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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주간한국

죽을 고비서 유턴한 그날

‘운전 꿀팁’으로 새 길을 열었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22 2026 02:36 PM

공무원 생활 접고 자동차 채널 운영하는 허금씨


자동차는 생활 편의를 위한 도구로, 또 취미 활동의 일환으로 특히 남성들의 주목을 받는다. 신차면 신차, 중고차면 중고차 각각의 매력이 있고 운전이나 자동차 관리법은 알짜 상식 콘텐츠로 주목받기 어렵지 않다. 운전 상식으로 시작해 지금은 구독자 등 의뢰인들이 가지고 온 차량의 주행 테스트 영상을 유튜브 채널 ‘금아’에 올려 인기를 끌고 있는 허금(43)씨를 지난달 24일 그가 살고 있는 경남 창원시 한 카페에서 만났다.

 

h0822a013a30.jpeg자동차 유튜버 허금씨는 지난달 24일 경남 창원시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유튜버로 성공하려면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해야 한다”며 “항상 배운다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연습하고 노력하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자동차학과를 졸업하고 수입차 어드바이저로 사회 생활을 시작해 20대 후반까지 했다. 서비스센터에서 고객 응대하고 소통하는 일이다. 그러다 경기가 안 좋아져 그만두었는데 원래부터 운전이나 차를 좋아해서 운전직 공무원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준비해서 29세 때부터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생활을 14년 정도 했다.”


-자동차를 어릴 때부터 좋아했나.
“시골에서 감 농사 도우면서 초등 6학년 때부터 경운기를 몰았고 중 1, 2학년 때 트랙터로 논도 갈고 쓸고 해봤다. 기계 만지고 운전하는 게 재미있더라. 고등학교에서도 말리는 자동차학과를 굳이 고집해서 간 것도 그 연장선이다.”


-유튜브 채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8년 가을에 5톤 암롤차를 몰고 국도를 가다 짐 가득 싣고 마주보고 내려오는 트레일러를 기적처럼 피해 목숨 건진 일이 있었다. 그 이후로 운전 중 이런저런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 좋지 않겠나 생각했다. 산길 내려올 때 엔진 브레이크 거는 법, 빙판길 대처법 같은 여러 상황들을 뽑아보고 영상 편집을 독학했다. 마침 그때 행정안전부에서 공무원들도 지자체장 허가를 얻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도 된다는 공문이 나왔다. 바로 신청해서 허가를 받고 업무 외 시간을 쪼개 안전하게 운전하자는 취지의 꿀팁 위주 영상을 2, 3년 정도 올렸다.”


-그래서 결국 공무원 생활은 그만둔 건가.
“구독자가 10만 명 정도이던 2022년쯤 이대로 두 가지 일을 같이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 일도 너무 좋았기 때문에 고민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가족이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데다 이대로 일을 병행하는 것이 믿어준 구독자들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전업으로 유튜브 하다 잘 안 되면 또 다른 일 찾으면 되지 하고 편하게 마음먹었다.”


-레이싱 대회에도 선수로 참가한 적이 있나.
“고향 후배가 어느 날 보니 프로 레이싱 시즌 챔피언으로 뉴스에 나오더라. 자동차 유튜버를 하고 있으니 한 번 보자고 연락해서 그 후배 집에 갔더니 레이싱 시뮬레이션 기기란 게 있었다. 실제 운전과 90% 이상 똑같이 연습해 볼 수 있는 그 기기를 입문용 장비로 구입해 집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마침 그때가 코로나19 시기라 오프라인 레이싱 대회는 올스톱 되고 시뮬레이션 대회가 열렸는데 그 후배가 한 번 해보지 않겠냐고 권하더라. 그래서 실제 레이싱 선수와 시뮬레이션 선수, 인플루언서로 구성된 3인 1조 팀에 인플루언서로 참가해 국내 시즌 종합 4위를 했다. 2022년에는 한국 종합 랭킹 8위까지 찍었다. 지난해에는 일본 가서 혼다 모테기 모빌리티 서킷에서 전륜 구동 양산차 기반 레이싱인 TCR(Touring Car Racing)에 나가 종합 2위를 했다.”


-채널에서는 어떤 콘텐츠들을 주로 다루나.
“처음 할 때는 주차 꿀팁부터, 타이어 공기압 세팅 등 다양한 운전 정보 영상을 만들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하고 나니 소재가 떨어지더라. 그래서 일단 나 자신을 캐릭터화해 보자고 생각해 시골 아재 같은 사투리를 썼더니 재밌다는 분들이 많았다. 그러면서 차량 리뷰도 하고, 구독자나 지인들이 사온 중고차를 테스트해 주고 차 상태에 대해 조언을 했더니 그분들의 만족도도 높아 최근 2, 3년은 그쪽 콘텐츠 위주로 하고 있다.”


-촬영, 편집 등 제작은 혼자서 하고 있나.
“피디(PD) 둘 여유도 안 되고 또 시청자들이 날것 그대로의 영상을 좋아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 선택한 부분도 있다. 차에 카메라를 달아서 찍기도 하고 액션캠으로 테스트 의뢰한 분이 조수석에서 촬영을 도와주기도 한다. 화질은 좀 떨어져도 시청자들이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이점도 있는 것 같다. 편집도 혼자서 다한다. 유튜브 영상 보면서 배웠다. 보통 1, 2시간 정도 찍어 20, 30분 분량으로 편집한다.”


-콘텐츠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영상 다 찍고 난 뒤 의뢰자가 이거 올리지 말아주면 좋겠다고 하는 경우와 안 좋은 댓글이 달릴 때다. 중고차 사는 거 도와달라고 해서 동행해서 차 살펴보고 잘 마무리한 뒤에 이런저런 핑계 대면서 영상 올리지 말라는 사람이 있었다. 댓글은 처음에는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들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보셨다면 제가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넘어간다. 그 경우에 오히려 상대가 ‘30만 유튜버는 다르네요. 구독하고 가겠습니다’ 이런 반응이 나오더라.”


-조회수나 구독자가 늘어난 계기가 될 만한 영상이 있나.
“운전 정보 콘텐츠 중에 3년 전 만든 ‘급발진 대처법’이라는 영상이 있었는데 그게 단기간에 조회수가 300만 넘게 나온 것 같다. 그때 구독자가 하루에 3,000명씩 쭉쭉 늘었다. 급발진 다룬 영상들이 많지만 직접 대처 방법을 운전하면서 보여준 영상은 그때까진 없었던 것 같다. 친구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고차를 샀는데 떨림이 심하다고 해서 영상 제작할 생각도 없이 만나 휴대폰으로 대충 찍으면서 문제를 해결한 뒤 그걸 영상으로 올렸는데 조회수가 500만을 넘었다. 친구와 대화하면서 문제를 찾아가는 현장감이 눈길을 끌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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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금아’ 인기 동영상.


-요즘 자동차 리뷰, 테스트 영상 위주로 만드는 이유는.
“차 튜닝을 하고 좋은 차를 사고 이런 콘텐츠는 아무래도 시청자가 한정적이지 않나. 하지만 중고차는 다수가 한 번쯤은 사야겠다고 생각하는 영역이다. 그리고 몇 년 동안 콘텐츠 만들면서 어떤 기획이 얼마만큼의 조회수가 나오더라 하는 감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감안해 영상을 만들고 있다. 사실 정보 전달하는 영상이 조회수가 더 잘 나오지만 그건 소재에 한계가 있더라.”


-수익은 어떻게 내고 있고 얼마나 되나.
“조회수 수익이 기본이다. 한 달에 영상을 7~9개 정도 올리는데 영상당 조회수 곱하기 1.5~2원 하면 대략의 수익이 나온다. 짧은 영상은 1원 정도다. 조회수가 들쑥날쑥하니 수입도 마찬가지다. 다 합치면 공무원 생활할 때와 비슷하거나 조금 많은 정도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광고 수익이 있는데 자동차 제품이나 교통사고 관련 변호사 광고 같은 게 그때그때 들어온다. 광고는 하루에도 너덧 건씩 의뢰가 오지만 검증 없이 막 하기도 어렵고 해서 자주 하지는 않는다.”


-유튜브 채널 운영하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전에 아는 형님의 20대 아들이 유튜버가 되고 싶다고 해서 상담해준 적이 있었다. 채널 주제도 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뭘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부동산은 일로 하고 있고 축구를 좋아해서 공 차러 다니고 있어서 축구 채널을 할지, 부동산 채널을 할지 고민 중이라더라. 더 재밌는 게 뭐냐니까 축구라고 해서 축구 채널 하라고 했다. 다만 알아야 할 것은 국가대표 출신 축구 유튜버들도 구독자 2만, 3만 하다 그만둔 사람 많다. 그만큼 장벽이 높다. 그런데 선수 출신도 아니면서 채널 하려면 내가 축구 잘한다 이런 영상이 아니라 그냥 축구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만들라고 했다. 그랬더니 고수들 찾아다니면서 축구 잘하는 꿀팁 물어보는 인터뷰 영상도 만들고 다이소의 값싼 축구용품 사서 쓸 만한가 리뷰하는 영상도 만들고 하면서 2년 만에 구독자 4만이 되더라. 성공하려면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주제에 미친 듯이 해야 한다. 그런 사람은 못 이긴다. 항상 배운다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연습하고 노력하는 게 최고다.”

김범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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