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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센트럴파크 공공주택 계획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23 2026 12:51 PM
뉴욕 센트럴파크는 현대 도심공원의 교과서다. 도시에 왜 공원이 필요한지 개념조차 없던 1850년대, 맨해튼 한복판에 가로 800m, 세로 4㎞ 거대한 땅을 오롯이 ‘공원’으로 만든 대담한 프로젝트다. 설계자들의 선견지명은 정확했다. 이 공원은 어떤 고층 빌딩보다 소중한 뉴욕의 최고 자산이다. 뉴욕 시민들의 숨통이자 전 세계 많은 이가 뉴욕행을 꿈꾸는 모티브다. 항공사진에서 공원의 위용을 느낀다. 여의도보다 큰(341㏊) 초록 직사각형이 빽빽한 마천루의 진격을 철옹성처럼 막아내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를 공중에서 바라본 사진. 공원 주변엔 마천루가 들어섰지만, 공원은 1850년대 계획했던 부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 의회도서관
□ 유혹이 끊이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저 좋은 땅을 170년 동안 지킬 수 있었을까. 공원을 넘보는 시도는 적지 않았고, 당연히 집을 짓자는 주장도 있었다. 1964년 5월의 일이다. 뉴욕 부동산국 책임자 프랭크 라자러스는 시장 직속 정책위원회에 “센트럴파크를 공공주택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뉴욕시는 할렘 정비작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슬럼가 주민을 공원으로 옮기자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시청 안에서부터 퇴짜를 맞았고 여론 반발에 직면했다. 그 어떤 시설이든, 공원보다 더 필요한 건 없다는 생각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 서울 중심 용산공원에 집을 짓자는 정부 계획이 나왔다. 뉴욕은 170년 동안 센트럴파크를 지켰지만, 서울에선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공원을 벌써 택지로 돌릴 생각을 하고 있다. 일본군이 점령하고 미군이 주둔했던 ‘외세의 상징 공간’을 다시 한국인의 품에 돌려주는 국가 프로젝트가 용산공원이다. 그러나 온 국민이 누려야 할 열린 공간에 가장 폐쇄적 주거 형태인 아파트를 지으면, 그 단지 주민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 미래 세대에 빈 공간 하나 남기지 않고 우리가 서울을 다 소비하는 게 맞는 일일까. 누구나 여백에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고, 후대에 남길 업적을 새기고 싶겠지만, 그걸 하나라도 허용하는 순간 모든 정권, 모든 서울시장이 공원을 쪼개려고 덤빌 것이다. 무려 ‘특별법’으로 보호받던 공원마저 순식간에 집으로 변하는 마당에, 서울 내 다른 공원과 녹지의 운명이라고 별다를까.
이영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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