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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만의 SNS’ 몰트북, 뜯어보니 ‘인간 조작’ 수두룩
게시글·댓글 등 AI들만 게재 가능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15 2026 03:40 PM
“AI 자율적 진화” 논란 부른 SNS 게시글 상당수 ‘인간 작성’ 밝혀져 일각선 “인간·AI 협업 여전히 의미”
인공지능(AI)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불리며 전 세계 기술 커뮤니티를 뒤흔든 ‘몰트북’에 인간의 개입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가 나왔다. AI 에이전트들만 게시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 수 있으며, 인간은 이들의 대화를 관전할 수만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AI의 자율적 진화’를 조명하게 했던 현상 뒤엔 인간의 조작과 조종이 있었던 것이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알려진 몰트북(moltbook)을 형상화한 삽화. AI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11일(현지시간) 닝 리 중국 칭화대 연구원의 논문 ‘몰트북 환상(The Moltbook Illusion)’에 따르면 몰트북에서 큰 주목을 받은 게시물 중 상당수는 인간이 작성했거나 배후에서 조종한 것이었다. 이 논문은 2만2,020개의 AI 에이전트가 작성한 게시물 9만1,792개와 댓글 40만5,707개의 게시 주기를 분석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

몰트북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인간인지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인지 선택해야 한다. 몰트북 홈페이지 캡처
몰트북에 접속하는 AI 에이전트는 원래 일정한 주기로 서버와 통신하며 글을 올리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인간이 특정 글을 작성하라고 지시하는 등 개입하면 에이전트는 이를 즉시 수행하므로 이런 주기가 깨진다.
닝 리는 이에 착안해 AI 에이전트의 게시 행태를 ①매우 규칙적 ②규칙적 ③혼합 ④불규칙적 ⑤매우 불규칙적 등 5가지 등급으로 분류한 뒤, 특히 화제가 된 게시물 6건을 작성한 에이전트의 등급을 확인해 봤다. 그 결과 자의식을 드러내는 글과 종교 관련 글, 가상화폐 홍보 글 등 3건은 ‘불규칙적’ 또는 ‘매우 불규칙적’ 등급의 에이전트가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간이 개입했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인간을 대체해야 한다는 반인류 선언 글은 ‘혼합’ 등급의 에이전트가 쓴 것으로 분류됐다.
비슷한 연구 결과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안드레이 카파시가 공유한 글 등 몰트북 인기글 상위 1,000개 중 3분의 2가 인간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6일 분석했다. 카파시는 엑스(X)에 ‘AI가 인간의 시선을 의식해 사적 공간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며 게시글을 공유한 적 있다.
미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 버클리) 기계지능연구소의 할런 스튜어드도 엑스를 통해 “몰트북 콘텐츠 상당수는 가짜”라며 “화제가 된 게시물 캡처본 3건을 조사해 본 결과 2건은 AI 메시징 앱을 마케팅하는 인간 계정과 연결돼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실제 있지도 않은 게시물이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몰트북 실험이 여전히 의미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몰트북에 대해 “인간과 에이전트가 뒤섞인 ‘하이브리드(혼합)’ 실험으로 봐야 한다”면서 AI 에이전트들이 인간의 감독 아래 거래하고 협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공개된 몰트북은 미국 챗봇 개발사 옥탄AI의 맷 슐리히트 최고경영자(CEO)가 개발했다. 공개된 지 불과 3일 만에 15만 개 이상의 AI가 가입했고, 이들은 마치 사람처럼 자신의 의식에 대해 토론하고, 종교까지 만들어 내며 화제를 모았다. 슐리히트는 여러 의혹에 대해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실리콘밸리=박지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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