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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럽다’는 말도 통하죠”

한국어로 '마음' 돌보는 사회복지사


  • 최이지수 인턴기자 (media2@koreatimes.net)
  • Aug 14 2026 12:37 PM

[노스욕 패밀리헬스팀 한재웅씨 인터뷰] 가정의 의뢰 거쳐 6~8회 무료 단기상담 이민 스트레스·자녀교육·부부갈등 다뤄 “잠·식사·흥미 변화 수주 지속되면 상담 고려”


 

“몸이 뻐근하면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듯, 마음이 침울하면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캐나다 이민 생활에서 겪는 외로움과 불안, 자녀 교육을 둘러싼 갈등도 심리상담을 받아야 할 이유가 될 수 있다. 상태가 심각해진 뒤에야 상담실을 찾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점검하는 예방적 상담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 본보는 지난달 22일 지역 1차 의료기관인 노스욕 패밀리헬스팀(North York Family Health Team)을 방문해 한재웅 사회복지사와 만나 캐나다 의료시스템 안에서의 정신건강 지원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요크대에서 사회복지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친 한씨는 NYFHT 정신건강팀에서 심리상담을 맡고 있다. 이곳에서는 사회복지사와 약사, 영양사, 가정의, 정신과 전문의 등이 한 팀으로 환자를 돌본다. 그는 “꼭 심각한 상태가 돼야만 상담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번 대화해 보면서 자신의 현재 상태를 알아가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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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는 지난달 22일 요크대에서 사회복지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친 한재웅(오른쪽) 사회복지사와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NYFHT 정신건강팀에서 심리상담을 맡고 있다. 이하 사진 박민서 인턴기자

 

사회복지사가 심리치료를 한다고?

한국인에게는 사회복지사에게 심리상담을 받는 일이 낯설 수 있다. 그러나 온타리오에서는 등록사회복지사도 관련 역량을 갖추고 법과 직업 규정을 준수하면 심리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온타리오 사회복지사·사회서비스종사자 등록기관(OCSWSSW)은 소속 등록자가 심리치료를 수행하고 ‘심리치료사(psychotherapist)’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다만 명칭을 쓸 때는 등록사회복지사 등 자신의 등록 자격을 함께 밝혀야 한다. 심리치료 역량은 학위만으로 자동 취득되는 것이 아니며, 교육과 임상 경험,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갖춰야 한다는 게 등록기관의 설명이다.

NYFHT의 정신건강 프로그램은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 감정 조절, 대인관계 문제 등을 다룬다. 개인 단기상담뿐 아니라 집단 프로그램, 사례관리, 정신과 자문도 제공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의료진의 의뢰가 필요하다. 한씨에 따르면 그가 맡는 개인상담은 현재 통상 6~8회 무료로 진행된다. 한씨의 상담을 원하는 환자는 자신의 가정의가 NYFHT에 소속돼 있는지 확인한 뒤 의뢰를 요청할 수 있다. 6~8차례 상담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씨는 제한된 기간 안에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내담자와 함께 정하고, 이후 상태를 계속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재웅 사회복지사는 상담을 정답을 알려주는 과정이 아니라, 내담자가 자기 마음을 이해하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영화나 취미처럼 부담이 적은 주제로 대화를 시작하고, 질문을 이어가며 현재의 감정과 관계를 함께 살핀다. 그는 “심리상담사들은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며 "내담자 본인이 스스로의 전문가이기 때문, 저는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 배워 가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스럽다’는 감정,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들어”

한국어 상담의 가장 큰 장점은 언어뿐 아니라 문화적 맥락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씨는 “‘너무 한스러웠다’고 말할 때 영어로는 그 느낌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며 “같은 문화를 공유하면 상담을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인과 이민자들이 상담실에서 꺼내는 고민은 다양하다. 낯선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긴 스트레스, 한국과 다른 교육환경 속 자녀 양육 문제, 부모와 자녀 사이의 세대·문화 차이, 부부 관계의 갈등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한국어만이 좋은 상담의 조건은 아니다. 한씨는 “결국 사람을 대하는 마음과 진심이 중요하다”며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영어 상담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패밀리헬스팀의 강점은 상담이 다른 의료 서비스와 단절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회복지사는 필요할 때 가정의와 상담 경과를 공유하고 치료 방향을 논의한다. 수면이나 식생활 문제가 함께 나타나면 영양사와, 약물이나 중독 관련 도움이 필요하면 약사와 협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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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웅(오른쪽) 사회복지사는 상담에 있어 “결국 사람을 대하는 마음과 진심이 중요하다”며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꼭 한국어 상담이 아니라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이지수 기자가 한씨와 모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잠·식사·흥미의 변화가 몇 주 이어진다면

상담을 고려할 대표적인 신호로는 생활습관의 변화가 꼽혔다.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상태, 쉬어도 계속되는 무기력, 갑작스러운 식사량 변화, 평소 즐기던 일에 대한 흥미 저하가 별다른 이유 없이 몇 주간 이어진다면 전문가와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자신의 안전이 걱정되는 위기 신호가 나타날 때는 지체 없이 긴급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한씨는 마음의 어려움을 무조건 참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했다. 다른 질환처럼 제때 돌보지 않으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상담이 예방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이나 대기시간 때문에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공공 서비스를 먼저 알아보라고 권했다. 온타리오헬스가 운영하는 온타리오 구조화 심리치료 프로그램(OSP)은 우울·불안 관련 어려움을 겪는 18세 이상 주민에게 인지행동치료 기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한씨는 사설 상담이 필요하다면 ‘사이콜로지 투데이’ 등 상담사 검색 사이트에서 언어를 한국어로 설정해 상담 방식과 전문 분야, 비용을 비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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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웅 사회복지사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내담자가 “이제 더 이상 만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할 때다. 상담사와 내담자가 가장 좋은 상태에서 헤어져야 하는 직업의 아이러니다.

 

가족이나 친구가 힘들어 보일 때는 답을 재촉하기보다 기다릴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한씨는 “‘힘든 일이 있으면 당장 말해’라고 하면 오히려 이야기하기 싫을 수 있다”며 “‘지금이 아니어도 네가 편할 때 들을 준비가 돼 있어’라고 말해 주는 정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재웅 사회복지사는 “처음 상담을 받으면 내가 문제가 있거나 나약해서 온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면서도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처럼, 한번 용기를 내서 자신을 더 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 누군가 위험에 처했다면 즉시 9-1-1로 전화하세요.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9-8-8로 연중무휴 24시간 상담 가능합니다. 9-8-8: Crisis Helpline.

또한 어린이지원전화Kids Help Phone(1-800-668-6868)와 건강희망지원라인Hope for Wellness Help Line(1-855-242-3310)에서도 상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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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지수 인턴기자 (media2@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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