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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암 수술 후 배변장애...
암 치료, 이젠 생존율만큼 웰빙도 중요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Sep 13 2026 02:29 PM
암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다. 따라서 암 치료에서 ‘생존율’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결과 지표다. 이 때문에 과거 암 치료에서는 생존율 향상이 우선적인 목표였고, 삶의 질과 기능 보존은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외과 의사들은 직장암 재발을 막아 더 오래 살 수 있다면 배변 문제는 환자가 감수해야 할 운명이라고 생각해왔다. 더군다나 영구 장루의 부담에서 환자를 해방시키고 항문을 보존할 수 있게 됐으니, 술기에 대한 의사들 자부심도 컸다. 그러나 항문을 보존했다는 사실에 만족한 나머지, 정작 그 항문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 환자의 삶은 충분히 살피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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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로 직장을 절제하면 남아 있는 직장이 짧아지고 잦은 배변, 변실금, 배변 통증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저위전방절제증후군’이라는 합병증을 겪게 된다. 직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40%가량이 이 합병증으로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호소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기간 여러 연구를 해왔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보통 지사제로 배변 횟수를 줄이고 식단을 조절하거나 골반 재활운동을 하면서 증상 완화를 기대한다. 최근에는 최대한 수술을 미루고 직장을 보존하는 치료법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암 환자가 수술 후 맞닥뜨리는 합병증은 환자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생존’뿐만 아니라 ‘잘 사는 것’, 소위 ‘웰빙(well-being)’이 중요해졌다. 웰빙의 시대에 외과의사는 수술 후 환자가 겪을 문제를 예측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환자의 웰빙’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어떤 환자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수술로 암을 직접 제거하는 치료를 선택하고 싶어 할 것이며, 어떤 환자는 직장 보존을 위해 수술을 미루고 다른 치료를 먼저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수술을 미루는 선택에는 암의 재성장이나 재발 가능성에 대한 불안과 더욱 면밀한 추적 관찰이라는 부담이 뒤따른다. 따라서 치료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이후 모든 선택의 순간에 의사는 환자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적절한 조언자 역할을 해야 한다. ‘수술 후 배변 문제가 이렇게 힘들 줄 알았더라면 같은 선택을 했을까’ 하는 후회를 오로지 환자만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되지 않도록 모든 치료 과정에 환자와 함께해야 한다.
치료 과정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고민해야 할 것도 많아지고 있다. 이 혼란스러운 과정을 잘 이겨내기 위해 의사는 환자에게 더 많은 설명을 해야 하고, 환자 역시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 특히 기대여명뿐만 아니라 독립적인 일상생활과 기능 유지가 중요한 고령 환자에게 이러한 고민은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외과의사는 수술을 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술 후 환자가 겪는 합병증까지 책임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 환자 역시 수술만 하면 모든 치료가 끝난다고 생각하기보다, 수술 후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과정이 길고 어려울 수 있음을 미리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국 환자와 의사가 더 자주 만나 이야기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수다. 환자와 외과의사는 치료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가야 할 동반자다.
송영민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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