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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지키다 순직한 인도계 언론인
【창간 55주년 특별기획: 캐나다 펜의 거장들과 소수계 언론의 미래】③-끝
- 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
- Sep 07 2026 08:20 PM
소수계 언론의 별, 타라 싱 헤이어(Tara Singh Hayer) 소수민족 미디어(Ethnic Media)의 위대한 가치 1998년 총격 사망...캐나다 언론 명예의 전당 헌액 다문화 민주주의 완성하는 소수 언론의 중요성 증언
"그들이 나를 겨눈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진실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신문사 문을 닫아야 한다."
캐나다는 세계 최초로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를 국가 정책으로 채택한 나라다. 그러나 이 민주주의가 저절로 완성된 것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소수계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소수계 언론인들의 희생이 있었다.

캐나다 다문화 민주주의의 상징이 된 언론인 Tara Singh Hayer.
캐나다 언론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이면서도 숭고한 이름을 꼽으라면 단연 타라 싱 헤이어(Tara Singh Hayer·1936~1998)다. 1970년 캐나다로 이주해 광부, 교사, 트럭 운전기사 등 험난한 이민자의 삶을 거친 그는 1978년 BC주 밴쿠버에서 캐나다 최대의 펀잡어 주간지 '인도-캐나다 타임스(Indo-Canadian Times)'를 창간했다.
그는 소수계 이민자 언론(Ethnic Media)이라는 한계를 넘어, 공동체 내의 극단주의와 부조리를 강력히 비판하며 진실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총탄도 꺾지 못한 언론인의 의지
타라 싱 헤이어의 삶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처절한 투쟁이었다. 1985년 발생한 인도 항공 182편 폭파 사건 당시, 그는 배후의 극단주의 세력을 거침없이 폭로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끊임없는 테러 위협이 이어졌다.
▶ 1988년 1차 암살 시도: 총격 테러를 받아 하반신이 마비되는 치명상을 입었다.
▶ 휠체어 위에서의 투쟁: 불구가 되었음에도 그는 펜을 놓지 않았다. 특별 제작된 차량과 휠체어에 의지한 채 매주 신문을 발행하며 언론 투쟁을 이어갔다.
▶ 1998년의 비극: 신변의 위협 속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던 그는 결국 1998년 집 앞 차고에서 총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순직은 캐나다 언론 역사상 기자가 취재와 보도 행위로 인해 사망한 첫 사건으로 기록되어 전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이후 '캐나다 언론 명예의 전당'은 소수계 언론인 최초로 그를 헌액하며 소수계 미디어가 캐나다 민주주의 수호에 기여한 공헌을 높이 평가했다.

1988년 암살 시도로 이미 하반신 마비가 된 타라 싱 헤이어는 차에서 휠체어로 옮겨 타던 중 살인범의 공격을 받았다. 사진: 스티브 보쉬(밴쿠버선)
타라 싱 헤이어의 일화
- 휠체어에 앉아 마감한 신문
1988년 총격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가 병상에서 일어난 직후 한 일은 취재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에게 굴복해 신문 발행을 멈추는 것은 언론인의 죽음과 같다"며 사명을 다했다.
- “그들이 나를 찾아온다 해도 멈추지 않는다”
세상을 떠나기 불과 일주일 전, 가중되는 신변의 위협 속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그들이 나를 거머쥐려 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해야 할 언론인의 일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당당한 기개를 보여주었다.
- 언론의 자유를 기리는 ‘타라 싱 헤이어 상’
캐나다 표현의 자유 언론인 협회(CJFE)는 그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타라 싱 헤이어 기념상(Tara Singh Hayer Memorial Award)’을 제정했다. 현재 이 상은 위험을 무릅쓰고 언론의 자유와 진실을 위해 싸우는 전 세계 용기 있는 기자들에게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언론상 중 하나다.
소수계 언론 55년, 한인사회에 전하는 메시지
타라 싱 헤이어의 삶은 소수계 언론이 단순히 '외국어 소식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민자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완성하는 핵심 축임을 일깨워 준다.
1971년 싹을 틔운 본보의 55년 역사 역시 그의 정신과 깊게 공명한다. 본보는 한인 이민자들이 캐나다 토양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리도록 도왔을 뿐만 아니라, 주류사회에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다문화 캐나다'의 지평을 넓히는 데 일조해 왔다.
피에르 베르통이 강조한 ‘기록의 책임’, 준 콜우드가 보여준 ‘약자에 대한 포용’, 그리고 타라 싱 헤이어가 증명한 ‘진실을 향한 용기’. 본보는 지난 55년의 발자취를 밑거름 삼아, 이 세 거장의 언론관을 가슴에 품고 정직하고 당당한 언론으로서 캐나다 한인사회와 함께 미래를 향해 걸어갈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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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