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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 제재 동참시 적국" 경고
내부에선 '종전해야' 현실론도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23 2026 12:48 PM
이란 지도부, 제재 동참국에 "적국 규정" 경고 내부선 "경제 어려워... 전쟁 끝내야" 현실론도
미국이 이란을 겨냥해 사상 최고 수준의 경제 압박을 예고한 가운데, 이란 지도부의 대응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전에 동참하는 국가를 적국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하는 한편, 내부에서는 조속한 종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강경 대응을 천명하면서도 대내적으로는 경제 회복을 위한 활로를 모색하는 이중적 행보가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15일 이란 테헤란 혁명광장의 대형 광고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에 누워 있는 모습과 함께 우리는 트럼프를 죽인다(We Kill Trump)라는 반미·반트럼프 메시지가 적혀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2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국가안보최고회의의 사무총장이자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군 출신인 모흐센 레자이는 이날 국영 IRIB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이란 경제전에 참여하는 국가는 모두 적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국가들이 미국과 거리를 두라는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자국의 이익을 겨냥한 보복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을 언급하며 이란에 적대적인 국가에는 원유 수출을 차단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는 미국의 압박이 전방위 경제 제재로 확산되는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은 이란에 대해 가장 강력한 경제 전쟁을 시작한다"며 "이번 경제 전쟁의 고립 작전은 사상 전례가 없는 대대적인 규모"라고 예고한 바 있다. 미국은 이란의 자금줄을 완전히 차단하는 동시에, 이란과 거래하거나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제3국에도 상당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오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대이란 경제 제재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란, 경제 부담 한계 달해... 협상파 중심 현실론도
이란으로서는 점차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전쟁과 제재가 장기화하면서 수출과 금융 거래가 위축됐고, 통화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 등 민생 경제의 부담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교역과 원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정부의 재정 여력과 민생 지원 능력도 크게 압박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란 내부에서는 강경 대응만으로는 복합적인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이 협상파를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근 "전쟁은 어느 시점에는 반드시 끝나야 한다"며, 이란이 힘과 존엄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이 종전을 위한 적기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무리한 전쟁 지속보다는 힘을 과시한 뒤 종전을 선언하는 편이 낫다는 논리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장 역시 군사력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국민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국가 경제가 멈춰 선다면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종전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순탄치 않다. 양측 간에 이뤄졌던 기존 합의의 이행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이 먼저 실질적인 양보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미국이 먼저 해상 봉쇄를 풀고 제재를 철회하며 해외 동결 자산을 해제해야만 협상에 응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두고도 이란은 자국의 관리 권한을 고수하려는 반면, 미국은 안정적인 국제 항행 보장이 종전의 필수 조건이라며 이란의 해상 통제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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