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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뇌세포도 시간 따라 늙었다
신체 밖에서 지속된 성숙 과정 주목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Aug 19 2026 11:59 AM
자폐증·조현병 발생 연구 활용 기대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 뇌세포 덩어리가 7년 동안 생존하며 실제 인간 뇌세포와 유사한 방식으로 노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작은 뇌 조직이 시간의 흐름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언스플래쉬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 뇌세포가 7년간 생존하며 실제 뇌세포와 유사하게 발달·노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가노이드(organoid)로 불리는 이 조직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배양하며, 인간 뇌의 발달 과정을 연구하고 생쥐 등 동물을 사용하지 않고 신약을 시험하는 데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뇌 오가노이드는 수개월 동안만 생존해 인간 뇌가 약 20년에 걸쳐 발달하는 과정 가운데 초기 단계만 연구할 수 있었다.
미국 주도의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오가노이드를 약 7년간 배양해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오가노이드를 확보했다.
하버드 대학교의 파올라 아를로타 교수는 오가노이드가 배아나 인간의 몸 안에 들어간 적이 없음에도 수년간 계속 변화하고 성숙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뇌가 신체라는 환경을 벗어난 상태에서도 이처럼 오랜 기간 발달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주요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자폐증과 조현병 등 뇌질환이 생애 초기에 어떻게 발생하고 이후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오가노이드는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고 이미 거친 발달 과정의 흔적을 세포 수준에서 유지했다. 다만 이는 어린 시절의 일을 떠올리는 것과 같은 일반적인 의미의 기억이 아니라, 과거의 발달 과정이 세포에 흔적으로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아를로타 교수는 설명했다.
오가노이드는 인간 뇌세포를 연구하기 위한 생물학적 모델로, 실제 뇌보다 훨씬 단순하고 감각 정보를 전달받지 않는다. 과학계에서는 오가노이드가 의식이나 고차원적인 뇌 기능을 갖지 못한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연구진은 오가노이드의 노화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세 종류의 유전적 시계를 이용해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를 분석했다. 세 가지 방법 모두 오가노이드가 정상적인 뇌세포와 유사한 방식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한다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1년 동안 발달한 세포와 배양한 지 2주 된 세포를 섞어 하나의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추가 실험도 진행했다. 어린 세포는 정상적으로 발달했지만 오래된 세포는 발달 단계를 상당 부분 앞서가며 통상 약 4개월이 걸리는 신경세포 생성 과정에 들어갔다.
아를로타 교수는 이를 뇌 발달 과정의 시간이 사실상 왜곡된 것으로 설명했으며, 향후 이 방법으로 특정 뇌세포의 발달을 빠르게 진행시키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존에 가장 오래 배양된 뇌 오가노이드는 2년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실제 인간의 뇌와 달리 오가노이드는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수 있는 신체가 없어 이론적으로 인간보다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를로타 교수는 실제로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으며, 이번 연구에 사용된 오가노이드는 최근 폐기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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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