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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운전 ‘허리 조심’
한 팔로만 핸들 잡지 마세요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Sep 26 2026 12:18 PM
2시간마다 정차, 왼발은 받침대에 뒷주머니에 지갑 넣어도 통증 유발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다는 설렘도 잠시, 추석 연휴에는 장거리 이동과 달라진 생활리듬 탓에 몸과 마음이 지치기 쉽다. 귀성·귀경길에 몇 시간씩 운전하거나 늦게 자고 과식·과음을 하는 생활이 이어지면 연휴가 끝난 뒤 오히려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몰려올 수 있다. 특히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가 있다면 장시간 이동에 따른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허리와 등받이 사이에 수건 넣기

장거리 운전은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서 있거나 누워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디스크에 가는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허리를 앞으로 구부린 자세와 차량 진동 역시 허리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신홍경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고속도로 정체가 이어지면 골반이 뒤로 밀리면서 허리는 더 굽고 디스크 뒤쪽에 압력이 집중될 수 있다”며 “오랜 시간 운전 후 차에서 내릴 때 허리 통증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운전 후 허리가 뻐근하고 묵직한 정도라면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생긴 근육과 인대의 피로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허리보다 엉덩이나 다리가 더 아프고 종아리나 발까지 저린 증상이 이어진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 뿌리를 자극하면서 생기는 방사통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발목이나 엄지발가락에 힘이 빠지는 식으로 근력이 떨어지거나 다리 통증‧저림이 며칠 동안 계속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하고, 특히 양쪽 다리가 함께 저리면서 소변을 보기 어렵다면 응급 상황일 수 있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한다면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두 시간에 한 번 정도는 차를 세우고 5분가량 걷거나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엉덩이를 운전석 깊숙이 붙이고 등받이를 100~110도로 약간 기울이는 것이 도움 된다. 허리와 등받이 사이에 얇은 쿠션이나 말아 놓은 수건을 받쳐 허리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는 것도 허리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는 왼발은 페달 왼쪽의 받침대에 올려 두는 것이 좋다. 발이 안정적으로 지지되면 상체 무게의 일부를 다리가 나눠 받으면서 골반이 앞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그만큼 허리에 실리는 부담도 줄어든다. 신 교수는 “지갑을 뒷주머니에 넣은 채 운전하거나 한쪽 팔로만 핸들을 잡는 자세는 모두 골반을 비틀어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비행기 내려 짐 들 땐 무릎도 굽혀서
장거리 운전뿐 아니라, 명절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날 때도 허리 관리가 필요하다. 비행기 좌석은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울 만큼 좁아 허리 부담을 키우는데, 엉덩이를 좌석 앞쪽으로 빼고 허리를 구부린 채 영상을 보거나 잠을 자면 허리와 그 주변에 부담이 더 쌓이게 된다.
정상원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좁은 좌석에서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기존 척추질환에 따른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심해질 수 있다”며 “평소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행 전 증상을 관리하고, 비행 중에도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가능하면 비행기 복도 좌석을 선택해 움직이기 편하게 하고, 앉을 때는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넣어 허리를 지나치게 구부리지 않는 것이 좋다. 허리와 좌석 사이에 작은 쿠션이나 수건을 받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 원장은 “여행지에 도착한 뒤에는 허리만 숙여 짐을 들기보단 무릎을 굽히고 짐을 몸 가까이에 둔 상태로 들어 올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연휴 마지막 날엔 평소 생활리듬으로
연휴에는 평소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거나 과식·과음을 하며 생활 패턴이 크게 달라지기 쉽다. 장거리 이동과 가족·친지 모임으로 신체적·심리적 부담이 더해지면서 연휴가 끝난 뒤 피로감이나 무기력을 느끼는 명절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한규만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명절에는 평소와 다른 일정과 생활 환경이 이어지면서 신체적인 피로뿐 아니라 심리적인 피로도 쌓일 수 있다”며 “연휴에도 평소의 취침·기상 시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낮잠이 필요하다면 너무 늦은 시간까지 자지 않고, 연휴 마지막 날에는 취침 시간을 평소대로 되돌려 일상 복귀를 준비하는 것이 도움 된다.
명절 음식도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적당량을 덜어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전이나 갈비찜처럼 기름진 음식과 술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소화불량이나 속쓰림이 생길 수 있다.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말고 가볍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한 교수는 “명절 전후로 일시적인 피로감이나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지만, 연휴가 끝난 뒤에도 우울감이나 불안, 수면 문제가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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