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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무효" 투표함 막아선 극우 인간띠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일파만파'


Updated -- Jun 03 2026 01:01 PM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Jun 03 2026 12:58 PM

부정선거론자 몰려와 밤샘 대치


【서울】6·3 지방선거 본투표 날인 3일 서울 지역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떨어져 한때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연장된 투표소에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극우단체가 몰려와 투표함 반출을 저지하는 등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졌다.

 

선거7.jpg

4일 0시쯤 서울 송파구 잠실7동2투표소 앞에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인파가 몰려 있다. 서울 한국일보 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예상을 웃도는 투표율로 사전에 준비한 용지가 빠르게 소진됐다고 해명했지만, 유권자들은 투표권을 박탈당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 기준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투표소는 서울 송파구 12곳, 강남구 1곳, 광진구 1곳 등 총 14곳이다. 특히 투표 대기 번호표를 받은 유권자들을 위해 투표 종료 시각을 오후 10시로 늦춘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극우단체와 유튜버 등 300여 명이 몰려와 밤새도록 난동을 벌였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6·3 지방선거는 부정선거” “투표함이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 “이재명 탄핵” “선거 원천 무효” 등을 외쳤다. 또 즉각적인 개표 중단을 주장하며 선관위의 투표함 반출과 개표소 이송을 막기 위해 투표소 정문부터 후문까지 인간 띠로 봉쇄했다.

일부 주민들이 “부정선거론자들이 왜 설치느냐”고 항의하면서 양측 간 험악한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도 이어졌다.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통제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인파는 점점 더 불어났다. 일부 부정선거 시위대는 서울 광화문광장과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 앞으로 몰려가기도 했다.

투표 마감이 한참 지난 뒤에도 투표함을 옮기지 못해 개표에 차질이 빚어지자, 결국 선관위는 경찰에 투표함 반출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들이 투표소 내부로 들어가 선관위 관계자들과 시위대 강제 해산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물리력 행사에 한계가 있어 한동안 대치 상태가 계속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다른 투표소들도 온종일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에는 오후 1시쯤부터 용지 부족으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고, 오후 4시 30분 이후로는 투표가 전면 중단돼 100명 넘는 유권자가 발길을 돌리거나 수 시간 대기해야 했다.

오후 6시 투표 마감 직전 투표용지 50장이 추가 공급됐지만 턱없이 모자랐다. 선관위는 오후 6시 전에 도착한 유권자에게 대기 번호표를 배부해 마감 이후에도 투표할 수 있도록 조치한 뒤, 투표용지를 공수해 투표를 재개했다. 하지만 장시간 대기한 시민들은 선관위의 미숙한 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오후 7시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잠실2동 주민 이모(56)씨는 “오후 4시 30분쯤 도착했는데 별다른 안내가 없어 30분 가까이 기다리다가 뉴스를 보고서야 상황을 알았다”며 “자칫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할 뻔했다”고 황당해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45)씨는 “오후 6시 전에 도착했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번호표를 받지 못해 투표 기회를 날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투표용지는 맞춰서 준비하는데 전국 단위 선거가 그보다도 못하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투표가 경품 뽑기도 아닌데, 4년간 기다린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하지 못했다”고 성토했다.

송파구 가락2동 제3투표소에서도 유권자 200여 명이 투표용지가 보충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렸다. 이곳에서 투표를 마친 회사원 김모(44)씨는 “평소와 달리 수십 명이 길게 줄을 서 있어 당황스러웠다”며 “국가의 중요한 선거 관리를 어떻게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선관위는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통상 투표율이 100%에 이르지 않는 점을 고려해 직전 지방선거 투표율에 맞춰 용지를 준비했다”며 “송파구 일대 투표소에서 준비된 용지가 부족해 해당 투표소로 투표지를 긴급 이송했다”고 밝혔다. 2022년 치러진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은 50.9%였다.

논란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이날 오후 9시30분쯤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사무총장, 서울시 선관위원장과 사무처장, 송파구 선관위원장과 사무국장 등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선거관리 책임자로서 관리·감독 의무를 현저히 소홀히 하고 헌법상 보장된 선거권을 침해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www.koreatimes.net/핫뉴스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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