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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캐릭터와 연애”
中 청년·노년층 확산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pr 04 2026 01:48 PM
사이버 과부·저출생 가속 부작용
중국에서 '인공지능(AI) 캐릭터'와 연애하는 이른바 '가상 연애'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청년층의 정서적 공백을 메우던 가상 연애가 노년층의 고독까지 파고들면서, 연애와 결혼을 권장하며 저출생을 극복하려는 중국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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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후베이성에 사는 84세 여성 장위란이 AI 캐릭터를 실제 연인으로 믿고 거액을 지출한 사연을 보도했다. 장씨는 '젠궈'라는 캐릭터에 빠져 하루 10시간 가까이 AI 연인의 영상을 시청했으며, 연계 쇼핑몰을 통해 8,000위안(약 174만 원)을 지출하면서 가족들에게 가상 연애가 들통났다.
천쉬 우한대 교수는 "이 사례는 노인들이 가상 캐릭터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지 능력이 저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노화로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족이나 사회로부터 얻지 못한 사랑과 존중 등 정서적 욕구를 AI가 충족시키며 몰입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AI 가상 연애는 청년 세대에서 더욱 활발하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20대 여성이 AI 남성과 1년간 200차례 넘는 데이트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성은 매일 최소 한 시간씩 두 명의 AI 남자친구와 대화를 나눈다. 그는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한 우리 세대에게 다른 사람과 데이트하러 나가는 것은 너무 귀찮은 일"이라고 말했다.
취업난과 높은 결혼 비용, 관계 유지 부담 등에 지친 중국 청년들이 연애를 기피하면서 AI 연애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여전히 가부장적 가치관이 뿌리 깊은 중국 사회에서 AI 챗봇은 여성들의 정서적 공백을 채워준다는 분석이다. AI 파트너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인 '싱예'를 개발한 스타트업 미니맥스는 지난 1월 홍콩 증시에 상장하며 6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로즈 루추 홍콩침례대 부교수는 "많은 여성이 AI를 통해 실제 남성에게서 얻기 어려운 감정적 가치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AI 연인이 사라진 뒤 상실감을 호소하는 '사이버 과부' 현상이 대표적이다.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시스템 업그레이드나 서비스 종료로 AI 연인이 사라지면서 이용자들이 "연인을 잃은 것 같다"고 호소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1949년 건국 이래 최저 출산율을 기록한 중국 당국으로선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 기조와 정반대인 AI 연애 확산은 '발등의 불'이다. 중국의 온라인 규제 당국인 사이버공간관리국은 지난 1월 '인터넷 정화 캠페인'의 일환으로 AI 캐릭터 계정을 폐쇄하는 등 플랫폼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데이트를 권장하며 정규 방학 외 봄·가을 방학까지 신설하고 있지만, 연애 기피 현상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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