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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작품
김외숙의 문학카페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Jul 06 2026 04:02 PM
최근 어느 지인이 자신의 사진 몇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사진 속의 그분은 모두 다른 옷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적당히 잿빛인 머리칼과 어우러져 세련된 모습이었다.
‘모델이 되셨나?’
그 사진을 보고 내가 먼저 생각한 것이 시니어 모델이었다.
내 친구도 시니어 모델 일을 한다는 말을 들은 터라, 무엇보다도 이 나이에 멋진 외양과, 노년의 매력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으니 부러웠다.
그런데 사진 속의 그분과 평소 내가 아는 그분의 모습 사이에 다른 점이 있었다. 사진 속의 그분은 세월의 흔적을 다 깎아낸, 세련된 중년이었다.
그때야 그분이 인공지능의 한 기능을 사진에 적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구나 하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화장도 성형수술도 없이 외양을 바꾸는 AI의 기능을, 그 기능을 활용해 중년으로 변신한 자신을 보여주려던 것이 사진을 보낸 숨은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언스플래쉬
소설 창작 활동을 하는 다른 한 지인은 최근에, 아주 미더운 비서 하나를 두었다고 했다. 그 비서가 얼마나 똑똑하고 재빠른지 지금까지 쓴 작품 문장을 그 비서에게 고치도록 하고 있다며 내게도 그 방법을 써 보라고 권유했다. 지인이 말한 비서는 AI였다.
첨단 기술 따라가는 일에 더딘 편인 내가 초벌 원고를 들여다보고 있던 최근에 친구 시인이 또 말했다, AI에게 제목 주고 시를 써달라고 했더니 금방 작품 하나를 만들어내더라고.
무겁고도 벅찬 시 하나 짓는 일이 눈 깜빡할 사이에도 가능하니, 더 이상 못 쓸 것 같다고 자조했다.
“그런데 넌 계속 네 방법으로 소설 쓸 거야?”
AI에게 충격받은 친구가 내게 한 질문이었다.
‘네 방법’이란 말이 날 따라다녔다.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최첨단 기술은 이제 누구나의 손안에 있다.
누군가는 파격적인 사진 기술로 젊음으로 돌아가고, 누군가는 손안의 기술을 문장 고치는 비서로 삼고, 첨단 기술에 충격받은 누군가는 평생 써온 시를 접으려고 했다. 깊은 사유의 세계에서 퍼 올려 평생 써온 시를, 자신의 문장을, 최첨단 기술 앞에서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말이었다. AI가 만든 시 앞에서, 비서라는 AI 앞에서 그들이 AI조차도 범접할 수 없는, 엄청난 깊이의 정신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이란 사실을 잠시 잊었던가 보았다.
AI 비서 손에서 문장이 바뀌는 순간 그것은, AI의 문장이지 사람의 문장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AI의 탁월한 능력 앞에서 우리는 여전히 단념하지 못한다. 단어 하나 바꾸고 토씨 하나 바꾸는데 무엇이 큰 문제인가, 하며 합리화하기도 한다.
AI가 사람에게 제공하는 기능은 활용해 유익하도록 즐기되, 문장의 단어 하나, 토씨 하나라도 바꾸는 것은 작품을 쓴 사람이 해야 한다.
자신의 정신 속에 뽑아낸 작품은 AI것이 아닌, 작가 자신의 창작품이기 때문이다.

소설가 김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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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