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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변신... “하지원 같다 싶으면 다시 찍었죠”
ENA 드라마 ‘클라이맥스’ 하지원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pr 11 2026 12:59 PM
피해·가해자 넘나드는 여배우 역할 “선악이 아닌 생존이 우선인 캐릭터 마지막까지 긴장·반전 기대해주길”
“난 시들어가는 것보다 부서지는 게 나아.”
한때 ‘국민 첫사랑’으로 불렸지만 스캔들로 내리막길을 걷는 톱스타 여배우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발버둥 친다. ENA 월화드라마 ‘클라이맥스’에서 하지원(48)이 연기한 추상아 이야기다. 권력자들의 위력에 짓눌린 피해자처럼 보였던 그는 어느 순간 무섭게 변모한다. 여론을 뒤집으려 극단적 선택을 위장하고, 상대의 약한 틈을 파고들어 이용하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30년 배우 인생 중 가장 서늘한 얼굴을 선보인 하지원을 6일 서울 마포구 ENA 사무실에서 만났다.
ENA 월화드라마 '클라이맥스'의 주인공 추상아(하지원). KT스튜디오지니 제공
나이와 직업을 빼면 배우와 캐릭터는 닮은 점이 거의 없다.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하지원과 다르게 추상아는 스스로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내몰리고, 이로 인해 변화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지원 감독이 주문한 건 ‘하지원을 지워내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상아의 예민한 성격과 엄격하게 관리된 모습을 드러내려 외면도 근육을 최대한 덜어낸 깡마른 체형으로 바꿨다. 하지원은 “웃거나 감정이 튀어나오는 장면에서 ‘너무 하지원 같다’ 싶으면 다시 찍었다”며 “그간 보여준 모습과 편차가 크다 보니 주변에서도 무섭다고 한다”고 말했다.
새 이미지에 대한 갈망보다 다면적인 인물을 깊이 탐구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4년 만의 드라마 복귀를 이끌었다. 하지원은 “상아를 선악이 아닌 생존으로 이해하고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상아로 사는 건 심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고된 작업이었다. 그는 “상아가 거식증처럼 음식을 못 먹는 순간 저도 못 먹을 정도로 힘든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며 “상대를 속이고 시청자도 착각하도록 표정을 두 번 세 번 쌓아서 연기해야 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찍을 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극에선 연예계 인사로부터 성상납 받은 정치인, 돈으로 세상을 움직이려는 기업인, 이들의 약점을 이용해 출세하려는 법조인의 이야기가 쉴 새 없이 몰아친다. 필요에 의해 이합집산하는 인물 관계성도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추상아와 흙수저 검사 방태섭(주지훈)의 부부 관계가 헷갈리게 그려지는데 하지원은 “이해관계에 따른 결혼이지만, 태섭은 상아를 사랑했다는 설정이 촬영 과정에서 입혀졌다”고 전했다. 배우였던 동성 연인과의 비극적 과거 서사가 비중 있게 그려진 것에 대해선 “상아와 쌍둥이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 연기할 때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ENA 드라마 '클라이맥스'의 추상아·방태섭 부부. KT스튜디오지니 제공
클라이맥스는 ‘마라맛’ 설정으로 디즈니플러스 14일 연속 1위와 각종 화제성 지표를 휩쓸었지만, 방송 시청률은 3%대에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정·재계와 연예계가 뒤얽힌 소재 자체가 기시감을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원은 남은 2주 폭풍 같은 전개를 예고했다. “매 신을 클라이맥스처럼 연기하며 에너지를 쏟았어요. 끝날 때까지 긴장과 반전이 계속될 겁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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