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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타리오 호숫가에서

문우일(문인협회)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05 2026 11:29 AM

수필이 있는 뜨락(23)


오랜만에 온타리오 호숫가를 걷다가 벤치에 앉았다. 아마 지금쯤 온타리오의 북쪽 작은 호수들에서는 아비새 (Loon)들이 새끼들 하늘을 나는 연습을 시키는 시기일 것이다.  여기 험버 리버 (Humber River) 하류에 백조들이, 또 어미 오리가 새끼 오리들을 데리고 유유히 헤엄치고 놀 때 – 이 평화스러운 풍경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호숫가에 나 혼자일 때, 나는 일상의 긴장을 풀고 자연의 순리와 평화로움을 즐기지만, 내 머릿속엔 많은 추억과 생각들이 오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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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에티엔 브륄레(Etienne Brule) 공원에서 바라본 스톤 브리지와 험버 강. Adobe Stock

 

이번 봄 온타리오 호수 수면이 너무 높아 토론토 아일랜드 출입을 5월 말까지 금지한다고 했었는데, 며칠 전 뉴스에는 수위가 너무 높아 7월 말까지도 출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또 토론토 아일랜드의 동쪽 와드(Ward) 아일랜드에 있는 렉토리 카페 (Rectory Café)는 이번 온타리오 호수의 높은 수위 피해로 영원히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호반에 앉아 멀리 내다보는 온타리오 호수 지평선, 푸른 하늘엔 눈금이 없기 때문일까? 얼마나 더 높은지 낮은지 알 수가 없지만, 이번 봄 온타리오 호수의 물이 늘고 수위가 많이 오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신문과 TV를 보면서 어떤 사람들은 진지하게 또는 농담처럼 묻는다. “금년 온타리오 호수의 수위가 저렇게 높은 걸 보면 틀림없이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북극의 얼음이 녹는다더니, 이젠 온타리오 호수도 지구온난화 때문에 범람하는 겁니까?”  묻는다.    

근래 지구온난화 관련 ‘남극의 얼음이 녹는다’, 때로는 ‘북극의 얼음과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는다’하는 캐나다 우주항공국과 미국 나사(NASA)의 뉴스를 우리는 자주 들었었다. 또 몇 년 전 킬리만자로를 등반했을 때, 정상 화구(火口)를 둘러싸고 있던 빙하가 2020년쯤이면 다 녹아 없어질 거라는 예고들을 했었다. 과학자를 포함한 환경학자들은 남극 얼음이 녹으면 전세계(전 세계) 평균 해수면이 1 년에 약 3.1 mm씩 높아 지리라고 1993년에 처음 예측했었고, 최근 2017년 관측 자료 분석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가 가속하여 전 세계의 평균 해수면은 1년에 약 3.2 mm 씩 상승한다고 했다. 이 관측 자료는 작은 변화 같지만 두께 약 3 km로 예측되는 그린란드 빙하가 다 녹으면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이 6 m까지 높아진다는 예측이니 걱정되는 상황이다. 긴 시간 지구 온난화가 계속하면 우리 지구 여러 곳에선 대규모 기후변화는 물론, 홍수, 산사태, 등 인간 사회를 위협할 많은 자연 재해가 빈번하고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온타리오 호수의 수위와 지구 온난화와의 관계는 과연 어떤 상황인가?  캐나다 정부의 ‘환경과 기후변화청’의 기록, 또는 미국 정부 NOAA의 ‘5대호 환경연구소’가 보고한 자료에는 금년 봄 온타리오 호의 높은 수위와 지구온난화와 연계할 증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지난 100여 년 과거의 기록을 보면1935년과 1952년에 온타리오 호수의 수위는 거의 올해 못지않게 높았었지만, 그 당시에는 지구온난화를 얘기할 상황이 아니었다. 우리가 지도를 펴 놓고 보면 온타리오 호를(온타리오호를) 포함한 5대호는 북미대륙 중 위도(緯度) 동쪽에 위치하고, 제일 동쪽의 온타리오 호수는 세인트 로렌스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5대호 중에서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슈페리어호 (Lake Superior)는 지구 평균 해수면보다 약 185m 높고, 그 다음 미시간(Michigan), 휴론(Huron) 그리고 에리(Erie) 호의 평균 수면은 각 약 2m씩 차례로 낮아지고, 온타리오 호의(온타리오호의) 평균 수면은 거의 100m 정도 낮은 해발74m 정도이다. 따라서 온타리오 호수의 수면은 천연 강우량과 온타리오호에 흘러 드는 주변 강의 물의 양에 따라 변하기도 하지만, 때로 온타리오호와 주변에 비가 안 와도, 다른 5대호 주변에서 비가 많이 오면, 상류의  4  대호를 통해 온타리오호에 흘러드는 물로 수면이 자연히 올라가게 되어있다. 결국 큰 그림을 보면 지구온난화는 지구 전체의 기후 현상이고, 온타리오호의 수위는 지역적인 현상으로 지구온난화와의 관계는 먼 간접적 관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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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위니펙 레드 리버(Red River) 위에 놓인 프로벤처(Provencher)브리지. Adobe Stock

 

검은 구름이 안개에 섞여 어딘지 부지런히 날아가는 호숫가 벤치에 앉는 시간은 내 시간이다.  어릴 때는 뚝섬 한강 변에서, 또 성인이 되어서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위니펙의 레드 리버(Red River) 강변에서 조용히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보내던 시간, 또 지금 온타리오 호숫가를 걷다 벤치에 앉아 호수의 멀리 흐려지는 수평선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기는 이 시간은 내 생애의 일면을 이룬다. 온타리오호의 수면이 더 높아져 홍수가 나더라도, 또 지구온난화가 극심해져 남극, 북극, 그린란드의 얼음이 다 녹는다고 해도, 우리가 사는 우리의 행성은 아름다운 곳이다. 지난 45억 년 동안 지구는 무상하게 변화하면서도 그 순간순간의 아름다움을 간직해 왔다. 가까이 보면 무척 요란하게 출렁이는 호수도 멀리 보면 평화롭기만 한 것처럼...

옛 추억과 그리움이 엄습할 때, 때로는 내 마음속 갈등으로 침묵할 때도, 호숫가의 시간은 지나간 나날들을 관조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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