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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한 여름휴가 보내려면
독감·자외선·척추건강 주의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16 2026 01:53 PM
낯선 여행지 수면부족·피로 겹치면 감염 취약한 아이들 독감 잘 걸려 냉방병과 혼동 땐 치료 늦어 위험 심하게 처지거나 고열 땐 응급실로
"기대하고 떠난 여름휴가였는데, 밤새 불덩이 같은 아이를 안고 낯선 여행지에서 응급실을 전전했습니다."

다섯 살 아이를 둔 김모(39)씨는 최근 여름휴가를 떠났다가 곤욕을 치렀다. 아이가 38도 이상의 고열에 시달리면서다. 에어컨 바람 때문에 생긴 냉방병으로 여겼지만, 해열제를 먹여도 좀처럼 열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축 처진 아이를 안고 찾은 응급실에서 받은 진단은 독감이었다"며 "여름에도 독감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 예기치 못한 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름 독감'부터 강한 자외선에 따른 피부질환,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척추질환까지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외선A 간과해선 안 돼...여름철 독감, 냉방병과 혼동 주의
독감은 주로 가을과 겨울에 유행하지만 여름에도 걸릴 수 있다. 특히 에어컨을 켜고 환기를 소홀히 한 채 장시간 실내에 머물거나, 호텔·수영장·키즈카페 등에서 다른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하면 감염 위험이 커진다. 낯선 여행지에서 수면 부족과 피로가 겹치면서 아이들의 몸이 지치는 것도 감염에 취약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아이가 열이 나는데도 예약한 일정 탓에 무리하게 여행이나 물놀이를 강행하면 충분히 쉬지 못해 회복이 늦어지고 고열이나 탈수 등 독감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냉방병과 혼동하기 쉬워 여름철 독감의 진단과 치료를 늦출 수 있다. 냉방병은 특정 감염병이 아니라 실내외 온도 차와 건조한 공기 등으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통칭한다. 주로 두통과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이 나타나는데, 일부 증상은 독감과 겹쳐 감별이 쉽지 않다. 따라서 고열이 지속되거나 아이가 심하게 처진다면 냉방병으로 단정하지 말고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최 회장은 "아이가 숨을 가빠하거나 물을 마시지 못해 소변량이 급감하는 경우, 입술이 파래지거나 열이 내렸다가 다시 오르거나 호흡곤란이 심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쏟아지는 자외선도 여름휴가에서 주의해야 할 요인이다. 자외선에 수십 년간 노출되면 피부세포의 유전물질(DNA)이 지속적으로 손상돼 기저세포암은 물론 악성흑색종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기저세포암은 피부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기저층의 세포에서 발생하는 피부암이다. 국내 피부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피부암 환자는 2024년 기준 3만6,000명으로, 5년 전보다 33%가량 늘었다.
이우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단시간에 피부를 붉게 만드는 자외선B(UVB)만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피부 깊숙이 침투해 콜라겐을 손상시키고 노화와 색소 침착을 유발하는 자외선A(UVA)도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짚었다. 자외선B는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세기가 강하고 흐린 날에는 양이 줄어드는 반면, 자외선A는 구름을 어느 정도 통과해 흐린 날에도 지표면까지 도달한다. 건물 유리창도 통과하기 때문에 실내나 차량 안에서도 피부 노화와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 일상생활에는 SPF 30, PA++ 이상이면 충분하지만, 장시간 야외활동 시에는 SPF 50, PA+++ 이상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SPF는 자외선B 차단 정도를, PA 지수는 자외선A 차단 효과를 나타낸다.
평소 있던 점도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색이 진해지거나 크기가 커지는 등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때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 'ABCDE 법칙'이다. 점을 반으로 나눴을 때 양쪽 모양이 다른 비대칭(Asymmetry)이거나, 테두리(Border)가 흐릿하고 들쭉날쭉한 경우 주의해야 한다. 한 점 안에 여러 색(Color)이 섞여 있거나 지름(Diameter)이 6㎜ 이상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최근 몇 달 사이 크기와 모양, 색이 눈에 띄게 변했다면(Evolving)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교수는 "동양인은 햇빛을 잘 받지 않는 발바닥이나 손톱 밑에 생기는 말단흑색종 발생 빈도가 높으므로, 잘 보이지 않는 부위라도 꼼꼼히 살피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거리 운전 시 1~2시간마다 스트레칭 필요

장시간 운전 역시 휴가철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휴양지로 향하거나 돌아오는 길에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운전하면 허리·골반 주변 근육과 척추에 미치는 부담이 커진다. 운전 후 허리가 뻐근한 정도라면 일시적인 근육 피로일 가능성이 크지만,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저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척추 신경이 압박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근호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장시간 운전 후 다리 저림이나 방사통이 나타난다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숙이면 편해지는 경우가 많아 단순 피로로 오인하기 쉽지만, 다리 저림이나 통증이 반복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거리 운전 시에는 1~2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러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차에서 내려 5~10분 정도 가볍게 걷기만 해도 허리 주변 근육의 긴장을 줄이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전석에서는 엉덩이를 등받이 깊숙이 붙여 허리를 밀착시키고, 무릎이 엉덩이보다 약간 높게 위치하도록 시트를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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