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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주간한국

“한국서 흔치않은 드라마”

“다양한 민낯 관전포인트”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23 2026 12:21 PM

‘지금 불륜...’ 이창희 감독·김혜수


“우리 정말 잘 살자.” 폭우가 천장을 뚫고 집 안으로 쏟아지던 날 경희(김혜수)는 남편 재홍(김지훈)과 다짐했다. 화목한 가정을 상품 삼은 경희의 인테리어 유튜브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100만 구독자 화력과 함께 사업은 갈수록 팽창하고, 사는 집도 옥탑방에서 아파트, 차고 딸린 고급 주택으로 바뀌었다.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인 줄 알았는데 남편에게 여자가 생긴 것 같다. 위치추적기를 따라간 곳에서 경희는 중학생 딸이 아빠 차를 끌고 나가 사람을 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차라리 불륜이면 좋았을 걸 싶어지는 순간이다.

 

ce41296b-8228-4f2a-9823-a562251cf799.png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서 경희(김혜수)와 재홍(김지훈) 부부가 수정의 집에 초대받아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제공

 

지난달 31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지금 불륜)’는 인기 인플루언서 부부와 진흙탕 이혼 소송 중인 앞집 의사 부부가 감당 불가한 사건으로 얽혀 폭주하는 블랙코미디 극이다. 불륜부터 뺑소니, 사건 은폐, 폭로 협박 등 굵직한 사건과 후폭풍, 이면의 반전이 꼬리를 물면서 극 중 인물들은 말 그대로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닌’ 상황에 놓인다. 신선한 전개에 시청자 반응은 뜨겁다. 공개 첫 주 인기작 1위로 직행한 데 이어 시청량이 169% 추가 폭증, 역대 쿠팡플레이 시리즈 누적 시청량 1위에 올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김혜수와 이창희 감독은 정은경·박수린 작가의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강한 끌림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감독은 “꼬이고 꼬이다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같은 코엔 형제 작품이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초기작을 연상시켜 반가웠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제목부터 ‘퀵줌’되는 느낌이었다”며 “상황과 인물의 아이러니뿐 아니라 심리적 서스펜스까지 있어 이제껏 본 블랙코미디 대본 중 가장 흥미로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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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를 연출한 이창희 감독. 쿠팡플레이 제공

 

‘타인은 지옥이다’(2019), ‘살인자ㅇ난감’(2024) 등에서 감각적인 미장센을 선보인 이 감독은 경희와 앞집 여자 수정(조여정)을 선명하게 대비시키기 위해 세트부터 공을 들였다. 대대손손 부자였던 수정의 집은 어두운 톤으로 오래됐지만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 반면, 이제 막 성공해 사심을 채우고 있는 경희의 집은 화려한 색감으로 채워 넣은 게 대표적이다. 미로처럼 얽힌 경희 집 동선 역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인물들의 성격과 상황을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이 감독은 설명했다.

김혜수도 화려한 겉모습을 경희 캐릭터의 중요 장치 중 하나로 보고 스타일링에 적극 참여했다고 한다. 그는 “실제 인플루언서 사례와 유튜브를 찾아보며 외관을 많이 참고했고, 의상도 유사하게 제작했다”며 “야망을 갖고 상류층에 입성했지만 겉도는 모습, 화려한 외피를 두르고 가족을 지키려는 치열함, 그 과정에서 내리는 경희의 선택이 성숙한 어른으로서 옳은지를 생각했다”고 전했다. 조여정의 수정은 정제된 외관과 우아한 말투에 미묘한 감정을 실어 불안감과 양면성을 드러낸다. 완벽한 일상을 사는 것 같은 그 역시 버림받은 상처와 단란한 가족에 대한 결핍으로 괴로워한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남몰래 옥상에서 담배를 태우고, 딸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기도 한다. 두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 시너지만으로 볼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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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의 수정(조여정). 쿠팡플레이 제공

 

‘지금 불륜’은 이제 막 8부작의 절반을 지났다. 후반부에선 경희와 수정 부부는 물론, 주변 인물들도 더 극한 상황에 내몰리며 밑바닥을 내보일 것으로 보인다. 김혜수는 “불륜이란 화두로 시작하지만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들이 보이는 다종다양한 민낯이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흔하게 보는 작품은 아닐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7부에선 극 중 약 40분간 벌어지는 사건을 연극처럼 실제 시간 흐름에 맞춰 따라가는 ‘리얼 타임’ 연출을 시도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제목만 보고 ‘치정극이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절대 그런 작품은 아니에요. 생각을 비트는 의외성에 보고 나면 ‘한국에 이런 특이한 드라마도 있구나’ 하실 겁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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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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