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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얘기 ‘본맛’에 다른 장르 ‘양념’ 추가
더 달달해진 로맨스 드라마, 몰입감도 ‘쑥’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08 2026 04:55 PM
‘이사통’은 다른 인격 ‘심리극’ 가미 ‘오인간’ 인간-구미호 사랑 ‘판타지’ ‘아이돌아이’ 미스터리 법정극 결합 “가벼운 위로 찾는 트렌드와 궁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중화 이후 자극적인 콘텐츠에 밀려 주춤하는 듯했던 K로맨스 드라마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결합해 재미와 볼거리를 확 끌어올린 전략이 가벼운 위로를 찾는 요즘 시청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KBS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 서로 영혼이 뒤바뀐 은조(남지현·왼쪽)와 이열(문상민). KBS 제공
4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이 공개한 비(非)영어 시리즈 글로벌 톱10 순위에는 한국 로맨스 드라마 세 편이 포진했다. 1위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이사통)’를 필두로 SBS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오인간)’이 6위, ENA ‘아이돌아이’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 작품의 공통점은 여러 장르를 섞어 신선함과 몰입감을 높였다는 데 있다. 로맨틱 코미디인 ‘이사통’은 극 중반 주인공의 다른 인격을 등장시키며 심리극 요소를 더했고, ‘오인간’은 인간이 되기 싫은 구미호와 축구 선수의 사랑 이야기로 판타지를 가미했다. ‘아이돌아이’는 살인 용의자가 된 아이돌을 위해 열혈 팬 변호사가 나서는 ‘최애 무죄 입증 로맨스’로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 교류에 미스터리 법정극, 팬덤 문화까지 녹여냈다.
신분의 벽을 넘은 운명적 사랑을 그리는 사극 로맨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국내외 큰 성공을 거둔 tvN ‘폭군의 셰프’는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한 프렌치 셰프라는 비현실적 설정으로 절대미각 왕과의 로맨스를 코믹하게 그렸다. 남녀 주인공의 영혼이 서로 뒤바뀌는 이야기도 자주 활용되는 클리셰다. 지난해 말 종영한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MBC)에 이어 올해는 KBS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의적 활동을 하는 노비 출신 여인과 조선시대 대군의 영혼 체인지·쌍방 구원 로맨스로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복합장르 로맨스의 인기는 가볍게 즐기고 위안을 얻어갈 수 있는 드라마에 대한 시청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따뜻함을 찾게 되는 계절적 특징도 있지만, 피로감이 높고 위로받고 싶은 시대일수록 로맨스가 사랑받는 것 같다”며 “여기에 식상함을 피하고 비틀기 위해 하나씩 ‘새로운 맛’을 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어려움이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 제작 편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그나마 적은 제작비로 효과를 낼 수 있는 로맨스의 부활이 탄력을 받았다”고 짚었다.

ENA 드라마 '아이돌아이'의 한 장면. ENA 제공
다채로운 맛으로 무장한 로맨스 드라마 인기는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에선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아이유·변우석의 로맨스를 유쾌하게 그리는 ‘21세기 대군부인’(MBC), 디즈니플러스에선 1935년 경성의 매혹적인 뱀파이어 이야기를 담은 ‘현혹’과 판타지 시대극 ‘재혼황후’가 일찍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잔잔하게 현실 연애의 단면을 보여주는 정통 멜로는 당장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실망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공 평론가는 “OTT 시대가 되면서 뒤늦게 입소문을 타거나, 화제를 모으는 등 콘텐츠 자체의 수명이 길어진 느낌”이라며 “작품성 좋은 드라마의 장기 흥행 결과는 얼마든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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