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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사랑의 언어’ 쓰는 남녀, 공감과 따뜻함 느꼈으면”
‘이 사랑 통역 되나요?’ 김선호·고윤정, 유영은 감독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01 2026 12:43 PM
김선호 “마음 크게 건드린 대사는 모두가 각자의 언어 가졌다는 것” 고윤정 “도라미는 악동 같은 느낌··· 무희 말 통역해주는 역할로 생각”
“약점을 숨긴다고 거꾸로 말하고, 홧김에 막말하는 당신의 언어는 나한테 너무 어려워요.”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의 호진(김선호)과 무희(고윤정). 넷플릭스 제공
4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다중언어통역사 호진(김선호)은 글로벌 스타 무희(고윤정)와 대화할 때면 늘 언어 장벽에 부딪힌다. ‘직선의 언어’를 쓰는 호진과 달리 무희는 ‘곡선의 언어’를 쓰는 탓이다.
지난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정반대로 사랑을 표현하는 두 사람이 오해하고, 상처받다 끝내 이해에 닿는 여정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김선호·고윤정 배우와 유영은 감독을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에서 호진이 일본에서 우연히 만난 무명 배우 무희의 통역을 도와주는 모습. 넷플릭스 제공
‘통역’은 호진과 무희를 이어주는 장치이자 작품을 관통하는 소재다. 무명 배우 시절 무희는 일본에서 우연히 만난 호진으로부터 통역 도움을 받는다. 이후 살인 좀비 ‘도라미’ 역할로 출연한 영화가 세계적 성공을 거두며 일약 스타가 되고, 일본인 배우와 캐나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섭외된다. 통역사로 합류한 호진과 해외 촬영을 다니며 무희의 호감은 점점 커진다. 하지만 잇단 소통 오류로 두 사람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한다.
김선호의 마음을 가장 크게 건드린 건 “세상 모든 사람이 각자의 언어를 갖고 있다”는 대사였다고 한다. 호진의 언어를 표현하기 위해 그가 찾은 키워드는 ‘단단함’이었다. 김선호는 “호진은 다른 사람의 감정과 말을 전달하고 통역하지만,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며 “서 있는 자세부터 정돈된 모습으로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 가려 했다”고 말했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에서 시상식에 참석한 무희 눈앞에 망상으로 등장한 '도라미'의 모습. 넷플릭스 제공
무희는 트라우마와 불안감을 안고 있다. 상대가 자신의 심연을 알게 되면 떠날 것 같아 전전긍긍하고, 당황하면 아무 말이나 쏟아낸다. 고윤정은 시상식 등에서 유독 긴장하는 자신의 불안을 통해 무희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망쳐 버리면 어떡하지’ 하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넘겨 짚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는 거잖아요. 그런 순간을 들여다보며 무희를 만들어 가려 했어요.”
무희의 망상 속에서만 등장했던 기괴한 모습의 ‘도라미’가 또 다른 자아로 튀어나오며 장르의 전환이 이뤄지는 점은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다. 사실상 1인 2역을 소화한 고윤정은 “무희가 ‘아무 말’로 스스로를 보호한다면 도라미는 막말과 직설적인 말로 무희를 보호하는 자유롭고 악동 같은 느낌”이라며 “무희의 대변인이자 호진에게 무희의 말을 통역해주는 역할로 생각하고 접근했다”고 부연했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도라미라는 통역사의 등장으로 무희와 호진은 진심을 확인하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연출을 맡은 유영은 감독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두 남녀가 가까워지는 이야기에서 사람에 대한 이해로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라며 “무희의 상처 덩어리 그 자체인 도라미를 호진이 연민과 사랑으로 끌어안는 장면이 두 사람의 사랑이 성장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호진이 “오로라가 보여요”라는 간접적인 표현으로 무희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은 상대의 언어가 어느새 스며들었음을 드러낸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 시리즈 부문 글로벌 2위에 올랐다. 36개국에서 톱10에 진입했고, 국내에선 1위 자리를 지키며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유 감독은 “누구나 자신의 못나고 뒤틀린 부분까지 끌어안는 사람을 기다린다”며 “어둠과 상처까지 품어줄 수 있는 사랑의 낭만을 그린 드라마를 통해 모두가 공감과 따뜻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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