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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서 1만5천 불 사라졌는데...
TD은행 “고객 책임"아라며 배상 거부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Jun 08 2026 10:24 AM
피해자, 매달 100불 이상 이자 부담
TD은행이 계좌에서 약 1만5천 달러가 무단 이체된 사건에 대해 고객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이 계좌가 해킹되지 않았다는 근거는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연방해안경비대 급여 업무를 담당하는 샤키르 아하메드는 지난해 7월 TD은행으로부터 라인 오브 크레딧 계좌의 한도에 근접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당시 라인 오브 크레딧 계좌를 사용한 적이 없어 즉시 이상을 감지했고 곧바로 지점을 방문했다.
아하메드는 며칠에 걸쳐 전자이체(e-transfer)가 반복적으로 이뤄졌으며, 이로 인해 약 1만5천 달러가 빠져나간 사실을 은행에서 확인했다. 그는 곧바로 TD은행 사기대응 부서에 신고하고 핼리팩스경찰에도 사건을 접수했다.
그러나 몇 주 뒤 TD은행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손실에 대한 책임이 아하메드에게 있다고 통보했다. 이후 이의를 제기하자 은행 측은 해당 거래가 아하메드의 IP 주소에서 이뤄졌고 일회용 인증번호가 입력됐다고 설명했다.
아하메드는 휴대전화나 이메일로 어떠한 인증번호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거래가 시작된 지 8일이 지나서야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서비스 분쟁조정기구인 은행서비스 및 투자 옴부즈맨(OBSI)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 기관 역시 계정 로그인 정보가 사용됐다는 이유로 보상을 권고하지 않았다.

TD은행이 1만5천 달러 무단 이체 피해를 고객 책임으로 결론 내리자 보안 검증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이미지
TD은행은 IP 하이재킹, 악성코드 감염, 계정 탈취 등 각종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어떻게 배제했는지에 대한 질의에 인터뷰를 거부했다. 대신 TD은행의 애슐리 머피 기업·공공업무 수석매니저는 서면 성명을 통해 일회용 인증번호가 아하메드의 휴대전화로 전송됐고, 평소 사용하던 기기에서 거래가 완료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머피 수석매니저는 TD은행이 다층적인 보안 체계와 모니터링, 고객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디우 포파 사이버보안 전문가는 TD은행이 아하메드의 과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이 제시한 정보만으로는 고객이 거래를 승인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없으며, 기기 위조는 비교적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파 전문가는 최근 금융기관들이 고객 책임을 입증하는 구체적 증거를 공개하지 않은 채 보상 청구를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기관들이 모든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단독 사례가 아니다. 아하메드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돈은 가상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과 결제 처리 업체 페이퍼(Payper)로 송금됐다. 사용된 이메일 주소인 payper@kraken.com과 et@payper.ca는 온타리오주 지역 매체가 보도한 다른 TD은행 고객 사기 사건에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름 온주 웰랜드에 거주하는 캐나다군 참전용사 마이클 파네타도 계좌에서 약 1만 달러가 인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그는 TD은행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끝에 보상을 받았지만, 비밀유지계약(NDA)에 서명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는 상태다.
비슷한 시기 온주 소롤드 거주 켈리 이네어도 사기 송금으로 3천 달러를 잃었다. TD은행은 손실액의 절반만 보상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이네어는 전액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파 전문가는 과거 사기 의혹이 제기된 수취인에게 짧은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송금이 이뤄졌다면 추가 검증 절차가 작동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거래가 고객의 기존 금융거래 패턴과 일치하는지도 확인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하메드는 이번 사건 한 달 전에도 의심스러운 거래를 경험했다. 당시 누군가 그의 계좌에서 1,900달러를 전자이체하려 했지만, 그는 즉시 TD은행 지점을 찾아 신고했고 은행 직원이 돈을 회수했다. 당시 직원은 추가 보안 조치가 적용됐다고 설명했지만, 한 달 뒤 약 1만5천 달러가 다시 빠져나갔다.
TD은행은 조사 대상 거래가 모두 이중 인증 절차를 거쳐 승인됐다고 주장했지만, 아하메드는 어떠한 승인 요청 메시지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포파 전문가는 조사 과정에서 해당 거래가 고객의 기존 금융 활동과 부합하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하메드의 거래 기록 대부분이 소액 결제였으며, 라인 오브 크레딧에서 반복적으로 1,500달러씩 인출되는 거래는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 싱가포르, 호주처럼 금융기관이 고객의 중대한 과실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피해자를 보상하는 제도가 캐나다에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국가들에서는 송금은행과 수취은행이 손실을 분담하는 경우가 많아 금융기관들이 사기 방지 체계 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설명했다.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 연방재무장관은 지난해 은행법(Bank Act) 검토 과정에서 관련 입법 요구가 제기됐음에도 유사한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 대신 국제적 모범사례를 검토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사기 대응 전략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사기방지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인의 사기 피해 신고액은 7억400만 달러로 집계돼 2024년의 6억3,800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다만 실제 피해 규모는 신고율이 5~10% 수준에 불과해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아하메드는 이후 TD은행 모바일앱을 삭제하고 보안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직장 컴퓨터를 통해서만 계좌에 접속하고 있다. 그러나 TD은행이 손실액에 대한 상환을 요구하면서 현재도 매달 100달러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번 사건이 자신과 가족에게 매우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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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