but more limited) 미국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대북 억지(deterring)에서 주된(primary) 책임을 질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높은 수준의 국방 지출 △탄탄한 방위산업 △의무 징병제로 지탱되는 강력한 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다. 더불어 “한국은 북한의 직접적이고 분명한 위협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대북 억지 책임을 질) 의지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호평은 주한미군 역할과 규모 등을 바꾸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대북 억지 역할이 늘어나면 미국으로서는 한국에 배치한 군사력을 다른 지역에 투입할 여력이 생긴다. 그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 국방 당국자들은 주한미군의 숫자가 아니라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억지) 책임에서 이런 균형 조정은 한반도에서 미군의 태세를 업데이트하려 하는 미국의 이익과도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방어 책임은 아직 재래식 전력 위협에 한정된다. 한국이 스스로 대응하지 못하는 위협, 즉 북한의 핵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확장억제(핵우산)’는 앞으로도 계속 제공하겠다는 게 미국 입장이다.

한국에 1차 대북 방어 책임을 넘기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안보 위협 순위도 함께 조정했다. 2022년 NDS는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 다음 위협으로 봤는데, 이번 NDS는 북한의 순위를 이란 아래로 낮췄다. 또 북한이 “미국 본토에 대한 분명하고 현존하는 핵 공격 위험을 제기한다”면서도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 명시한 4년 전 NDS와 달리 북한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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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3일 공개한 2026년판 새 ‘국방 전략(NDS)’의 표지. 미국 국방부 제공 파일 캡처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군사적 역할 축소를 시도하는 대상 지역이 한반도만은 아니다. 이번 NDS에서 미국은 동맹국들을 상대로 자국 안보를 스스로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유럽을 향해서는 지금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체제를 통해 미국에 ‘무임승차’ 했다고 지적하며 “유럽의 재래식 방어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나토 동맹국들이 맡도록 유인하겠다”고 밝혔다. 중동의 경우 이스라엘을 “모범적인 동맹국”으로 꼽으며 “이란과 그 대리 세력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려면” 파트너 국가들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책임 전가의 목적은 자국 안보 비용 축소다. 미국은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들은 우리의 집단 방위를 위한 부담에서 공정한 몫을 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껏 다른 나라를 방어하는 데 미국인의 세금을 너무 많이 퍼줬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이런 주장에 십분 반영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노골적으로 정치적인 국방

트럼프 행정부에 외교·안보는 국내 정치의 연장과 다름 없다. 이런 경향은 “너무 오랫동안 미국 정부는 미국 국민과 그들의 구체적인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을 소홀히 했고 심지어 거부하기까지 했다”는 이번 NDS 서문 첫 문장에 뚜렷하다. 미국 NBC방송은 “2026년판 NDS는 노골적으로 정치적”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 전략에서 국내 문제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은 과제 우선순위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이번 NDS는 서반구를 사실상 “미국 본토(homeland)”로 규정하며 이에 대한 방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고, “북극에서 남아메리카에 이르는 핵심 지역, 특히 그린란드와 아메리카만(멕시코만), 파나마운하에 대해 군사적·상업적 접근권을 보장하는 신뢰할 만한 방안”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이번 NDS가 서반구의 이민과 마약 문제를 외국 적대 세력이 제기하는 어떤 위협보다 더 큰 위협으로 규정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2018년과 2022년 NDS가 핵심 적대 세력으로 규정했던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 위협 강도는 상대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러시아의 경우 “세계 최대의 핵무기 보유국”이자 “이를 지속적으로 현대화하고 다양화”하고 있는 데다 “미국 본토를 상대로 쓸 수 있는 수중, 우주, 사이버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나토가 더 강하기 때문에 “유럽 패권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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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서로 마주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2년 NDS에서 과제 1순위였던 중국 견제는 본토 방어에 이어 두 번째로 우선순위가 밀렸다. 새 전략은 또 “중국을 지배하거나 굴욕감을 주거나 압박하는” 게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어떤 국가도 우리나 우리 동맹국을 지배할 수 없도록 하는” 게 미국의 목표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권 교체나 다른 식의 존재를 놓고 벌이는 싸움(existential struggle)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더불어 “미국에 유리하면서도 중국 역시 받아들이고 공존할 수 있는 괜찮은 평화(decent peace)”가 가능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안정된 평화, 공정한 무역, 존중하는 관계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NDS가 “중국에 화해 손짓을 보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4월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만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려 노력하는 가운데 문서가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번 NDS에 대만이 언급되지 않은 것도 유화 제스처의 일환일 공산이 크다. 다만 “제1 도련선(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필리핀, 믈라카해협을 잇는 가상의 선)을 따라 강력한 거부형 방어를 구축할 것”이라는 기술에 대만 방어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국가 안보 전략(NSS)’의 하위 문서 격인 NDS는 새 정부가 출범한 때에 맞춰 4년마다 새로 작성되며 병력 배치와 신형 무기 도입 관련 결정을 내리는 데 활용된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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