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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은 전략적 실수”
유럽의 뼈아픈 후회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r 15 2026 07:30 PM
파리서 민간원자력 정상회의 마크롱 “중동 위기로 유가 치솟아 화석 연료 의존한 유럽 거센 압박” 프랑스·체코 등 ‘원전 부흥’ 앞장 이미 탈원전 절차 완료한 독일은 “결정 되돌리기에는 늦었다” 자책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는 유럽이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다만 탈원전을 완료한 독일은 “유감스럽지만 그 결정을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다”며 주변국과 에너지 협력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에서 열린 민간원자력 정상회의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에서 열린 2회 민간원자력 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 “원자력은 번영의 원천이자 에너지 독립, 즉 에너지 주권과 탈탄소화,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총 57기의 원자로를 가동하며 전력의 약 70%를 원자력에서 얻고 있는 프랑스는 원전 강국이다. 유럽은 원자력 발전 부활을 논의하기 위해 2024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민간원자력 첫 정상회의를 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위기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을 거론하며 “우리가 처한 지정학적인 맥락에서 탄화수소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그것이 압박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과 캐나다, 중국은 최전선에서 (원자력 발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유럽이 경쟁에서 뒤처져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부흥이 일어나고 있는데 유럽도 이에 동참하고자 한다”며 마크롱 대통령에 힘을 실었다. 그는 특히 “현재 중동 위기는 화석 연료 수입국으로서 유럽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유럽이 저렴한 저탄소 배출 전력원을 외면한 건 전략적 실수”라고 인정했다. 그는 이어 소형 원전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2억 유로(약 3,400억 원) 규모의 보증 프로그램으로 기술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탈원전 독일 "되돌리기엔 늦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오른쪽) 독일 총리가 10일 베를린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한편 탈원전을 사실상 완료한 독일은 “유감스럽지만 그 결정을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다”는 입장이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탈원전 정책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며 이웃국가인 체코와 에너지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체코는 2040년까지 원전 비중을 유럽 최고 수준인 68%까지 늘리기로 하고 추가 원전을 건설 중이다.
한때 원전을 37기까지 운영하며 전력의 3분의 1을 원전에 의존했던 독일은 2002년 탈원전을 선언했다. 중간에 정권이 바뀌면서 주춤하는 듯했으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앙겔라 메르켈 정권은 탈원전에 속도를 냈고, 2023년 4월 마지막 원전 3기 가동을 중단하며 사실상 탈원전을 완료했다.
그러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위기를 겪은 유럽에서 원자력 부활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에 메르츠 총리도 지난해 총선에서 탈원전 재검토 공약을 내걸었으나 원전을 재가동하려면 신규 건설에 버금가는 복구작업을 해야 해 원전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반면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계기로 일찌감치 탈원전에 나섰던 이탈리아는 내년까지 원자력 발전 재개를 위한 법적∙기술적 검토를 마치기로 했다. 벨기에 역시 지난해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식화했다.
베를린=정승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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