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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주간한국

“절대 돌아가지 않을 거야”

자유를 향한 두 여자의 질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y 31 2026 09:40 AM

리들리 스콧 감독 영화‘델마와 루이스’ 35년을 뛰어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고전


시간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고 오히려 시대의 공기와 맞물려 더욱 강렬한 빛을 발하는 예술 작품이 있다. 1991년 극장가를 뒤흔들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델마와 루이스’(Thelma & Louise)다. 개봉 35주년을 맞이한 2026년, 이 작품은 제79회 칸 영화제의 공식 포스터 주인공으로 소환되었다. 35년 전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었던 수잔 서랜든과 지나 데이비스의 아이코닉한 흑백 사진이 마침내 칸의 얼굴이 된 것이다. 영화 속 두 여성이 외쳤던 자유와 연대, 그리고 저항의 메시지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현재 진행형임을 선언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akr20250610133000005_01_i_p4.jpg영화‘델마와 루이스’에서 두 여자의 질주는 여전히 우리에게 “자유를 선택하라”고 외친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이 영화를 통해 사회적 편견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연합뉴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델마와 루이스’는 개봉 당시부터 큰 논란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수잔 서랜든과 지나 데이비스라는 두 명여배우가 주연을 맡았고, 캘리 코우리의 날카로운 각본이 빛을 발한다. 아칸소의 평범한 시골 마을에서 각자의 삶을 견뎌내던 두 여성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델마(지나 데이비스 분)는 가부장적이고 통제적인 남편 밑에서 숨죽여 살아가는 순진한 전업주부이며, 루이즈(수잔 서랜든 분)는 식당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마음 깊은 곳에 지우지 못할 상처를 숨긴 채 살아가는 현실적인 여성이다.

일상의 답답함을 벗어나 주말 낚시 여행을 떠나기로 한 두 사람의 소박한 계획은, 여행길에 들른 한 술집에서 완전히 어그러지고 만다. 술에 취한 남성이 델마를 성폭행하려 하자, 이를 목격한 루이즈가 권총을 겨누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끝내 방아쇠는 당겨지고, 남성은 숨을 거둔다.

이 우발적인 사건을 계기로 평범했던 두 여성은 순식간에 법의 추적을 받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정당방위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법 시스템에 대한 불신 속에서, 그들은 미국 남서부의 광활한 도로 위로 차를 쏜다. 흥미로운 점은 도망의 과정이 깊어질수록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공포나 절망이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해방감과 자아의 발견이라는 점이다.

법과 사회의 테두리 바깥으로 튕겨 나간 후에야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마주하게 되는 아이러니는, 이 영화가 단순한 범죄 스릴러나 오락성 로드무비와 궤를 달리하는 지점이다. 도중 이들이 만나는 매력적인 히치하이커 JD(브래드 피트 분)의 등장은 극에 긴장감과 뜻밖의 전개를 더하며 영화적 재미를 배가시킨다.

‘델마와 루이스’의 가장 큰 매력은 두 여성 주인공의 성장과 우정에 있다. 텔마는 남편에게 의존적이고 순진한 가정주부로 시작하지만, 사건을 겪으며 점차 적극적이고 대담한 인물로 변모한다. 루이즈는 차갑고 현실적인 성격 뒤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인물로, 과거의 트라우마가 그녀의 행동을 결정짓기도 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점점 더 강해진다. 이 과정은 여성 우정의 힘을 아름답게 그려내며, 전통적인 남성 중심 로드무비와 차별화를 이룬다. 남성들이 주로 등장하는 모험 영화에서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도로를 질주한다는 설정 자체가 신선하고 혁명적이었다.

영화는 당시 미국 사회의 젠더 문제를 직설적으로 다룬다. 성폭력, 가정 내 억압, 사법 시스템의 편견,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선 등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특히 루이즈가 총을 겨누는 장면이나, 두 사람이 점점 더 과감해지는 모습은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억압에 대한 저항으로 해석된다. 그랜드 캐니언을 배경으로 한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의 상징이자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절벽을 향해 차를 몰고 가는 두 여성의 모습은 죽음이 아닌 자유에 대한 선택으로 읽힌다. “우리는 절대 돌아가지 않을 거야”라는 대사는 많은 관객에게 강렬한 각성을 불러일으켰다.

‘델마와 루이스’는 관객에게 묻는다. 진정한 자유란 무엇이며, 우리는 그것을 위해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가. 두 여성의 질주는 아직도 우리 가슴 속에서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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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reatimes.net/주간한국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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