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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감에 감동까지 ‘원샷 원킬’
드라마 ‘유부녀 킬러’ 흥행 상승세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29 2026 01:16 PM
일·가정 사이 고군분투 ‘킬러 엄마’ 악인 처단 쾌감·워킹맘 현실 공감 ‘사적 제재’ 딜레마 관전 포인트
“클라이언트 미팅 시작합니다.” 가벼운 처벌로 풀려난 악질 범죄자를 ‘원샷 원킬’로 제거하는 전설적인 킬러 ‘킹피셔(물총새)’가 3년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아무도 모르는 그의 정체는 네 살배기 딸을 키우는 워킹맘 유보나(공효진). 그가 속한 ‘두루미전자 영업 3팀’은 평범한 선풍기 회사 영업팀을 가장했지만, 사실 독살, 해킹, 저격 등 각 분야 전문가로 이뤄진 킬러 집단이다. 육아휴직에서 막 복귀한 보나는 야근 임무에 난색을 표한다. “낮에 하죠. 애 데리러 가야 해서요.”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에서 3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킬러 유보나(공효진)가 건물 옥상에서 총을 겨누고 있다. MBC 제공
‘공작원 아빠’ 소지섭이 떠난 자리를 ‘킬러 엄마’ 공효진이 이어받았다.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가 6회 만에 전국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흥행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 공분을 산 악인을 처단하는 쾌감에 일과 가정을 오가는 고군분투, 뭉클한 가족애를 더해 전에 없던 장르적 재미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생활 밀착형’ 엄마 킬러라는 주인공 설정부터 눈길을 끈다. 넷플릭스 ‘길복순’, 디즈니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 등 여성 킬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주로 비정한 킬러 세계에서의 생존과 복수극을 그린 것과 달리, ‘유부녀 킬러’는 일과 가정 사이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보나의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한다. 아침마다 딸과 어린이집 ‘등원전쟁’을 벌이고, 제사 준비를 두고 시댁과 갈등하는 장면은 현실 속 워킹맘의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윤종호 감독은 “이 드라마는 결국 자기 삶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라며 “특별한 설정보다 그 안에 담긴 보편적 감정에 먼저 공감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킬러라는 직업 탓에 보나의 평범한 일상은 계속해서 흔들리지만, 그 덕에 쫄깃한 재미가 유발된다. 기자인 남편 권태성(정준원)과 형사 이동진(이상이)은 킹피셔의 정체를 끈질기게 추적하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위기 때마다 비현실적인 체력과 무력으로 상황을 해결하는 보나표 액션은 보는 쾌감을 극대화한다. 케이블카 위에서 먼 거리의 호텔방을 조준해 총알 한 방으로 두 악당을 쓰러뜨리고, 생삼겹살을 쌍절곤처럼 휘두르며 장기 밀매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식이다. 무엇보다 법이 완벽히 신속하게 처벌하지 못한 흉악범을 응징하는 사적 제재의 통쾌함이 드라마의 주된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MBC 드라마 '유부녀 킬러'에서 보나가 남편 태성(정준원), 딸 율이와 대화하는 장면. MBC 제공
다만 설정상 살인 장면이 지나치게 손쉽게, 반복적으로 그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아무리 정의로운 명분으로 포장한다 하더라도 국가 시스템 밖에서 일반인이 사람을 죽이는 건 정당화할 수 없다”며 “폭력이 따뜻함과 코믹함을 만났을 때 더 쉽고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합법적 정의와 사적 제재 사이의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후반부 관전 포인트다. 극 중 ‘킹피셔’를 바라보는 여론도 ‘법 그물망을 촘촘히 꿰매는 영웅’이라는 의견과 ‘사이코패스 살인마’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적 복수 드라마가 흔해진 만큼 소재 자체에 대한 논쟁보다 도덕적, 윤리적 완결성을 갖춘 마무리가 더 중요하다”며 “동시에 현실 사법 시스템의 한계도 충분히 드러낸다면 용두사미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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