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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배우로 만나 부부 인연

“구독자 엉뚱한 질문도 영상 아이디어”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pr 11 2026 01:03 PM

호기심을 과학으로 풀어내는 ‘코코보라’ 채널 안하빈·이보람씨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유익한 콘텐츠로 꼽히는 대표적인 장르 중 하나로 '지식 정보'를 들 수 있다. 과학 실험과 원리 설명을 비롯해 세상의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내고 있는 '코코보라' 채널은 72만 구독자를 확보하며 이 분야에서 안정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와 퍼포머로 만나 결혼까지 한 부부 유튜버 안하빈(코코·34), 이보람(보라·33)씨를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나 채널 운영에 대해 들었다.

 

d57e604f-ba7f-41ac-83c2-263d075c4bcf.jpg유튜브 채널 '코코보라'를 운영하는 이보람(왼쪽), 안하빈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내 추억이고 그냥 취미로 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진짜 채널에 아무 기대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잘되길 기대한다면 꾸준히, 성실하게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예진 기자

 

-유튜브 채널 운영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코코=연극 배우였다. 중학교 때부터 연극을 했고 서울예대 나와서 쭉 연극을 했다.
보라=대학원에서 곤충 병리학 연구를 하고 있었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있어서 취미로 그 활동을 조금씩 하면서 유튜브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두 사람은 어떻게 알게 됐나.
보라=대학 4학년 때 페임랩이라는 과학을 쉽게 설명하는 3분 말하기 국제 대회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운 좋게 한국 톱10에 선정된 뒤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계속해 왔다. 과학 대중화를 위한 강연이나 공연에서 커뮤니케이터로 일하다 알게 됐다.
코코=2018년에 창의재단에서 하는 과학 연극 오디션에 지원해 주인공을 맡았는데 양자역학 같은 게 나오고 내용이 어렵더라. 과학자 역을 맡는데 모르면 안 되니까 재단에서 자문위원을 배우들에게 붙여주었는데 그때 만났다.

-유튜브 채널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
코코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과학에 접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보라님이 유튜브 채널 만든다고 하길래 같이 하자고 끼어들었다.
보라=채널 이름을 '과학을 보라'는 뜻으로 '과학 보라'라고 생각해놨는데 같이하게 되면서 이름을 바꿨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쉽게 따라할 과학 실험 영상을 올렸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기억하기 쉬운 이름이 좋을 것 같아 '코코'를 붙여 '코코보라'로 했다.

-지금까지 만든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나.
코코=어린이 대상 실험 영상으로 시작했는데 실험 자체는 신기해서 보지만 그 원리를 설명하면 아이들이 어려워 이해를 못하더라. 그래서 대상 연령층을 성인으로 넓혔다. 조회수가 많이 나온 고래 폭발 영상이 그렇게 해서 처음 만든 콘텐츠였다. 가져온 영상에 설명을 입히는 스타일이다. 지금은 신기한 장소 등 현장을 찾아가서 보여주는 영상 위주로 만들고 있다.

 

6a7710c5-54b7-4496-8f1c-cb1b8919b533.jpg코코보라 채널 인기 동영상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떻게 구하나.
보라
=실험은 사실 갑자기 나오는 경우가 없다. 원래 누군가가 했고 그것을 누가 어떻게 재미있게 발전시키느냐, 매력적으로 만드느냐가 관건인데 어떤 과학적인 실험 영상이 있으면 해외 채널도 참고하면서 그런 걸 발전시켜서 제작을 한다.
코코=시청자들이 댓글로 엉뚱한 질문할 때도 있는데 그게 의외로 괜찮은 경우가 있다. 비행기가 나는 베르누이의 원리를 종이비행기를 예로 들어 설명하는데 종이비행기를 크게 접어서 날리면 사람이 매달릴 수도 있나라는 질문이 나오고 이게 진짜 될까 생각하게 된다.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편집하고 업로드하는 과정은.
보라=기획은 둘이서 주로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해서 다른 스태프들과 공유한다. 촬영은 원래 둘이서 휴대폰으로 찍었다. 그런데 유튜브 시청 분석표를 보면 요즘은 휴대용 기기가 아니라 TV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래서 고품질 영상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해 카메라를 다룰 줄 아는 PD 한 분도 같이 촬영을 한다. 편집은 인트로에 무얼 넣을지 본론에는 어떤 내용을 담을지, 마무리에는 어떤 내용을 담을지 촬영하면서 머릿속으로 구상을 한 다음 PD들에게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해 맡기거나 저희가 직접 편집하기도 한다. PD 2명이 같이 작업한다.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보라=영상 아이디어가 없을 때가 힘들다. 채널 운영은 사실 아이디어와의 싸움이다. 아이디어가 샘솟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엄청나게 고민 된다.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사는 직업이다 보니 반응이 안 좋을 때도 어렵다. 반응이 안 좋은데 무엇이 문제인지 잘 모를 때도 있다. 정답이 없는 문제를 놓고 계속 씨름해야 하니까 힘들다.


-영상은 얼마만에 한 번씩 올리나.
보라=일주일에 긴 영상 2개, 짧은 영상 2, 3개 올리려고 노력한다. 많이 안 올리면 알고리즘에서 버려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코코=채널 성격도 관련이 있는데 많이 올려야 잘되는 채널이 있는가 하면 일주일에 하나 올리더라도 자기만의 무기가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잘될 수 있다. IT 관련 채널인데 일주일에 하나 올린다 그러면 도태될 수도 있다.

-구독자 숫자가 갑자기 늘어난 때가 있었나.
보라=코로나19 때 사람들이 집에서 유튜브를 많이 봐서 그런지 늘었고 쇼츠가 처음 나왔을 때 저희가 좀 빠르게 진입을 했는데 그때 구독자가 엄청 늘었다. 그때는 매일 올리는데도 쇼츠 조회수가 금세 몇 십만, 몇 백만이 나왔다.

-인기 동영상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코코=타밀록이라는 맹그로브숲에 사는 필리핀 조개 영상을 쇼츠로 올리고 좋아요가 10만 넘으면 먹으러 가겠다고 농담처럼 했는데 실제 그렇게 돼서 해외 촬영 갔다온 게 기억에 남는다.
보라=그 영상 때는 구독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최근 영상 중에는 강원도 정선에 있는 예미랩이라는 암흑물질 실험실을 소개한 게 반응이 괜찮았다. 좀 어려운 내용이라서 인기를 끌까 싶었는데 의외였고, 국내에서도 이런 연구를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걸 알린 것 같아 뿌듯한 기분도 들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이런 연구 시설 소개를 좀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유튜브 영상 제작 이외의 다른 크리에이터 활동이 있다면.
보라=교과서 출판사와 협업을 해서 과학 지식을 상황극으로 보여주는 영상을 만들어 납품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산과 염기를 설명만 하는 게 아니라 코코님이 다양한 캐릭터가 되어 상황극으로 보여주는 내용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실험에 살을 붙이고 스토리를 만들어 아이들이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한 거다.
코코=과학실험 등을 담은 학습 만화도 지금까지 4권 냈다. 과학 강연, 공연도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꾸준히 하고 있다.

-수익은 어떻게 만들고 얼마나 되나.
코코=조회수 수익만으로 채널을 운영하기는 조금 힘들다. 스태프도 있고 현장 촬영이 많으니 관련 비용이 적지 않게 든다.
보라=전에는 그래도 구글에서 먹고살 만큼 줬는데 최근에는 단가가 많이 떨어져서 조회수 수익만으로는 적자다. 다른 외부 활동을 해서 영상에 투자해 운영해가고 있다. 코코보라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진 셈이라서 조회수가 안 나온다거나 그 수익이 적다고 그만할 거야, 강연하고 공연만 할 거야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 균형을 잘 맞추면서 해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코코=광고는 윈윈할 수 있겠다 싶은 것만 골라서 제한적으로 한다. 제품 광고는 제대로 써보지도 않고 좋다고 말하기 좀 그래서 안 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나 산림청 같은 데서 나무 심기 캠페인 같은 게 들어오면 돈이 적더라도 한다. 그러다 보니 한 달에 한 번도 안 하는 것 같다. 전체 수익은 모든 비용 빼면 저희 두 사람은 적당히 월급받고 일하는 정도다.
보라=코로나19 때는 유튜버들이 다 같이 잘 벌었다. 지금은 그때 벌어놓은 돈을 쓰고 있는 느낌이다.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코코=영상을 꾸준히 올려야 한다. 내 추억이고 그냥 취미로 하는 거다라고 생각하면 진짜 채널에 아무 기대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게 잘되면'이라는 기대를 조금이라도 하고 있다면 꾸준히, 성실하게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영상이 10개가 넘으면 분석표 같은 게 나오니까 그걸 보면서 무엇을 차별화할지, 시청 지속률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서 개선해 가야 한다.

보라=꾸준히 하려면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삼는 게 중요하다. 거기에서 출발해 남들과 다른 뭔가를 생각해가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김범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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